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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낭만충전, 화왕산 억새밭 속에 묻혀 본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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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왕산 배바위에는 슬픈 영혼들이 잠들고..
 

지난 2009년 음력 정월 대보름날
화왕산 정상 능선부 억새밭에서는 정월 대보름을 맞아 액운을 없애고 한 해의 무사안녕을 비는 억새 태우기 축제가 2만여명의 관광객이 지켜 보는 가운데 시작 되었는데 불을 붙이고 10분쯤 지나 억새의 불길이 거세어 질 무렵 갑자기 바람이 역풍이 되어 방화선을 넘고 구경꾼들을 덥쳐 7명이 숨지고 81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였습니다.


이날 숨진 이들은 순식간에 밀어 닥친 불길을 피하여 거의 배바위에서 뛰어 내려 사고를 당하였는데(아래 사진 참고) 아직도 그 바위 아래에는 그을음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죽은 영혼의 애달픔은 어디로 가고 슬픈 배바위 앞에는 철늦은 아이스께끼장수가 무거운 통을 메고 와서 하품만 하고 있네요.
모자를 벗고 잠깐 고개를 숙입니다.


화왕산은 뻥 좀 보태면 스무번도 더 와 본 산인데 작년 참사 이후로는 처음 올라 와 봤습니다.
화왕산은 경남 창녕의 진산으로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정상부는 오래전 화산이 폭발하여 생긴 분화구라 하는데 한눈에도 그리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높이 757m로서 그리 힘들지 않고 2시간 이내에 충분히 오를 수 있는 산입니다.
정상부는 온통 키 높이보다 더 큰 억새로 가득하며 사방으로 조망되는 풍광도 멋집니다.


땀 뻘뻘 흘리며 오르기 보담 가족끼리 연인끼리, 아니면 저 같이 홀로..
그렇게 천천히 올라서 이리저리 여유롭게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산입니다.
능선으로 이어져 관룡산과 연결이 되기 때문에 조금 새피(?)하다고 생각되는 분은 화왕산 -허준촬영지-관룡산으로 연결하면 멋진 하루를 만들 수 있는 곳입니다.


가을에는 전국 팔도의 단풍코스로 사람이 집중 되는데 이런 멋진 억새의 평원에서 낭만을 충전하여 보는것도 아주 멋진 가을나기가 될 것 입니다.

 

오름길 옆에 있는 길다방에서 일단 모닝커피 한잔 하고..

화왕산은 3개 코스의 오름길이 있는데 모두 억새밭에서 만나게 됩니다. 전 오늘 가장 조용한 3코스로..
이 코스는 도성암을 지나게 됩니다. 등산로와 절집의 경계선인 담 너머로 잠깐 구경하였습니다.

도성암 옆 등로에 놓인 소요시간 안내판.
태깽이. 40분, 느림보 1시간 10분.. 전 오늘 느림보 중에서도 완전 느림보 산행을 계획합니다.







이윽고 정상부.. 화왕산은 정상은 별 의미가 없고 너르고 장쾌한 억새밭이 뽀인트입니다.

정상인데 높이가 750여m.. 그러나 산은 산입니다. 오르는데 힘 안드는 산은 하나도 없다는 말씀입니다.
협찬사 제품 인증샷 광고 좀 하구요..

















이르게 올라 왔더니만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山城 위에서 참을 먹고 있는 일행들의 모습이 여유롭습니다.







좌측 봉우리가 정상입니다. 아래쪽 화장실 앞에는 간이 주막들이구요. 이 높은 산에까지 올라와서
장사를 해야 하는 입장을 이해는 하지만 정말 산에서까지 이런 분위기 만들지 말았으면 하는 맘입니다.
저 풍경 때문에 사진 앵글 맞추기가 여간 불편합니다.



제가 지금 서 있는 자리가 배바위 입니다.한눈에 화왕산 억새밭 풍경이 보이는 곳입니다.
저기 아랫쪽 파란 천막이 이번에 문화제가 발굴되고 있는 현장이구요. 바로 그 위에서 작년 정월 대보름 불놀이로
불을 지폈는데 그 불이 바람을 타고 삽시간에 제가 서 있는 현장인 이곳 배바위로 올라 온 것입니다.

이곳에 배바위입니다. 사진에서 앞쪽의 억새 있는 곳으로 뛰어 내린분들은 다행히 높이가 낮아 목숨을
건졌는데 저기 바위 위에서 뛰어 내린 분들이 많이 희생이 되었습니다.불길을 피하여 오도가지도
못하고 저곳으로 올라 뛰어내린 분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아직도 바위 아랫부분에는 화마의 그을음이 남아 있습니다.







위로 치어다 보이는 곳이 배바위입니다. 햇살에 빛나는 억새가 장관입니다.

내려 오면서 비어있는 별장 비슷한 낡은 집이 하나 있길래 내 노년에 들어와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슬쩍 가격을 물어 보았네요..
 
- 16억 정도면 팔 생각이 있습니다.
- 허걱, 16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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