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같은 라인 12층에는 고물상을 하는 한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나이가 제법 지긋한 분들인데 아들도 함께 운영하는 것 같아 모든 가족이 아마도 고물상 일에 함께 하나보다 짐작을 하고 있답니다.
딱히 친한 편은 아니지만 엘리베이터에서 간간 만나면 인사도 나누고 잠시의 시간이지만 몇 마디 말고 주고 받고 하는 편입니다.
몇 일 전 토요일 집 안에 있는 쓰레기를 버리고자 내려가다가 출근하고 있는 이 부부를 만나게 되었는데,
"오늘 출근 안 하시나 봐요?" 하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어휴, 하고 한숨을 크게 쉬더니,
"우리는 언제 한번 쉬어보노?"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일요일은 쉬지 않으세요?" 라고 물으니, 아직까지 일 년 내내 쉬는 날 없다고 하면서..
"올해는 그냥 지나가고 내년부터는 한 달에 한 번은 쉬기로 했어요." 하면서 얼굴에 함지박만한 웃음을 짓는 것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토요일은 쉬고 일요일도 쉬고 .. 그것도 벅차다고 근로시간이 OECD 중에서 가장 길다고 줄인다 하는데 사실 주위를 둘러보면 아직도 이런 말들이 요원하게 느껴지는 곳이 너무나 많습니다. TV에서 보여주는 회사원은 거의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의자돌이 셀러리맨. 그러나 사실 우리나라에 사회 곳곳에는 손으로 몸으로 일하는 이들이 그들보다 휠씬 많습니다.
야간작업으로 밤새 일을 하고, 낮의 근무시간에 종일 노동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저녁 늦게까지 연장 근로를 하는 수 많은 이들이 있는데 이들을 제대로 조명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인식이 안타깝습니다. 그 영향으로 3D 업종이란 말도 생기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는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에는 인력난으로 늘 애를 먹고 있기도 하구요.
행복은 스스로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행복을 만드는 가치는 주위에서도 여러가지로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일년을 하루도 쉬지 못하는 고물상 가족.
내년에는 한 달에 하루를 쉰다는 계획을 말하면서 환하게 웃는 아주머니..
과함이 넘쳐서 스스로의 욕심을 한껏 채우고 없는 이들의 작은 것까지 빼앗아 결국은 이 세상은 계급사회가 되어지고 있습니다.
낮은 자리에 있는 이들의 소중한 가치는 그들이 가진 것으로 비례하여 짓이겨지고 외면되어지고
때론 이 세상의 신들조차도 이런 것들을 지휘하고 있지않나 착각을 하게 하는데...
그렇지만 세상은 늘 그렇듯이 작은 사랑이 모여 밝음을 만들고 작은 미소가 모여 행복을 만듭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고물상 가족의 소망이..
내년에는 '한달에 한번이라도 쉬는 것'이라 하는.. 이 소중한 바램이 이루어지길 빕니다.
얼핏 뒤돌아 본 내 그림자.
칭얼대면서 지난 날들이 있지 않았을까? 아니 많지 않았을까?
반성 해 봅니다.
더하고 빼면 이 세상은 정말로
낮음도 높음도 없이,
모두가 공평하다는 진리가 꼭 존재 하기를 바래 보면서...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없는 형제 이야기 - 담이와 지율이 (12) | 2015.11.23 |
---|---|
처음이란 말.. (12) | 2015.11.13 |
지구별에서 추억 만들기 - 지구별 모임을 추억 하면서.. (25) | 2015.11.03 |
2015년 추석, 에필로그 (8) | 2015.09.28 |
이것저것 꺼꾸로 세워 보니까.. (8) | 2015.09.23 |
담이 동생 지율이가 백일이 되었습니다. (14) | 2015.07.20 |
미숫가루를 아침 대신으로 먹은지 4년째, 나의 건강 비결입니다. (9) | 2015.05.13 |
아주 오래 전 대통령과 점심식사를 함께 한 이야기 (50) | 2015.05.07 |
김종희 작가의 야생화자수집 - 야생화가 색실로 수 놓아져 꽃을 피우다. (10) | 2015.04.30 |
확! 고마 ~ (10) | 2015.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