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
2024. 10. 1.
가을의 기도(祈禱) - 김현승
가을에는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시간(時間)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호올로 있게 하소서.나의 영혼,굽이치는 바다와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기도라는 말이 들어가 있는 시라서 그런지 이 시를 풀이할때 기독교적인 시각을 보는 분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단순하게 본답니다.4,5,6으로 행이 하나씩 늘어나면서 아주 맘에 와 닿게 순수와 고독을 풀이했습니다. 남자의 계절이라는 가을..나라는 주체를 한껏 낮추고 가을에 대하여 저항하지 않고 가을속으로 깊이 한번 빠져보는 것.겸허함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