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지방의 산을 오르다보면 자칫 착각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산 높이에 비해 산행 강도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는 물론 당연히 해발 고도가 그리 높지 않은 곳에서 산행 초입이 시작되기 때문인데요. 오늘 들린 장성의 방장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 높지 않은 산(743m)이지만 해발 100여m의 고창 들판에서 산행을 시작하기 때문에 고도차가 심하여 새피하게 보는 착각을 하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산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산입니다.
이번 겨울은 늘 그렇지만 아직도 눈 산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습니다.
지난번 강원도에 눈이 온다하여 화악산에 찾아 갔다가 헛탕치고, 그 뒤 충청도에 눈이 온다고 하여 서대산에 갔다가도 눈 구경도 못하고 왔는데 이번에 방장산도 하루 전에 눈 소식이 있어 눈이 조금이라도 내렸겠지 하고 찾아 갔는데 눈은 커녕 화창한 날씨에 등산로가 질퍽거려 자빠지기라도 하면 옷 다 버리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정말 이번 겨울에는 제대로 된 눈산행 한번 하지 못하고 끝날것 같습니다. 방장산은 익히 겨울의 설산, 눈산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인데 이렇게 허무한 산행을 하고 나니 뭔가 아쉽고 더욱 눈 산행에 대한 알러지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호남에는 이런저런 타이틀을 가진 산이 있는데 호남 5대 명산이라 하여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에 지리산, 월출산, 천관산, 변산, 그리고 이곳 방장산을 합하여 호남 5대 명산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그리고 산꾼들 사이에는 호남 3대 명산이라 하여 월출산,무등산,조계산을 꼽기도 하고 월출산, 달마산, 팔영산을 꼽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곳 방장산은 또 다른 표햔 방식으로 호남의 3대 영산(靈山)으로 무등산, 지리산과 함께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방장산에 대한 소개글을 장성군의 웹 사이트에서 인용하여 옮겨 놓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백제시대 방등(장)산 도적에게 붙잡혀간 여인이 자기를 구하러 오지 않는 남편을 원망하며 노래했다는 『 방등산가(方等山歌) 』의 현장 방장산. 옛 노래가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방장산은 노령산맥의 줄기로써 깊은 골짜기 만큼이나 우거진 수림으로 옛부터 도적떼의 소굴로 이용됐을 정도로 험하다.
호남정맥인 노령산맥에서 뻗어나온 입암산과 방장산은 영산강과 서해바다를 친구삼아 목포 유달산까지 이어지는데 그 중에 가장 먼저, 그리고 높게 솟은 산이 방장산이다. 전북 고창벌판에선 방장산이 가장 우뚝하고, 정읍에서도 입암산과 방장산이 남쪽 하늘에 높게 솟아 있다. 다만 장성쪽에서는 입암산이 두드러져 보이고, 방장산은 조금 숨어있는 형국이기에 숨기를 좋아하는 도적떼들의 알맞은 산채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지금은 장성 갈재를 지나는 철도, 고속도로, 국도, 양고살재를 가로 지르는 지방도, 방장산을 횡단하는 임도가 개통되고, 자연휴양림이 있어 깊은 계곡에 흐르는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양고살재는 병자호란때 고창 출신 무장 박의(朴義)가 누루하치의 사위인 양고리를 살해했다는 역사적인 연유에서 이름 붙여졌다고 전한다. 장성갈재에서 양고살재로 넘어가거나 그 반대로 등산하여도 무방하다. 위치적으로 전남북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니 만큼 넓은 고창과 정읍 들판을 바라보며 능선을 타고 남해안까지 이어지는 부드러운 남도의 선굵은 산세를 감상하며 등반할 수 있다. 맑은 날 등산하는 운좋은 등산객은 방장산 정상에서 육안으로 푸르른 서해 바다를 바라보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위 설명글에도 나와 있지만 이곳 방장산은 은거에 적합한 산이라 도적떼가 활동하기 좋은 산인데 뒷날 의적 홍길동도 이곳을 주무대로 활동을 하였다고 합니다. 조선 연산군 때 장성군 아곡리 아치실에서 태어난 홍길동은 서얼 신분으로 인해 관리가 되지 못하고 이 산 일대에서 의적활동을 했다고 하는데 주로 탐관오리와 토호들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백성에게 나눠줬다고 하구요. 나중에는 도내 하동 화개와 진주까지도 세력을 펼쳐 관군과 대항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말년에 가혹한 고문으로 세상을 하직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방장산을 찾은 이맘때,
눈이 가득 내려 있어 멋진 설경을 그려 낼 수 없는 때에는 정말 볼 것이 그리 없습니다.
대기의 시야마저 미세먼지로 첨침하여 먼 곳은 조망이 되지 않아 그 또한 더블실망으로 다가오고 대략 9구비의 산을 넘고 넘어 목적지를 향하는 내내 빼어난 조망은 고사하고 땅만 쳐다보며 혹시나 질퍽거리는 등산로에서 미끄러져 한쪽 궁뎅이에 흙 칠갑이라도 하여 남사스러운 산행 마무리가 될지 않을까 전전긍긍한 하루였습니다.
그리 크게 내세울 것도 빼아난 구경도 하지 못한 방장산의 하루...
그래도 내 인생의 역사 속에서 이 하루는 소중하였고 또한 그 소중함은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하여 지구별의 추억으로서 간직 될 것이라 생각 합니다.
산행코스 : 장성갈재 - 쓰리봉 - 734m봉 - 봉수대 - 방장산(정상) - 고창고개 - 활강장 - 벽오봉 - 갈미봉 - 배넘어재 - 방장사 - 양고살재
산행거리 : 약 12km
소요시간 : 약 4시간 30분(4시간 30분 - 휴식 및 점심시간 포함)
방장산 산행 안내도.
산행 들머리 통일공원
통일공원에서 포장도로 건너편으로 난 임도를 따라 20여m 오르다가 오른편으로 난 산길로 접어들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 됩니다.
한 겨울...
완전 한겨울인데 이렇게 밋밋하고 을씨년스러운 풍경의 산행을 합니다.
미군이 지은 이름. 쓰리봉
들머리에서 약 1시간 쎄빠지게 오르면 쓰리봉에 도착 합니다.
숲 사이로 쓰리봉이 조망 됩니다.
미끄러지면 옷 다 버리고...
한 겨울 날씨도 이래도 되능겨??
쓰리봉 도착.
들머리 초입부터 이곳까지가 전체 산행 중에서 가장 난 코스
아래도 내려다 보이는 들판 풍경이 조금 위안이 됩니다.
날씨는 맑지만 조망이 깨끗하게 트이지 않아 정말 아쉽습니다.
남쪽으로 내려 보이는 저수지
진행 방향
멀리 방장산 정상이 조망 됩니다.
겨울산이 참 스산하네요잉...
고창들판 풍경이 그나마 위안.
날싸 맑으면 멀리 서해가 조망 된다 하는데....
진행 방향입니다.
봉수대와 방장산 정상이 조망 되네요.
이런 산죽이 무척 많습니다.
옛날 호랭이가 많이 나다녔나 봅니다. 홍길동이와 함께...
진행 방향에서 뒤돌아 본 쓰리봉
봉수대 도착
봉수대에서 뒤 돌아 본 쓰리봉
쓰리봉 정상의 오찬 파티
겨울산의 묘미를 찾아 온 여러 단체 산행객들이 무리지어 오붓한 식사를 즐기고 있습니다.
다시 한마장 진행하여 되돌아 본 봉수대
봉수대는 6.25때 폭격으로 약 30여m가 깎였다 하는데 그때 높이가 낮아지지 않았다면 아마도 방장산의 최고봉이 되었을 것이라 하네요.
믿거나 말거나....
다시 당겨서 본 봉수대의 오찬 모습
방장산 정상 도착
되돌아 본 능선의 풍경
멀리 쓰리봉과 가까이 봉수대의 모습이 조망 됩니다.
진행 방향으로 멀리 억새봉의 활공장이 조망 됩니다.
죽 당겨서...
이날 산행에서 그나마 눈길 산행이라고 표현을 할 수 있는 등산로...
그리다가 곧 다시 이런 봄길 같은 산길이....
활공장 도착
패러글라이딩 장소로 아주 각광을 받고 있는 이곳 억새봉 활공장은 우선 탁 트인 조망이 더 시원 합니다.
다시 한번 미세먼지를 탓하면서...
저 묘지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이제 슬슬 내리막길.. 하산.
하산길 거의 마무리 지점에 만나는 방장사
덤덤하게 하루 산행 끝...
별 다르게 기억 나는 산행 느낌이나 후기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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