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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신라의 진산 경주 남산 종주 산행기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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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에는 122개의 절터와 57개의 석불, 그리고 64기의 석탑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 크지 않는 산에 온통 문화재이구요.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신라천년의 보물창고입니다.

 

경주 남산에는 주봉으로 금오봉(468 m)이 있고 가장 높은 고위봉(494 m)이 있습니다.

남산을 산행하면서 정상을 향해 곧장 오르는 건 별 의미가 없답니다.

40여곳으로 나눠져있는 계곡이나 능선을 따라 오르면 어느곳으로 올라도 신라의 문화재와 만나게 됩니다.

근데 이 문화재들이 등산로를 기준으로 한줄로 늘어서서 쉽사리 구경할 수 있는게 아니라 이곳 저곳 들락거려야 되는 곳이 많답니다. 

따라서 그리 높지 않은 남산이지만 문화재를 구경하는 산행으로서는 시간과 열정이 필요하고 사전에 조금 공부를 하고가면 큰 도움이 된답니다.

 

1편에서 이어지는 경주 남산 종주 산행기 후편입니다.

 

 

경주 남산 산행지도 1 보기 

경주 남산 산행지도 2 보기

종주 산행기 지도는 이곳

 

 

 

 

 

 

칠불암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편도 350m의 거리이구요.

경주 남산에서 이 부근으로 가까이 왔다면 칠불암은 꼭 들려야 합니다.

남산이 문화재 보고이고 우리나라 최대의 문화재 밀집도를 자랑하는 곳이지만 이곳 남산에서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는 딱 한 점이 있습니다.

그게 칠불암에 있는 마애불상이구요.

 

 

칠불암 내려가기 전에 우측 절벽에 있는 신선암도 필수 코스입니다.

남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처가 있는 곳이지요.

 

 

신선암의 마애보살반가상입니다.

돌부처의 용어가 모두 한문으로 되어 있어 익숙지 않은 분들은 귀에 새기기가 쉽지 않은데 몇 가지만 익히면 아주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답니다.

 

마애보살반가상에서 마애(돌에 조각) 보살(관세음보살) 반가(반가부좌) 상(모습).. 이렇게 풀이가 된답니다.

가부좌는 양쪽 다리를 X자로 꼬아서 허벅지에 올리는 것인데 이거 못하는 이도 꽤 있지유.

반면에 한쪽 다리만 반대편 허벅지 위로 올리는 걸 반가부좌.. 줄임말로 '반가'라고 한답니다.

대개 불교에서는 의자나 다른 탁자에 앉아서 한쪽 다리를 반대편 허벅지에 올려놓은걸 '반가'라고 한답니다.

 

암튼 이곳 신선암의 부처님은 높다란 절벽 위에 바위를 파서 만든 관세음보살입니다.

8세기 후반의 통일신라 때 조성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뽀인트=이 부처님의 가장 큰 특징이자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있답니다.

다다다음 사진에서 설명....^^

 

 

아래로 칠불암이 내려다 보이네요.

 

 

신선암에서는 앞쪽 조망을 가리는 곳이 없어 시원하게 탁 트인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답니다.

토함산과 함월산인데 동쪽으로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는 계속 보입니다.

눈이 덮여 있어 상당히 고봉처럼 보입니다.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神仙庵 磨崖菩薩半跏像)입니다.

이 부처님을 자세히 보면 약간 특이한 반가부좌를 하고 있습니다.

왼쪽 다리를 오른편 허벅지 위에 걸쳐야 되는데 살짝 풀려있고 오른편 다리가 편한 자세로 바닥으로 내려가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믄 다리에 쥐가 난 것이지유.

이런 반가형의 고대 석불 조각으로는 이 부처님밖에 없다고 하네요.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돌부처와 이야기를 나눠 봅니다.

1,300년 전의 그님을 만난다는 게 짜릿하지 않나요.

 

 

칠불암으로 내려왔습니다.

경사가 약간 있는 데다 눈길이라 조심해서 내려왔네요.

레깅스걸과 함께 온 일행분들이 몇 분 보입니다.

비구니스님이 사탕을 나눠주고 있네요.

오래전 이곳에 들릴 때는 헝가리에서 온 비구니스님이 계셨는데 예쁘장한 얼굴에 인기 만점이었답니다.

 

 

칠불암은 말 그대로 부처가 일곱입니다.

암자옆에 있는 두 개의 바위에 앞쪽에는 빙 둘러 사면에 부처님이 새겨져 있고 뒤편 큰 바위에는 앞쪽으로 세 부처가 새겨져 있습니다. 합이 7.. 그래서 칠불암.

 

 

1930년, 이곳 아래쪽에 사는 동네 할머니가 이곳 올라서 나물을 캐다가 잡목 속에서 부처님을 보았다고 합니다.

놀란 할머니가 수풀을 헤치고 안쪽을 보니 여러 부처님이 있었구요.

그 뒤 이곳을 벌목, 벌초를 하고 옆에다 암자를 지어 부처님을 모셨다고 하네요.

그 뒤로 이곳 암자 이름이 칠불암이 되었고 강점기 때부터 나라의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다가 지금은 국보 312로 승격이 되어 있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다 보면 가장 먼지 만나는 게 조그만 공덕비인데 앞에 황법련화공덕비(黃法蓮花功德碑)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할머니의 성씨와 법명입니다.

 

 

뒤편 한 면에 새겨진 주인공 부처님은 이전부터 인상이 눈티밤티 같이 한쪽눈이 조금 거시기한데 왜 그렇게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뒤편에는 본존불을 두고 양쪽에 협시보살이 호위하고 있는데 본존은 좌불이고 협시불은 입상입니다.

작은 협시불의 높이가 2.1m라고 하니 전체 부처님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구요.

 

 

날씨가 맑았다면 더욱 선명하게 입체감이 보이는데 오늘은 흐릿한 날씨라 사진도 탁해 보입니다.

앞쪽 사각형 바위에 새겨진 부처는 모두 연꽃대에 앉아있는 모습이고 앞쪽에 있는 부처는 약함을 든 약사여래불로 보입니다.

 

 

얼굴을 비롯하여 상단부는 뚜렷하게 조각이 되어 있는데 아래로 내려오면서 살짝 흐지부지..

우리나라 마애석불상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암자에서 비구니 스님의 소리가 들리네요.

떡 준비해 놨습니다.

드시고 가세요.

절에서 먹는 공양은 특별한 맛이 있답니다.

 

 

한번 두드려 보고 싶은 유혹...

 

 

다시 산으로 올라갑니다.

 

 

가파른 바위들에 간간 얼어있는 곳이 있어 조심하여 오르구요.

 

 

다시 편안한 능선길에서 고위봉 갈림길을 지나구요.

 

 

습기 꽉 머금은 눈들이라 나뭇가지들이 부러진 게 많습니다.

 

 

393m 봉 넘어가니 금오봉이 활짝 나타났네요.

경주 남산의 주봉입니다.

 

 

금오봉을 기준으로 하여 만든 파노라마 사진

전체 화면으로 보시려면 이곳 클릭.

 

 

봉화대능선의 운치 백단이 소나무 숲길을 지납니다.

평평한 길이라 걷기 아주 좋구요.

 

 

이영재

이곳부터 임도와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좌측으로 보이는 고위봉입니다.

이 부근의 지명은 이전 산행기에서 발취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임도 따라 편안하게 걸어서...

 

 

바로 앞이 금오봉입니다.

 

 

정상석에는 금오산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금오산이란 지명을 가진 곳이 여러 곳 있답니다.

밀양 금오산, 하동 금오산, 여수 금오산, 구미 금오산, 그리고 이곳 남산의 금오산..

현인의 노래 신라의 달밤에 나오는 금오산 기슭에서~~ 하는 그 금오산이 이곳 경주 남산의 금오산입니다.

이곳 금오산은 정확하게는 경주 남산의 금오봉이라고 해야 옳지 않나 생각되구요.

 

 

길이 헷갈려 삼릉 가는 길로 가다가 아차..

아닌데 다시 되돌아와서 포석정이 적혀 있는 방향으로...

 

 

임도옆의 나무들이 눈에 덮여서 아주 멋지게 보입니다.

 

 

이곳 지암곡 갈림길에서도 포석정 직진방향으로..

 

 

걷는 길에서 몇 군데 조망이 시원하게 트이고 아래도 내려다 보입니다.

 

 

상사바위입니다.

상당히 커다란 바위가 걸쳐져 있는데 높이가 13m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 바위의 유래가 이해하기 조금 난감하구요.

 

옛날 이곳 남산자락 국사골에 할아버지 한 분이 살고 있었는데 외롭다 보니 동네 꼬맹이 아이들을 손주처럼 귀여워했는데 이 아이 중에 피리라는 이름의 소녀가 있었다네요.

아이도 할아버지를 많이 따랐다고 하는데 처녀가 되고 나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고 합니다.

거의 상사병 수준이 된 할아부지가 견디다 못해 목을 매고 죽어 큰 바위가 되고 할아버지의 혼귀는 날마다 피리한테 나타나서 괴롭혔다고 하네요.

잠을 이룰 수 없는 처녀가 드뎌 결심.

자기를 생각하다가 죽은 할아버지를 위해 피리 처녀도 할아버지 바위에 올라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고 합니다.

그 옆에 생긴 바위가 피리처녀의 바위라고 하구요.

암튼 사랑에는 나이가 없고 남녀지간의 자세한 내용은 둘만이 알고 있응께...

 

 

 

조금 더 걸어 만나는 금오정.

바위 언덕을 오르면...

 

 

금오정이란 정자를 만나게 됩니다.

 

 

멀리 조망되는 산은 선도산 같네요.

 

 

단석산과 영알 쪽 능선들이 연결된 것처럼 보입니다.

 

 

당겨서 보는 단석산

 

 

금오정에서 해목령으로 내려가는 길은 막아 두었는데 살짝 우회하여 내려갑니다.

 

 

금오정에서 숲길을 헤치고 내려와 만나는 임도.

요즘 우리나라 회전교차로가 유행인데 이곳이 시초일까? ㅎ

 

 

임도에서 직진으로 진행하여 만나는 해목령.

산성 복구공사 중입니다.

이곳에서는 직진.

 

 

오늘 날머리는 남산 종주도 목적이지만 될 수 있으면 문화재 하나라도 더 볼 수 있는 곳으로 하산을 하기로 내심 결정하여 부처골을 하산지로 정했는데 오후 시간이 빠듯하네요.

2km 정도 남았습니다.

 

 

참 걷기 좋은 길...

 

 

조망 포인트

 

 

우측으로 경주 시가지가 살짝 보이네요.

좌측으로는 건천으로 올라가는 경부고속도로도 보이구요.

 

 

당간지주가 있는 남간마을이 내려다 보입니다.

 

 

그리 힘들지 않은 산길이 이어지구요.

 

 

남산 신성이라는 표지가 보입니다.

한문으로 南山 新城 이렇게 표기가 되어 있는데 신성이란 게 뭘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새로 쌓은 성이라는 뜻일까?

그냥 남산 산성이라고 하면 안 될까??

 

 

요쯤에서 재미있는 작품(?)을 만나게 되네요.

 

 

누군가 바닥에 솔방울로 작품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大吉 24年

2月 24日

2월 24일에서 날짜는 지나는 이가 바꿀 수 있게 옆에다 예비 솔방울을 마련해 두었네요.

 

 

막판 하산길.

 

 

부처골의 이름을 탄생케 한 마애여래좌상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조성된 부처님입니다.

 

 

바위 속을 파내어 만든 불상인데 삼국신라의 6세기말쯤에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되고 있고 동네분들한테는 할매부처, 아지매부처로 불리고 있다네요.

이런 형태의 부처는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라고 합니다.

 

 

부처의 모습은 얼굴이 도톰하고 고개를 살짝 숙인 형태로서 입가에 살짝 미소가 머금어지고 있습니다.

매력적이라는 느낌.

 

 

부처골 부처님을 만나고 부리나케 하산을 합니다.

 

 

오늘 산행 날머리입니다.

산에서 제법 시간을 많이 보냈네요.

 

 

긍데,

가볼 곳이 아직 한 곳 남아 있네유.

탐골 마애불이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있답니다.

 

 

 

불상군이 있는 옥룡사로 들어가는 길목 담장에 그려진 벽화..

하부지 어디 가세요?

 

 

이전에 한번 왔을 때는 포장이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말끔히 포장이 되어 있네요.

 

 

옥룡암.

마애불상군만 보고 가면 되는데 이곳 암자에서는 기어이 암자 내로 탐방객을 유도하는 안내판을 많이 세워 두었네요.

 

 

옥룡암 뒤편에 있는 거대한 바위 덩어리.

사면으로 온갖 상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높이 10m, 넓이 30m의 바위면에 여러 가지가 새겨져 있는데 부처, 나무, 스님, 천인 등등 하여 34점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일명 부처바위라고 불리고 있구요.

 

 

정면 쪽으로 올려다보면 가운데 위에 석가여래불이 새겨져 있고 그 옆에는 조금 디테일이 떨어지는 탑의 형태가 조각이 되어 있습니다. 왼편에는 9층탑, 오른편에는 7층탑으로 대칭이 되지 않네요.

이 탑들은 목탑 형식을 돌에 새긴 것이라고 합니다.

 

 

옆 벽면에는 이렇게 정신없이 조각이 되어 있구요.

두 마애불이 뚜렷이 보이고 그 둘레에는 하늘에서 천사(천인)가 날아 댕기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미타불의 극락세계를 표현한 것일까요?

 

 

빙 돌아서 뒤편으로 올라가 봅니다.

한 단계 높게 되어 있는 평지로서 입구에는 3층석탑이 서 있고 약간 넓은 마당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탑으로 인하여 이 골짜기 이름이 탑골이 되었답니다.

한문으로는 유식하게 탑곡이라고 하구요.

그래서 이곳에 있는 문화재 이름도 탑곡마래불상군입니다.

 

앞쪽에는 바위를 파서 새긴 세분의 불상이 있고 오른편에는 나무그늘을 조각해 두었습니다.

왼편 옆에는 머리가 훼손이 된 불상이 하나 있는데 잘록한 허리로 봐서는 여성으로 보이네요.

이 부처님은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안산불(安産佛)입니다.

안산불이란 한 손으로 볼록한 배를 쓰담쓰담하고 있는 모습으로서 순산의 의미를 담고 있는 부처님입니다.

이 부처님의 배를 만지면 애를 씀팡 낳는다고 하네요.

 

 

다시 내려와서 정면으로 한번 더 올려다봅니다.

가운데 석가불과 양편의 석탑이 온전히 보입니다.

부처님 다음에 또 올께유.

 

 

이전에는 없던 옥룡암 버스 정류장입니다.

이곳에서 

배낭을 정리하고 버스를 기다려야 하나 택시를 불러야 하나 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택시가 한대 오네요.

세워 타고 차를 세워둔 틈수골로 향합니다.

기사분 이야기로는 이곳에는 하루 서너 대밖에 버스가 지나가지 않아 버스 탈 생각은 애초 말아야 한다고 하네요.

 

 

 

산행기 전편 보기 :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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