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정상에서 까마귀와 놀다가 능선을 타고 대견사지로 와서 잡은 낙조와 일몰 풍경입니다.
카메라가 썩 좋지도 않고 찍사의 솜씨도 대단하지가 않아 아름다운 일몰의 장관을 그대로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구비쳐 흐르는 낙동강과 어울려지는 이곳의 해 지는 모습은 그 어느 곳보다도 황홀하였습니다. 중복되는 사진처럼 보여지지만 해가 조금씩 서산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을 하나 하나 잡아 봤습니다.
산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일출과 함께 어느곳이나 멋지지만 이곳 대견사지의 일몰 풍경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포토 포인트입니다.
사진을 다 찍고 나니 주위가 어둑어둑하여 졌습니다.
어둠이 내리는 산에 홀로 있다는 것이 느껴질 무렵 갑자기 서늘한 바람이 불어 옵니다.
이제 일몰 구경도 하였고 더 이상 사진 찍을 필요도 없길래 카메라을 베낭에 넣고 방풍복을 꺼내어 입고 가져간 간식을 까 먹으며 랜턴를 들고 천천히 휴양림으로 내려 옵니다.
밤길에 홀로 거닐다가 뒤에서 갑자기 귀신이 잡아 당기면 어떻하냐구요?
비겁하게 뒤에서 덤비는 귀신쯤은 해결이 될 것 같은... ㅎ
아직 해가 조금 남아 있습니다.
낙동강은 햇살에 반짝이구요.
전편 비슬산 대견봉에서 같이 지낸 까마귀가 아닐까 생각하여 봅니다.
서서히 일몰이 시작 됩니다.
대견사지 삼층석탑에는 어느새 부부 까마귀가 와서 앉아 저랑 같이 서쪽하늘을 바라보며 황혼을 즐기고 있습니다.
멀리 오똑하게 높게 솟은 산은 가야산입니다.
이윽고 해가 구름속을 거쳐 서산밑으로 잠겨 집니다.
탑 위에 있던 까마귀 가족도 떠나가고 없네요.
그리고 고요한 적막감이....
일몰구경을 마치고 비슬산 자연휴양림으로 내려 왔습니다.
주차장으로 걸어 나오는데 서 있는 거대한 표시석.
인자(仁者)는 낙산(樂山)하고 지자(智者)는 낙수(樂水)라는 말이 있는데 나는 분명히 山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仁者가 맞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어 본다.
근데 위의 글은 어떻게 읽을까?
괴거 시험에 떨어진 사람은 낙산낙수라고 읽고 과거에 붙은 사람은 요산요수라고 읽는다는데 님은 어떻게 읽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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