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남쪽 자락 능선 아래 지금은 절터의 흔적만 남아 있는 적막한 돌 담 안에 천년도 휠씬 더 지난 아득한 세월동안 이곳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돌부처 하나가 있습니다. 용봉리의 지명을 따서 용봉석불이라고 하는데 공식명칭은 '달성 용봉동 석불입상(達成 龍鳳洞 石佛立像)'입니다. 비슬산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견사 올라가는 등산로와는 약간 떨어져 있고 임도를 통하여 올라가는 길목에 위치한다고는 하지만 이도 역시 일부러 산길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비슬산을 자주 찾는 사람도 이곳에 이런 돌부처가 있단은 것을 모르는 이가 많습니다.
돌보는 이도 없고 관리하는 이도 따로 없는 한적한 산 속에서 너무나 외로워 보이는 석불 하나..
몸이 불편하신 보살이 한 분 계셔서 주야로 이곳에서 기도도 하며 이 돌부처를 돌본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석불 옆으로 난 움막은 한참이나 둘러보아도 인기척이 없는 것으로 봐 지금은 거주하지 않나 봅니다. 이곳에 있는 돌 부처는 왼손에 약호를 들고 있는 것으로 봐서 아마도 약사여래부처로 짐작이 됩니다. 이런 연유로 이곳에 들리는 이들은 병구완과 관련하여 찾을 것으로 생각이 되고 거주 하셨던 보살님도 그런 연유의 사정이 계셨지 않을까 짐작을 하여 봅니다.
이야기만 나눌 수 있다면 이 돌부처님과 긴 세월을 지키며, 이 자리에서 바라 본 해와 달의 전설과 비슬산의 숨은 이야기 그리고, 왜 이렇게 외톨이가 되어 버렸는지도 물어 보고 싶습니다. 돌부처 앞 기도 제단에 놓인 조그만 바가지의 물 한 웅큼이 오늘 공양의 전부인... 참으로 가난한 부처님. 맑은 샘물 한 그릇의 보시로 큰 은혜 베풀어 이 세상의 온갖 시름 모두 구원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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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지 : 대구광역시 달성군 유가면 용봉리 산1
불상 높이 : 196㎝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35호
문화재 지정일 : 1979년 1월 25일
안내판에 적혀진 용봉석불에 관한 내용과 자료글들을 참고하면,
현재 불상이 서 있는 곳은 비슬산(琵瑟山) 중턱인데 축대가 잘 남아 있고, 주변에는 기와 편이 산재해 있다.
이 불상은 거대한 판석 1매에 광배·불상·대좌를 조각한 것이다. 불상 상체의 옷주름과 상호(相好 : 부처의 몸에 갖추어진 훌륭한 용모와 형상)의 일부가 마모된 것을 제외하면 보존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광배(光背 :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둥근 빛)는 판석 자체를 거신광(擧身光 : 부처나 보살의 온몸에서 나오는 빛) 형태로 다듬고 한 줄기 도드라진 선으로 원형의 두광(頭光 : 부처나 보살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과 긴 타원형의 신광(身光 : 부처나 보살의 몸에서 발하는 빛)을 표현하였다. 광배의 가장자리 부분은 5구의 화불(化佛)과 불꽃무늬로 장식하였다.
불상의 머리는 소발(素髮)이고, 큰 육계(肉髻 :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가 솟아 있다. 얼굴은 풍만하며 미간에는 백호(白毫 : 부처의 두 눈썹 사이에 있는 희고 빛나는 가는 터럭)가 없다. 눈·코·입은 사실적으로 묘사되었고, 귀는 어깨에 닿을 정도로 길다. 목은 짧고 삼도는 표현되지 않았다.
법의(法衣 :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는 통견의(通肩衣 : 어깨에 걸쳐진 옷)인데 몸에 밀착되어 표현되어서 신체의 굴곡이 잘 드러나 있다.
가슴에서 U자형으로 터진 옷깃은 어깨 뒤로 반전되어 넘겨졌으며, 한 줄기의 옷자락이 가슴 앞에서 약기를 받쳐 든 오른손 위로 넘겨져 있다. 왼손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 배 위에 얹어 놓았다.
배에 표현된 호형(弧形 : 활 모양)의 옷주름은 다리에까지 내려왔고, 양다리로는 타원의 동심원을 그리며 흘러내리고 있다. 법의의 끝단은 U자형으로 맵시 있게 마감되었으며, 그 아래에는 군의(裙衣)가 표현되었다.
이러한 법의나 옷주름의 표현은 예천동본동석불입상이나, 거창양평동석불입상 등 통일신라시대 불상들과 비교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불상의 조성 시기는 신체의 비례가 알맞고 풍만한 상호의 사실적인 묘사나, 신체의 굴곡을 잘 드러낸 부드러운 조각 기법 등으로 보아 통일신라시대라 생각된다.
비슬산 달성용봉동석불입상의 위치
위 지도에서 회색의 원으로 표시된 지역안의 빨간색 점이 있는 곳이 석불 위치
자연휴양림으로 올라 대견사 등산로를 따르지 말고 임도를 따라 약 30여분 오르면 좌측으로 용봉석불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나오는데 임도에서 다시 산길로 약 10여분 올라야 됩니다. 용봉석불에서 대견사로 오를때는 다시 임도로 내려 올 필요없이 산길로 바로 오르는 길이 있습니다. 석불제단의 우측으로 조그맣게 대견사를 안내하는 산길이 있는데 이곳으로 약 20여분 오르면 조화봉을 향하는 임도와 만나게 됩니다.
용봉석불
아래 사진은 지난 겨울에 찍은 사진인데 겨울이라 추워서 그런지 석불의 모습이 조금 왜소해 보입니다.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금수암의 모습입니다.
지금은 금수암 위에 전망대가 세워져 있는데 아래 사진은 전망대가 세워지기 전의 풍경입니다.
이상도 하지요?
아래 겨울의 사진응 분명 부처님이 추워 그런지 움추려 있지 않나요?
공양이라고는 바로 옆의 샘터에서 떠 온 맑은 찬물 한 바가지.
오랜 풍상을 이기지 못하고 코(鼻)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아쉽습니다.
도톰한 입술미소가 고혹적(?)입니다.
바로 곁에는 맑은 샘이 있네요.
지난 겨울 찍은 석불 정면의 풍경
가야산이 정면으로 마주보며 우뜩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