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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오대산 선재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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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선재길을 다녀 왔습니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약 9km 구간으로서 고바이(오르막)가 거의 없는 평길 수준으로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사리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차로 이동을 하면 약 20여분 정도 걸릴려나 ... 이 길을 한껏 여유를 부리면 약 3~4시간에 걸쳐 걷는 것입니다

 

차가 다니는 도로와 선재길과는 내내 맑은 여울이 경계가 되어져 있고 이 여울과 나란히 숲 사이로 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원래 이 곳 걷기 길의 이름은 '천년의 길' 이었다가 선재길로 바꿘 것이구요. 선재길의 의미는 지혜와 깨닳음의 상징인 문수보살의 성지가 바로 오대산인데 이는 일찌기 자장스님이 중국의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이곳 오대산 월정사와 상원사를 개창하였으며 이 문수보살의 지혜를 바탕으로 깨닳음으로 나아가는 화엄경의 선재동자에서 그 이름을 따 왔다고 합니다.

 

아무튼 여유있는 하루를 기대하고 몸과 마음을 한껏 부풀려 가을을 만끽하고자 갔는데...

이번 주에 설악과 오대산이 단풍이 절정이라는 뉴스가 분명 하루 전의 이야기였는데 이거 어찌된 것인지 그 사이 단풍은 거의 메말라가고 가을은 저만치 멀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 많지 않는 단풍나무 탓도 있겠지만은 그래도 개울에 반사되는 햇살들과 함께 오색으로 치장된 가을의 향연은 약간 김이 빠진 상태로 변하였지만 그래도 파란 하늘 아래 천천히 걷는 힐링 트래킹은 깊어가는 가을을 맘껏 느끼게 하여 주네요.

 

이제 단풍은 쏜살같이 남으로 내려와 이번 주 정도면 지리산이나 남쪽의 산들도 붉게 물들 것 같습니다.

들판은 황금 물결로 넘실대고 시골 동네 돌담 옆에는 수 없이 많은 열매를 맺은 감나무들이 또 다른 향연이 되고 과수원에는 빨갛게 익은 사과들이 보기만 하여도 배가 부릅니다. 풍요로운 가을... 한 계절이 지나가지 전 우리의 마음 속에도 새롭고 알찬 양식으로 가득 해 지기를 바래 봅니다.

 

 

 

 

 

 

 

오대산 선재길 지도, 선재길 지도

천년의 길 지도

 

오대산 국립공원 사무소 - 월정탐방지원센터 - 월정사 일주문 - 전나무 숲길 - 월정사 - 부도밭 - 섶다리 - 농가 한채 - 오대산장 - 동피골야영장 - 연화암 - 상원사

 

 

 

 

버스 기간표

개인 승용차로 이곳에 도착하여 선재길을 이용 시 월정사에 주차를 하고 선재길로 걸어서 상원사에 도착한 다음 위 차시간에 맞춰(진부방향) 타고 내려 오면 됩니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이 시작 되는 지점에 있는 월정사 일주문

 

 

 

월정사 전나무 숲길

약 2km 구간에 전나무 숲길이 이어져 있는데 코 상태가 양호한 분은 진한 숲길의 향기를 실컷 맡을 수 있습니다.

 

 

 

 

 

 

 

 

 

 

 

월정사 도착

 

 

 

마침 축제 행사를 하고 있어 절집이 야단법석입니다.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보통 보물과 국보로 나눠져 있는 우리나라 국가 문화재에서 국보로 표시되어 있는 것은 한 번 더 쳐다보여 집니다.

이것도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데 석탑의 맵시가 보통이 아닙니다.

 

 

 

 

 

 

 

잠시 후 중국 소림사 무술 시범이 있겠습니다..란 안내방송을 뒤로 하고 절을 나섭니다.

 

 

 

 

 

 

부도밭을 지나고 나서 잠시 길을 걸으면..

 

 

 

본격적으로 선재길이 시작 됩니다.

 

 

 

 

 

 

 

개울을 끼고 숲길을 계속 따라 올라가면 되는데 개울 가에는 쉼터자리가 많아 소풍 삼아 찾아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물 속에 잠긴 바위 색깔이 하얀색으로 크로스가 되어 있어 재미있게 보여 집니다.

 

 

 

 

 

 

 

섶다리

 

 

 

 

이 섶다리는 건너갈 필요가 없는 곳이지만 누구나 한번씩 건너갔다가 되 돌아 옵니다.

이벤트용 섶다리...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선재길 길 옆에는 간혹 콩이나 기타 잡곡농사를 짓는 밭이 몇 곳 보여 집니다.

빈 집인듯 한 농가가 한채 보여지고 그 앞에는 고개가 꺾여진 솟대가 파란 하늘에 날아 다닙니다.

 

 

 

 

 

 

 

오대산장

찻집입니다.

 

 

 

 

 

 

 

 

 

 

 

상원사 도착

 

지난 겨울 오대산을 찾아 올린 산행기가 있는데 이곳 상원사의 풍경도 몇 점 있습니다.

같이 감상하여 보세요.

 

http://duga.tistory.com/1519

 

 

 

 

 

상원사에 들리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이곳 저곳 돌아 다니면서 찾은 숨은 보석들..

 

 

 

이건 상원사 입구  천정에 그려져 있는 그림입니다.

그 아래에는 네모로 된 거울이 놓여져 있는데 들어가면서 쳐다보면 이 그림이 보여 집니다.

문수보살의 상입니다.

 

 

 

 

 

 

 

상원사에서 만난 가장 멋진 작품...

 

 

 

 

상원사 전경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목근으로 만든 작품인데 굉장합니다.

다음에 상원사 들리시면 위 사진들에 나온 작품들이 어디 있는지 차근차근 찾아 보십시오.

 

 

 

드뎌 상원사에 있는 보물 중의 보물인 국보 36호 동종을 만나러 갑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종인 상원사 동종

신라시대 725년에 제작되어 귀족 자제분들의 교육 기관인 진여원에 걸려 있다가 그 뒤 어떤 연유에서인지 조선시대에는 안동 누각에 걸려 있었습니다.

이 종을 1469년 예종 원년에 상원사로 옮겼다고 하는데..

무게도 무게고 길도 제대로 없던 시기에 이 무거운 종을 안동에서 오대산 골짜기까지 옮겼다는게 정말 놀랍습니다.

 

프로펠라 두개 달린 미제 헬기로 날랐을까나요??

 

이 대단한 동종은..

진짜는 유리벽 안에 잘 모셔져 있고 그 옆에 비슷하게 하나 더 만들어 걸어 두고 있습니다.

이건 절에서 상시 사용하는 것이지요.

동종 옆에는 동종에 새겨져 있는 비천상을 옮겨 새겨 놓은 돌 조각품이 같이 있습니다.

 

 

 

 

돌조각의 비천상

참 멋집니다.

 

 

 

 동종을 한바퀴 자세히 둘러보면 유두(젖꼭지) 하나가 없는 걸 발견 할 수 있는데 이에 관한 애틋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 블로그의 '퇴계(退溪)를 연모한 두향(杜香) 이야기'(내용은 이곳)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습니다.

 

다음은 퇴계가 풍기군수로 떠나기전 단양에서 헤어질때의 장면을 재구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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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으리, 나으리에게 묻겠나이다. 나으리께오서는 상원사의 동종을 아시나이까?"
"알고 있다"
"상원사의 동종이 죽령고개를 넘을 때의 고사를 알고 계시나이까?"
"들은 바가 있다"
"하오면 나으리"


두향이가 무릎을 꿇고 앉은 채 낮은 목소리로 물어 말하였다.


상원사의 동종이 죽령고개를 넘을 때 산기슭에서 꼼짝도 하지않았다는 이야기를 알고 계시나이까?"
"알고 있다"
"자그마치 닷새 동안이나 5백 명이나 되는 장정들과 말 백 필이 끌어 당겨도 제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으시나이까?"
"들은 적이 있다고 내 말하지 않았더냐"
"하오면 나으리, 제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자 운종도감이 처음에는 고개를 넘느라 힘이 빠져서 그렇겠지 하고 생각하였으나 닷새가 지나도 움직이지 않자 묘책을 강구했다 하더이다. 그 이야기에 대해서도 알고 계시나이까?
"글쎄 그 이야기는 들은 것 같기도 하다만 하도 옛 기억이라 가물가물하니 네 입으로 말해보도록 하여라."


"나으리"


무릎을 꿇고 앉은 두향이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갖가지 묘책을 찾았으나 방안이 없어 초조해하던 중 마을의 촌로 하나가 찾아와 이렇게 말하였다고 하나이다. '백살을 못 사는 사람도 생이별을 서러워하거늘 하물며 8백살이 넘어 숱한 애환을 지닌 범종이 이 죽령을 넘으면 다시는 못 볼 고향이 아쉬워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입니다' 라고 말입니다."


퇴계는 묵묵히 두향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제자리에서 꼼작하지 않은 것은 이처럼 상원사의 동종뿐이 아니나이다. 나으리, 나으리께오서는 송도기생 황진이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으시나이까?"
"들은 바 있다"
"나으리, 황진이는 15세 무렵에 동네 머슴이 연모하여 상사병으로 죽자 그 길로 기계에 투신하였다고 하나이다. 그런데 황진이 집앞을 지나는데 상여는 그 자리에 멈춰 꼼짝도 하지 않았다고 하더이다. 마치 죽령고개에 닷새간이나 멎어 꼼짝하지 않았던 동종처럼 옴짝달싹하지 않았다고 하더이다.그 상여가 어찌하여 움직였는지 그 소문은 알고 계시나이꺼?"


퇴계는 묵묵부답이었다.


"소첩이 대신 말씀드리겠나이다. 황진이가 자신이 입던 속치마와 저고리를 벗어 관을 덮자 비로소 상여가 움직이기 시작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황진이의 속곳이 머슴의 넋을 달래주었기 때문이나이다."
두향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백년도 못 사는 인생에서 생이별을 슬퍼하는 머슴의 넋을 달래기 위해서 황진이가 입고 있던 속곳을 벗어 관을 덮어주어 상여를 움직이게 하였다면 8백살이 된 범종은 어떻게 하여 움직였는지 그 이야기를 알고 계시나이까?"
퇴계는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역시 소첩이 대신하여 말씀드리겠나이다. 동종에 있는 젖꼭지 하나를 잘라내었다 하더이다."
상원사 동종은 36개의 유듀가 있어 소리울림이 독특하고 청아하였다. 그런데 이 36개의 유두 중 하나를 잘라낸 것이다.
"젖꼭지 하나를 잘라낸 운종도감은 이를 종이 있었던 안동 도호부의 남문루 밑에 파묻고 정성껏 제를 올렸다고 하더이다.
그러고 나서 다시 죽령에 돌아와서 범종에게 이렇게 말을 하였다고 하더이다.
'이제는 미련을 버리시고 먼 길을 떠나시지요'"


두향은 일단 말을 끊었다.


"그러자....."
두향이가 긴 침묵 끝에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자 동종이 다시 움직였다 하더이다. 나으리, 이로써 동종은 죽령을넘어 제천, 원주, 진부령을 거쳐 오대산에 안치되었다고 하더이다. 나으리."
두향의 눈에서 맑은 이슬이 굴러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나으리께오서는 날이 밝으면 단양을 떠나시나이다. 단양을 떠나시면 상원사의 동종처럼 죽령고새를 넘으실 것이나이다.


나으리께오서는 지척지간이라 마음만 먹으면 불원간 또 다시 만날 수 있다 기약하셨사오나 소첩이 보기에는 이제 한 번 가오시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임을 잘 알고 있나이다.
나으리, 죽령고개가 아무리 높다 하여도 나으리를 향항 소첨의 그리움은 구름이 되어 단숨에 뛰어오를 수 있고, 동종의 무게가 3천3백 근이나 되어 무겁다고는 하지만 나으리를 향한 소첩의 마음에 비하면 한갓 검불에 불과하나이다.
장정 5백 명과 말 백 필이 끈다 하면 상원사릐 동종을 움직일 수 있사오나 소첩의 마음은 절대 끌지 못할 것이나이다.


나으리, 나으리를 향한 내 단심은 그 무엇으로도 끌 수도, 당길 수도, 밀 수도 없는 요지부동이나이다.
상원사의 동종이 8백 년이나 되었다고는 하지만 나으리를 향한 내 상사는 전생으로부터 이어진 천겁의 업이오며, 하늘과 땅이 갈라지기 전부터 맺어온 숙연이나이다.
하오니 나으리, 이제 정히 가시겠다면 나으리께오서 소첩의 젖꼭지 하나를 칼로 베어내고 떠나시오소서."


두향의 얼굴은 흘러내린 눈물로 젖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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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천정에 그려져 있는 작품입니다.

밑에는 거울이 놓여져 있구요.

거울을 쳐다보면 일단 내 얼굴이 크게 비춰져 놀라게 되면서 그 뒤로 이 그림이 보여지는데 이걸 보면 오대광명이 성취 된다고 하니 상원사 찾으실때는 거울 그림이 천정이 두 곳 있으니 잘 찾으셔서 오대광명 성취 하시길 바랍니다.

 

 

 

 

짧아지는 가을 햇살..

어느듯 골 깊은 절집의 문턱을 비추던 햇살도 하루를 마감할 시간이 되었나 봅니다.

 

 

 

 

가을도 겨울로 가고 있는듯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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