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길
차의 히타를 킬 정도로 날씨가 쌀쌀하다
아파트 수퍼 옆
얼마전 부터 보이는 붕어빵 장수 아저씨
채 한 평이나 될까 ?
그 좁은 공간에서 삶을 이어가는
붕어빵 장수 아저씨
주차장에서 나오다
그 와 눈을 마주 친다
그의 애잔한 눈빛을 보고
차마 못 본 척 지나칠 수가 없다
호주머니를 뒤져 보니 이천원
더 사고 싶어도..
혼자 먹기에는 많은 양이다
식지 않게 하려고
남루한 작업복에 넣어 온
이천 원 어치의 붕어빵
그 붕어빵을 보고
하얀 잇몸을 드러내고 맑게 웃어 주는
여자가 난 참 좋다
허름한 옷
낡은 구두
차가운 내 손
외면으로 보여지는 나 보다는
내 안에 나를 보아 줄 수 있는 여자가 있다면
나는
매니페스터로 깔끔하게 포장 된
나의 가식과 오만을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내 차가운 손을 어루만져 주면서
자신의 뺨에
내 손을 비벼 주는
난
그런 여자가 참 좋다
그리고
내가 벗어 놓은
허름한 낡은 신발을 보고
눈가가 촉촉해지는 그런 여자가 난 좋다
허름한 낡은 작업복을 받아주는
이쁜 손을 가진 여자가 난 좋다
이 가느다란 팔로
안아 주고 싶다
입맞춤을 해주고 싶다
차갑지만 여운이 긴 입맞춤의 느낌을
내 가슴에 담아 두고 싶다
무릎이 튀어 나온 옷을 입고 있어도
헝크러진 머리 일지라도
삶의 몸살을 앓고 있는 그녀를 위하여
으스러 지도록
안아 주고 싶다
우리는..
아니 당신과 나는
일상에서 늘 진리를 이룰 수는 없다
온갖 잡다한 인생업무를 치루다 보면
우리는 서로를 잠 시 못 보고 있을 뿐
한 숨 돌려
영혼의 무게를 가볍게 한다면
우리는 서로를 바라 볼 수 있고
안아 볼 수 있다
내가 당신에게 어떤 쓰임이 되는지
당신이 나에게 어떤 쓰임이 되는지는
그 건
오늘은 중요하지는 않다
내 앞에서 살포시
웃고 있는 당신만이 소중한 오늘이다
자..!
더 차가워 지기 전에
붕어빵 한 입 먹어 보게..
사랑하는 사람아...!
당신은
어디 있는가...?
붕어빵은
점 점 식어만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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