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참 마약 같은 곳입니다.
장거리 운전으로 허리가 아픈데다 왼쪽 발등도 통증이 있고, 왼발의 막내발가락이 어제부터 아프더니 오늘은 오른발 발가락 하나가 또 아프기 시작하고 등산화를 신으니 그 통증이 더 확 밀려 옵니다.
일주일 내내 과음으로 만신창이 몸은 그냥 가만히 서 있기도 버거운듯 비틀거려집니다.
그리고 햇살이 무척 따사로운 겨울 아침. 찾아 간 구봉산..
어제 내린 눈으로 차에서 내리니 눈이 부십니다.
마지못해 하는 것 처럼 아이젠과 스패치를 끼우고 산으로 향합니다.
이마에서 흘러 내리는 땀은 한겨울을 무색케 하고 눈에 반사되는 겨울 햇살은 온 몸을 다시 일깨웁니다.
그리고 약간은 차가운 공기가 허파로 밀려 들어오고, 대기의 숨소리가 온 몸 속으로 느껴져 옵니다.
약간씩 정신이 맑아지기 시작 하더니 어느듯 산은 내개 일체의 개념으로 나를 불러들여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변모시켜 주었습니다.
아픈 곳이 다 사라지고 새날 새 아침의 처음 그 시간처럼 가벼운 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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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구봉산은 현재의 구름다리가 생기기 전에 한번 가 봤는데 이젠 많이도 변한 것 같습니다.
널찍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려다 본 구봉산은 정상부가 모두 연무에 가려져 있어 능선에 오를때까지 저게 걷히지 않으면 오늘 산행은 조망 꽝이 됩니다. 아니다 다를까 능선을 오르내리고, 그 내내...
연무는 전혀 걷히지 않아 조망산행은 존혀 되지 않았고 구름인듯 신선인듯 그렇게 둥둥 떠서 산행을 한 하루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들, 저런들... 다 좋습니다.
산은 늘 그자리에 있고 나는 언제 또 오면 되니까요.
우리나라에는 산 이름에 숫자가 들어간 산이 많은데 구봉산(九峰山)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산 이름은 이곳( http://duga.tistory.com/2101) 참고
쉽게 짐작 하는 이름 구봉산은 말 그대로 아홉봉우리가 능선에 걸쳐있어 봉우리를 타고 넘는 산행인데 산행 강도는 높지 않지만 꽤 스릴있는 산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100m)는 구름다리는 2015년 8월 개통으로서 아마도 구봉산을 산꾼들이 즐겨찾는 즐산명소로서 새로운 각광을 받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구봉산 외에 우리나라에 구름다리가 설치되어 있는 곳은
경북 봉화군 청량산(90m)
전남 화순군 백아산(66m)
전북 완주군 대둔산(90m)
전남 영암군 월출산(54m) -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게 걸려있는 구름다리, 높이 120m
전남 순창군 강천산(90m)
이 중 가장 스릴이 있는 곳은 역시 월출산 구름다리일것 같고 대둔산 구름다리는 현재 일방통행으로 상행으로만 가능 합니다. 대둔산은 구름다리도 스릴이 있지만 그와 같이 있는 삼선구름다리라고 하는 기다란 계단이 더 공포스럽습니다. ㅎ
대개의 구름다리가 양쪽에 주탑을 세워 현수교 형식으로 건설된 반면에 이곳 구봉산은 자연훼손을 최소화한 무주(無柱)탑 방식으로 양쪽 봉우리의 암반에 앵커를 박는 방식으로 설치한 것이 특징입니다. 입구에 적혀있는 안내판에 보니 한번에 150명 이상이 지나기지 말라고 되어 있는데 이 정도면 안전에는 완전 자신이 있다는 뜻이겠지요.
구봉산 산행의 묘미는 아무래도 아홉 봉우리를 오르 내리며 느끼는 스릴감과 새로생긴 구름다리인데요.
전반적으로 안내판과 밧줄이 튼튼하게 설치가 되어 있어 조금만 조심하면 그리 위험하지난 않지만 그래도 몇 곳은 상당히 조심을 하여야 할 곳도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1봉을 올라가는 오르막과 8봉에서 9봉 정상인 천왕봉(1002m)을 오르는 난이도가 비슷하여 이 두곳이 제법 오르막이 있고 그 외에의 나머지 봉우리들은 고도차가 그리 없어 쉽사리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
정상 조망이 끝내 준다고 하나 위에도 언급 하였지만 운무가 산정에 많이 끼여 조망은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이 점이 구봉산 산행의 가장 아쉬운 점이네요.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아 산행 중 찍은 사진들이 볼 게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날씨와 상관없이 운무가 가득한 사진들도 제법 볼만한게 있어 간추려 올려 봅니다.
구봉산 산행
산행 강도 : ★★(보통)
위험 요소 : ★★★(제법 있음)
산행 소요 시간 : 4시간
산행 코스 : 주차장 -양명교-1봉-2봉-3봉-4봉-구름다리-5봉-6봉-7봉-8봉-9봉(정상) -바랑재- 주차장(원점 회귀)
넓어진 88고속도로를 타고 가면서 잠시 들린 거창휴게소
거창휴게소 뒷산이 비계산인데 눈이 내린 풍경에 온통 연무로 가려져 운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비계산과 마주보고 있는 미녀봉
오른편으로 미녀봉의 미인 얼굴이 조금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할매 얼굴로 보여지네요.
진안 IC 부근에서 조망되는 마이산의 설경입니다. 뒷편으로 암마이봉은 연무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구봉산 주차장에 도착
날씨는 맑고 화창하나 정상 부근이 연무에 가려져 조금 거시기 합니다.
밑에 날씨는 맑지만 저곳에는 조망이 완전 꽝입니다.
구봉산 주차장에 있는 안내도입니다.
현위치라고 쓰인 주차장에서 산실을 타고 올라 1봉부터 9봉까지 능선산행을 하고 이어지는 능선을 타고 바랑재까지 갔다가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입니다.
자가차량을 이용하여 산행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까닭에 전국에서 개인적으로 오는 이들이 참 많은 곳입니다.
드뎌 출발
곳곳에 산행 안내 표시가 잘 되어 있고 능선 구간은 거의 외길이라 산행 코스를 이탈할 염려는 거의 없습니다.
이곳 구봉산의 특징은 약간 이벤트성 산행의 느낌이 짙은 곳입니다.
진안군에서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입구의 대형 주차장도 그렇고 산행코스에 잘 정비된 손잡이용 밧줄이라든지, 철계단, 그리고 100m의 긴 구름다리등이 약간 즐기는 산행을 유도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산에서는 일부 철거하는 리본들이 이곳 구봉산에서는 유난히 많이 달려 있습니다.
1봉은 능선에 올라 좌측으로 약 100m정도 가야 합니다.
이 후 다시 이곳까지 되돌아 와서 2봉을 가야 합니다.
제 1봉이라고 돌로 만든 표식이 있습니다.
이 후 8봉까지 이와 꼭 같은 표식이 세워져 있는데 이는 별 볼거리가 아닌것 같아 아래 사진에서는 올려놓지 않았습니다.
1봉에서 내려다 본 주차장(사진 좌측)
설경이 제법 운치가 있습니다.
연무 없는 날씨에 파란 하늘과 어울려졌다면 정말 멋진 장면인데 살짝 아쉬운 마음이 산행 내내...
이게 구봉산의 명물 구름다리인데 연무에 가려 조망은 없습니다.
그래도 사진 몇 장을 더해 올려 봅니다.
주말이라 사람이 그렇게 붐비지 않아 조용하니 참 좋습니다.
봉우리를 거쳐 갈수록 설경이 멋져 집니다.
눈이 많이 내려 길이 미끄러운 곳이 많습니다.
낭떠리지형 등산로가 많아 위험한 구간이 제법 있습니다.
보기드문 빙화(氷花)도 구경 하구요.
나무 하나가 멋진 눈꽃으로 장식한 것이 참 아름답습니다.
구름다리를 건너오면 바로 5봉인데 이곳부터 6봉까지의 구간이 상당히 가파른 절벽길입니다.
밧줄을 잡고 조심해서 내려오는 산행객이 보여 집니다.
위험..
조심~
조심...
그리고 곧 이어 긴 철 사다리길...
해는 달이 되었네요.
이게 해를 품은 달인가??
조망은 전혀 없지만 나름대로 설경이 운치가 있습니다.
다시 조그만 구름다리를 자나 옵니다.
아래로 내려다 보니 다리가 후덜덜...
짧은 구름다리이지만 아래쪽으로는 상당히 골이 깊습니다.
고소공포증이 재발..
몸을 뒤로 쭉 빼고 카메라만 앞으로 하여 아랫쪽을 찍은 사진...ㅠㅠ
8봉의 정상은 제법 널찍 합니다.
이곳에서 자리를 잡고 식사 준비를 합니다.
날씨가 잠시 조금 걷히는 듯 하여 이리저리 사방을 둘러보면서..
지나 온 구름다리가 멀리 조망 됩니다.
가까이 당겨서 본 구봉산 구름다리
눈빨..
라면빨...
점심 식탁 앞의 풍경
아래로는 벼랑입니다.
멀리 용담호
앞쪽으로 보이는 풍경의 파노라마
사진 왼편에 구름다리가 보여 집니다.
전체적으로 북서남의 방향입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비슷한 장면의 파노라마 사진을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돈내미재라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정상인 천왕봉이고 좌측으로 내려가면 주차장입니다.
정상까지는 약 500m의 거리이지만 가파른 오르막 길의 연속입니다.
구봉산에서는 두 곳의 오르막길이 있는데 주차장에서 1봉까지와 이곳에서 정상까지 구간입니다.
주차장에서 1봉보다는 이곳에서 정상까지 구간이 더 피곤도가 높습니다.
약간 직진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여 집니다만 위험해 보입니다.
정상적인 길은 철계단으로 잘 정비가 된 우측 길입니다.
겨울 폭설 뒤 겨울 비가 내려 곳곳에 곰보자국이 살짝 있습니다.
구봉산 정상
이전에 제가 왔을때는 작은 표식의 정상석만 있었는데 이제 제법 큰 돌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정상을 지나쳐 천황사방향으로 향합니다.
바랑재입니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하산을 합니다.
등산로 옆에 깊지는 않지만 동굴이 하나 보이네요.
거의 하산 완료 지점입니다.
눈이 많이 얕아 졌습니다.
되돌아 올려다 본 구봉산의 봉우리들
1봉에서 8봉까지가 죽 보여 집니다.
주차장으로 가려면 개 집 옆으로 난 지름길이 있는데 막아 두었습니다.
개조심이라는 표시가 ,,ㅎ
한눈에 보는 구봉산과 산행코스를 대략 그려 봤습니다.
정상은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아 추측으로 코스를 만든 것입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위 사진이 좀 지저분하게 보여 낙서 하지 않은 원본 사진도 같이 올려 봅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위의 산행사진을 축약하여 보여주는 구봉산 산행지도입니다.
구봉산 등산지도
양명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는 나무조각이 이채롭습니다.
마을로 들어가는 아즘마 한분께 이 조각이 뭘 의미하느냐고 물으니..
웃으면서 "몰죠..~~" 하고 총총걸음으로 들어 갑니다.
대구로 되돌아 오면서 다시 본 마이산입니다.
이제 두개의 봉우리가 다 보여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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