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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너무 붉어 흑매라 불리는 지리산 화엄사의 홍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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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시기에 관계없이 어느때나 가도 되는 곳이 있는 반면에 딱 제 시기를 맞춰 가야 하는 곳도 있답니다.

바로 꽃 구경인데요.

새 봄 전령꾼인 매화를 구경하는 곳이 많은데, 그 중 단연 인정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매화는 화엄사 홍매화가 아닐까 합니다.

색깔이 너무 진하다고 하여 흑매화라고도 부르지요.

 

대략 유명한 우리나라 매화 여행지로는...

광양 매화마을은 워낙 널리 알려져 생략하고,

양산의 원동 매화도 전국구가 된지 오래이고,

숨은 여행지로 산청산매(山淸三梅)가 있고,

기생 두향과 퇴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에서 탄생한 도산서원의 도산매.

일찍 피는 통도사의 자장매(慈臧梅)

백양사의 고불매(古佛梅).

선암사 백매(白梅),

그리고 전국에서 가장 일찍 핀다는 금둔사의 납월매(臘月梅)등이 있습니다.

 

봄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날,

아내 順과 함께 꽃이 한창 피고 있는 19번국도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새 봄, 꽃필때 해마다 한번은 가 보는 곳입니다.

먼저 화엄사 들려 홍매화 구경한 다음 요즘 핫하게 뜨고 있는 쌍산재 둘러보고, 바로 아래 오미마을에 있는 곡전재와 운조루 구경하고 왔답니다.

모두 고만고만한 거리에 있어 한나절이면 충분히 둘러 볼 수 있는 곳이라 19번 국도 여행지로 추천하는 곳입니다.

 

화엄사 홍매화는 오늘이 최고 절정.

앞으로 몇일간은 멋진 자태를 유지할것 같습니다.

 

화엄사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된 뒷편 산자락 아래  들매화가 있는데 사실 이걸 보러 오는 이는 별로 없고 새 봄 화엄사를 들리는 구경꾼들은 거의 홈매화에 매료 된답니다.

오늘도 뒷편 들매화는 이미 시들어 별로 볼거리가 되지 못했고 각황전의 홍매화만 주인공이 되어 온 눈을 사로 잡네요.

 

수령 400년 정도의 화엄사 홍매화는 높다란 전각사이에서 자라다 보니 햇살을 찾아 키가 큰 편입니다.

9m 정도 된다고 하는데 다른 매화나무와는 달리 수목화같은 아기자기함은 없지만 햇빛따라 요리휘고 조리 휘어진 모습은 오히려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꽃잎도 별로 크지 않으면서 색깔은 진하다못해 검붉은 빛깔까지 띄니 흑매라는 말도 무리는 아니네요.

 

제가 들고 다니는 카메라가 산행용 미러리스로서 인위적인 작품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는 카메라입니다.

따라서 찍은 사진은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의 장면입니다.

한데도 정말 멋지구요.

실제 본다면 감성이 풍부하신 분은 주저앉아 울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홍매화입니다.

 

올해 처음 나선 19번 국도..

온갖 꽃들이 앞다튀 피고 있네요.

남도 19번 국도에서 가장 유명한건 역시 벚꽃.

대략 일주일쯤 지나면 만개할것 같습니다.(3월 25일~3월말까지)

물론 그때는 화엄사 홍매는 없습니다.

 

 

여행지 : 화엄사 - 쌍산재 - 곡전재 - 운조루

일 시 : 2021년 3월 20일(봄비 촉촉히 내리는 날)

 

 

 

 

 

이번 여행지입니다.

화엄사 - 쌍산재 - 곡전재 - 운조루 순입니다.

모두 다 운치 만점인 곳입니다.

지리산 둘레길에서도 몇 번 만난 곳이고 해마다 여행으로 들린 곳인데도 그래도 참 좋은 곳입니다.

모두 둘러 보는데 한나절이면 충분 하구요.

 

봄비가 촉촉히 내리는 날..

아파트 창밖으로 내다보는 먼 곳 산 풍경은 아직 삭막한데 이곳에는 온통 꽃길입니다.

 

 

비가 내리는 날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화엄사를 찾았네요.

모두 홍매화를 보기 위함이구요.

 

 

화엄사 다른 매화들은 이미 시들어가고 있는데 각황전 옆 홍매화는 단연 돋보입니다.

 

 

 

 

 

 

 

 

구경꾼의 반 정도는 사진을 작품으로 만드는 이들...

올해도 별나게 무례한 작품쟁이를 만났네요.

홍매화에 취하여 담 밑에서 사진을 찍으며 보고 있는데 뒤에서 비키라는 고함소리가 들립니다.

나 뿐만 아니고 자기 카메라 앞을 가리는 이들은 모두 비켜야 합니다.

 

 

다만 매화는 너무나 아름다워 그 외 티끌들을 모두 흡수하네요.

아내한테 물었습니다.

 

이만큼 아름다운 매화 본적 있어요?

 

 

이만큼 아름다운 매화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시기와 때도 딱 맞아 들어가 봄비와 함께 너무나 잘 어울리는 매화입니다.

 

 

 

 

 

어릴땐 햇살이 무척 그리웠을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리 비틀고 올라가면서 다시 저리 비틀고..

그러다 보니 여느 매화나무와는 모습이 많이 다릅니다.

 

 

 

 

 

 

 

 

 

 

 

이곳 화엄사 홍매는 꽃이 유별나게 작습니다.

그리다보니 더 앳뎌보이구요.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이 너무 청순합니다.

저렇게 많은 꽃잎은 어디서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요동치는 몸체와 함께 수없이 피어있는 꽃잎은 스스로를 달구는 화신입니다. 

 

 

 

 

 

 

 

 

붉다와 검다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오늘 처음 가져 보네요.

 

 

뒷편 둑 위에는 많은 작가분들이 기다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보고 사진도 찍고 찍어주고.. 하는 그 지루한 시간의 중간에 갑자기 꽃만 보이는 시간..

그 한 틈을 놓치지 않는것도 지혜일것 같네요.

 

 

※ 쌍산재, 곡전재, 운조루는 따로 묶어서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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