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아침에 눈을 뜨면, 일어나기 전에 이불속에서 즐거운 상상을 펼쳐 봅니다.
오늘은 무엇을 할까? 미뤘던 들깨 털기를 할까?
아니면 전에 점찍어둔 참나무를 벨까?
가만.. 민들레 뿌리도 캐서 말려야 하고 밤 하고 은행열매도 주워야 하는구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할 일이 많다는 게 너무 즐겁습니다.
작년에는 대추를 전혀 수확을 못 했는데 봄부터 수시로 고압 물 세척을 한 덕분인지 제법 수확을 했습니다.
물론, 통속적인 범위 안에서의 제 상상력은..
시골 생활에서의 단조로운 삶에 대한 즐김의 바탕이며, 그것은 자유로운 사고의 기본이란 생각입니다.
그 상상력을 바탕으로, 그것이 펼쳐져서 제 삶의 넓이를 만들어 줍니다.
그 넓이라는 게 그 누군가의 눈에는 좁게 보일 수도 있고, 넓게 보일 수는 있겠지만..
그 건 각자의 판단일 뿐이고, 그 누구의 간섭은 필요 없다는 게 제 건방진 결론입니다.
주말에 뒷산에 눈여겨보았던 장마에 쓰러진 참나무를 정리를 했습니다.
처음 써본 엔진톱 덕분에 저녁 내내 어깨가 후들후들~ 했지만 즐겁더군요.
엔진톱과 집에서 쓸 전기톱 2대를 장만했습니다.
오늘은 김장용 고춧가루 만들고 남은 청양고추를..
겨울 내내 먹을 수 있게 잘게 다듬어서 냉동고에 넣고..
나머지 건고추는 잘 말려서 동치미 만들 때 요긴하게 쓰려고 합니다.
오후에는 복돌이 녀석을 데리고 산밤과 은행을 주우러 다녀왔습니다.
에휴~ 장갑을 끼고 은행알을 정리를 했지만, 지금도 손에서 묘한 냄새가 납니다.
그래도 올 긴긴 겨울 주전부리로 할 생각을 하니 즐겁습니다.
올 한 해 어영부영하면서도 봄부터 여름까지 화목난로 장작도 얼추 준비했고..
많은 양은 아니지만, 매실 오디 개복숭아 양파 아로니아 효소도 만들었습니다.
오래전 시골 생활을 하면 꼭 해 봐야지.. 했던 즐거운 일 들을 하나씩 이뤄가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애호박도 말려서 건조를 해야 하는데.. 깜빡 잊고 마무리를 못 했습니다.
제 게으름이 원인이지만..
앞으로도 만들어질 수많은 상상도, 그 누구의 도움 없이 나 자신의 의지만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마음을 여유롭게 풀고 싶었던 제 삶의 버켓 리스트는 딱히 없었지만..
지금의 제 결과물들이 버켓 리스트는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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