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뉘엿뉘엿 지면, 기다렸다는 듯이 거실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화목난로에 불을 피우고 거실 커튼을 치면, 아늑하고 나만의 온존 한 공간이 만들어지는 듯합니다.
커튼을 치는 순간.. 프라이빗 한 공간이라고 하나요... 그런 분위기입니다.
식사 후 정리를 하고 난로에서 어느 정도 온기가 느껴지면..
난로의 연통 배출구와 공기 흡입구를 조정을 합니다.
배출구를 너무 열어 놓으면, 장작불을 피우기는 좋지만 열효율이 떨어집니다.
더불어 공기 흡입구도 100% 오픈하면 장작 낭비로 이어집니다.
이젠 화목난로 운전은 베스트 드라이버지만(건방) 처음에는 엄청 힘들었습니다.
잘 마른 참나무을 우물 정자로 쌓고 가스 토치로 불을 피우는데..
와~ 연기만 나고 불은 안 붙더군요. (흡입구와 배출구 조정 미숙)
초기에는 불을 한 번 피우려면, 가스통 반은 사용을 할 정도였습니다.
유년 시절 할머니께서 아궁이에 불을 피우시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마른 솔잎과 낙엽을 맨 밑에 깔고, 그 위에 잔가지를 올리고 불을 피우셨지요.
아~ 맞다 맞아.. 뒷산에 올라가서 잘 마른 나뭇가지를 주워 불을 피우니 그때서야 불이 잘 붙더군요.
지금은 나름의 노하우가 생겨서 맨 하단부에 캠핑용 참나무 장작(A)을 좌, 우로 놓고..(캠핑용은 작은 참나무입니다)
그 중간에 불쏘시개(O)를 넣습니다.
그리고 참나무 장작(B)을 올려놓으면 불 피울 준비는 끝 ~
(이 방식이 꼭 정석은 아닙니다. 불쏘시개 위에 바로 참나무 장작을 올리셔도 됩니다.
저는 장작이 타는 동안 균형을 잡기 좋아서 터득한 방식일 뿐입니다)
어느 정도 불이 붙었다 싶으면, 공기 흡입구와 배출구를 조절을 합니다.
(자세한 설명은 힘이 듭니다. 운전처럼 직접 운영을 하시면서 익히셔야 합니다)
귀촌을 꿈꾸시는 분들의 로망인 화목난로..
초기 설치 작업도 힘들지만, 겨울 내내 땔 장작 준비도 신경이 쓰이고, 청소 보수 유지 및 운영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타고 남은 재 청소부터 시작해서 수시로 연통을 점검해야 합니다.
결론은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화목난로는 장식품으로 전락을 합니다.
장작준비-점검-청소-보수 유지..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그 수고의 대가로 화목난로가 주는 즐거움을 즐기시면 됩니다.
물론 난로의 주 임무는 난방이지만, 잘 활용을 하면 가스 연료비도 줄이고 건강도 챙길 수 있습니다.
(한약재도 끓이고)
(빨래 건조도 뽀송뽀송~~)
(군고구마 굽기 적합)
가을에 각종 한약재를 구입해서 겨울 내내 난로에 올려놓고 마십니다.
간혹이지만 군고구마도 굽고.. 찌개나 국도 미리 올려놓기도 합니다.
참! 난로의 열효율을 높이려면 선풍기를 이용하면 좋습니다.
(연통으로 빠져나가는 열기를 선풍기를 이용하여 온풍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간혹 난로 주변에 보온용 벽돌을 쌓기도 한다고 하지만, 글쎄요.. 얼마나 효율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
불멍은 매일 즐겨도 질리지가 않습니다... 표현하기 힘든 묘한 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들 장작 타는 소리를 '활활 타는..'이라고 하는데..
처음에는 타탁타탁 하다가, 어느 정도 불이 붙으면 활활 소리가 들립니다.
이 순간.. 예상치도 못했던 평화로움이 다가옵니다.
자~ 이젠 평화로운 시간 안에서 슬슬 주접을 즐기기 시작합니다.
아무것도 내 것이라 주장을 할 것도 없지만, 부족할 것도 없고.. 아쉬울 것도 없고~
포도주처럼 잘 숙성된 기억도 풀어 보면서..
안 좋은 추억은 걸러서 버리고.. 좋은 추억만 술잔에 담아 보고~
명태처럼 싱싱했던 기억력은 이제는 마른 황태처럼 변했다고는 하지만..
마른 명태의 맛을 아는 이는 알 것이고.. 뭔 상관이 있으랴~
내일이면 뉴스를 보고 투덜거리는 사람이겠지만..
이 순간만은 감히...'마음을 비운 자'가 되어 봅니다~
음...가만.. ?
에휴~~ 냉장고에 막걸리가 없구먼유
졸지에 '머리를 비운 자'가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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