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산행에서 정상인 비로봉(1439.5m)을 목표로 오를때는 통상 4개 코스 중 하나를 택하여 오르게 되는데,
①죽령의 희방사로 올라 연화봉을 거쳐 비로봉으로 능선을 이어 달려 도달하는 코스, ②풍기의 삼가리에서 비로사를 거쳐 비로봉으로 막바로 오르는 코스, ③단양의 천동리 다리안폭포에서 길고 지루한 천동계곡을 통하여 오르는 코스, ④단양의 어의곡마을에서 어의계곡을 통하여 오르는 코스..
△ 소백산 지도(개념도)
소백산 대형 지도 : ▼ 클릭
이 4개의 코스 중 그야말로 고속도로처럼 잘 정비된 등로에다가 크게 가파른 길이 없는 어의곡마을 기점에서 올라 비로봉 인근에서 바람을 즐긴 다음 식사하고 천동계곡으로 천천히 내려 왔습니다. 이 코스를 택하면 아이들도 크게 어려움 없이 소백산 정상을 오를 수가 있고 시간도 식사 시간 포함하여 대략 5~6시간 정도만 잡으면 됩니다. 그러나 소백산을 조금 더 즐기려면 체력도 많이 소모하지 않고 능선 구경도 즐길 수 있는 어의곡에서 국망봉으로 올라 능선을 타고 비로봉, 연화봉을 거친다음 희방사로 하산하는 코스가 가장 멋지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소요시간 8~9시간)
소백산은 자주 다녀 온 곳이지만 이제까진 거의 겨울 산행을 많이 하였는데 5월 마무리 즈음하여 푸른 초록도 보고 싶고 또 이번 5월 28일부터 개최되는 소백산 철쭉제로 정상 인근의 개화소식도 궁금하여 한번 다녀 와 봤습니다. 사전에 공단에 내용을 알아 보니 철쭉은 아직 개화가 되지 않았다 하였지만 그래도 구름인파는 정상 비로봉에 가득하여 그것 또한 운치 였습니다.
대략 현재 철쭉의 상태를 봐서는 일주일 뒤부터 꽃 구경이 가능 할 것 같습니다. 절정의 철쭉능선을 구경 하실려면 6월 10일 전후로 오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평년보다 약간 더운 5월 말인데도 9부 능선까지는 땀 흘리며 짧은 소매로 올랐지만 정상에서는 기온이 뚝 떨어진 바람으로 손이 시려울 지경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산악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까탈스럽게 관리되고 있는 소백산은 거의 모든 등로가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공원내 흡연이나 취사 같은걸 가장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는 곳입니다. 대략 20년 전만 하여도 이곳 소백산은 위낙에 많은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오르고 내려 등산로가 많이 훼손되었으나 그 뒤 주요 등로는 계단이나 팬스를 설치하여 지금은 생태계가 많이 복원되어져 있습니다.
찍어온 사진을 보니 거의 사람 구경 수준이네요. 싱그러운 초록의 능선이 아름다운 소백에 올라서 이런 많은 인파에 묻혀 보는 것도 재미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맛있는 도시락과 조금 무겁지만 막걸리 두어 병 지고 올라가 정상 부근에서 사방 둘러 보며 한잔 하는 맛은 그 어느 산보다 나을것입니다.
단양 소백산 철쭉제 : http://event.dy21.net/sub01/?menucode=01_01
영주 소백산 철쭉제 : http://tour.yeongju.go.kr/open_content/festival_culture_event/festival_event/sobaeksan_festival/introduce
소백산 국립공원 : http://sobaek.knps.or.kr
아이들은 무게 중심이 아래에 있기 때문에 어른들보다 산에 오르기가 쉽습니다. 될 수 있으면 어릴때 동행하여 산에 자주 데리고 다니면 다음에 그 기억이
추억이 되어 어른이 되어도 산행이 취미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하산 완료 지점인 천동리 다리안 계곡의 다리안 폭포입니다. 이전에는 다이안폭포라고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이곳은 제가 아주 추억의 장소입니다. 20대 군 입대 전 친구 넘이랑 둘이서 100리터짜리 초대형 배낭 하나씩 메고 무전여행을 떠났더랬습니다. 어지간 하면 걷고, 최저 수준의 교통 요금으로 이동하며,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로 하여 한바퀴 돌며 이곳 저곳 색다른 경험과 추억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한달 여정을 목적으로 출발 하였지만 노잣돈과 양식 문제로 20여일 만에 돌아 왔구요. 그때 하루를 묵은 곳이 이곳 다리안 폭포입니다. 지금처럼 차들이 마음대로 들어 오거나 시설이 있는 때나 아니고 천동동굴부터 걸어 올라 와야 헸던 아주 오지 중의 오지였습니다. 그때가 여름이었는데 어쩌다가 이곳 다리안폭포까지 들어와 텐트치고 친구넘이랑 이틀 동안 수영도 하고 인근의 감자 몰래 캐 먹고 고추도 슬쩍 서리한 곳입니다. 상여를 보관하는 집이 인근에 있어 조금 무서웠던 기억도 있습니다. 참으로 적막한 곳이었는데 이처럼 완전히 변하여 졌습니다.
그때 추억이 새로워 인근의 주막집에 배낭을 내려놓고 손녀 업고 있는 주인 할매와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술을 한잔 시켰습니다. 공깃밥 담는 그릇만한 노란 양은 잔에다가 한 잔을 담아 오네요.
- 할매! 이거 말고 왕대포로 한 잔 주소.
다시 할머니가 심부름 하는 아가씨한테 재 주문 시킵니다.
곧이어 얼음이 떠 있는, 보기만 하여도 침이 꼴까닥 넘어가는 동동주가 큰 사발로 하나 대령합니다.
- 크 ~ ... !!!
더워지는 여름이 다가 오는데 그래도 산행은 이 맛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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