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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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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에 있는 금강소나무숲길을 다녀 왔습니다. 곁지기 金여사와 함께..
예약탐방제로 운영되는 곳이기 때문에 지난 6월초에 예약 한 것이 이제사 기회가 온 것입니다.
보통 한두달은 거의 예약이 밀려있기 때문에 주말과 일요일에 맞춰 이곳에 갈 계획을 잡으신다면 일찍 예약부터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곳 금강소나무숲길은 일명 '십이령 보부상길'이라고도 합니다.
조선시대 후반기부터 근대까지 이 길로 보부상들이 넘나들던 길입니다. 지금같이 찻길이 없던 시절, 바닷가 동네인 울진이나 죽변에서 해산물을 구입한 상인들이 내륙지역인 봉화 안동으로 3박4일 이동하는 길이었다 합니다. 이들 보부상들은 그 시대에는 아주 천한 업종으로 노비보다도 더 하층 계급이었다 합니다.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위계와 질서가 철저하여 이곳을 넘나들던 보부상끼리는 규율과 통제가 엄하여 나름대로의 보부상 문화가 자리잡힌 곳이었기도 합니다.
이 금강소나무숲길은 오지 탐험가들에 의하여 그동안 숨겨진 비경길로 쉬쉬하며 이용되다가 작년부터 출입을 통제하고 제한된 인원(하루 80명)만 예약제로 출입을 시켜서 자연비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산소청정지역이 아닐까 합니다.

이 십이령길 주위에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금강송이 무리지어 자라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 소광리 주위의 금강송은 산림청이 보호림으로 지정하여 특별히 관리하는 우리나라 마지막 금강송 산지입니다. 규모는 2,274헥타에 약 백만그루의 금강송이 자라고 있다 합니다. 금강송 중에서도 가장 더디게 자라 목재용으로 최고인 것을 황장목(黃腸木)이라 하는데 경복궁이나 천년사찰의 대들보로 많이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조선시대에는 개인이 한 그루만 베어도 곤장 100 대에 3년 감옥살이를 시켰다고 합니다. 6.25 戰후 경북 춘양역에서 이 나무를 철도목으로 사용한다고 마구 베어 실어내는 바람에 이름을 춘양목이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그 전에는 우리나라 산림훼손의 주범인 일본넘들이 이곳에서도 오래되고 곧은 금강송들을 모조리 베어 가 버려 수령이 아주 오랜 나무가 그리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무의 대표격인 이 금강송을 울진군에서는 유네스코유산으로 등록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네요.

비가 오락가락하는 하루.
6시간의 숲길을 아내와 거닐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길 옆의 산딸기도 따 먹고, 가끔 맑은 내에 손도 씻어면서 그야말로 무공해 자연속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특히 양쪽 마을분들 모두 정성을 다하여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혀 상업적이지 않고 최선을 다하여 내집, 내 마을에 들린 이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우리 시골도 앞으로 이런 모습을 강점으로 내 세워 새로운 시골 패러다임으로 수익창조를 만들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여 봤습니다. 금강소나무숲길은 완전한 청정지역으로서 특별히 빼어난 경관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야 하는 인간에게 뭔가의 숙제도 안겨주고 자연에 대한 의무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귀한 장소가 아닐까 합니다.


금강소나무숲길을 찾아가는 분들을 위한 유용한 정보들

◆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사이트 : http://www.uljintrail.or.kr/main2.php (예약은 이곳에서)
◆ 내비게이션에는 '울진군 북면 두천1리' 안내판 별로 없음.
◆ 이곳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무척 불편한 곳임. 두천1리와 소광2리 모두 버스가 日 2회(오전, 오후 각각 한번씩)만 운행되는 오지로서 하루 전에 대중교통편으로 도착하여 민박을 하거나 당일치기로는 승용차를 이용하여야 함. (교통편은 이곳에서 확인)
◆ 민박은 1인 1박 10,000원. 식사는 1식 5,000원.
(문의 : 두천1리 민박운영위원장 장수봉씨 011-363-5321)
◆ 점심은 절대 준비해갈 필요 없음. - 아주 맛있는 도시락이 점심시간 맞춰 되어 산으로 배달되어 가져 옴. 1인 5,000원 현장에서 현금 지불.
◆ 기타 비용 일절 없음. - 입장료, 관람료, 가이드비(숲 해설가) .. 이런거 전혀 없음.
하루 일정
두천1리 주차장에서 오전 9시 출발 - 12시 30분 경 '찬물내기'에서 점심식사 - 오후 3시~3시 30분쯤 소광2리에 도착(탐방완료) - 막걸리 타임(안 먹고는 못배김) - 오후 4시 40분 좌석버스 타고 두천1리로 되돌아 감(막걸리 마신분은 승차전에 必 화장실 다녀 올것)
◆ 버스는 좌석형 시내버스. 소광2리에서 두천1리로 되돌아 가는 소요시간 1시간 20분 정도. 요금은 1인 3,000원. 운행코스는 소광2리 - 36번국도 - 울진읍 - 두천1리
◆ 소광2리 '십이령주막집' 막걸리 1주전자(1되) 6,000원(맛이 뿅. 얼큰한 農酒맛), 안주는 파전과 두부(모두 무공해 재료) 각각 4,000원씩 (마을공동체 운영)
◆ 숲길 탐방로의 신발준비는 운동화도 가능. 기능성 트래킹 샌들도 무방. 여름철에는 여자분들은 꼭 양산을 지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음. 식수는 조금만., 산속 천연생수 천지삐까리..
◆ 탐방로 산행시간은 6시간, 강도는 中 정도. 산행 경험자는 무리없음. 산행 완전초보는 무리한 코스. 중간중간 휴식과 숲 해설사의 설명 곁들여 일행이 같이 움직임.
◆ 전체 탐방로는 오솔길 70%. 도로길(임도형식) 30%로 되어 있음. 깔딱고개 1회와 두번의 작은 고갯길 2회 외에는 평이한 오솔길이나 임도.
◆ 소광2리 민박 및 식사 문의 : 010-7111-2552
승용차로 가는 최상의 1박 2일 코스 구성은 - 먼저 오후 4시쯤 소광2리에 승용차로 도착한다. 승용차는 소광2리에 주차하고 - 4시 40분 버스편으로 몸만 두천1리로 이동한다. - 민박을 이용. 숙식한다. - 다음날 하루 금강송 숲길을 걷는다. - 소광2리에 도착한다. - 승용차편으로 귀향한다.





금강소나무 숲길 위치 및 지도 - 1구간 (1구간 세부지도는 이곳에) 나머지 구간은 아직 미개통

남쪽에 있던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으로 올라 온다는 예보와 함께 새벽 일찍 나서서 7번 국도를 타고 오른다. 엄청나게 쏫아지던 빗줄기가 축산을 지나면서 잦아 든다.

시간에 맞춰 두천1리에 도착.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해설사의 안내말을 듣는다.

두천1리 주차장. 이 마을에서 가장 멋진 시설일것 같다.



두천마을을 벗어나자 곧 만난 내(川), 신발 벗고 첨벙첨벙..

두천리에서 나온 숲해설가 최윤석씨가 내성행상 불망비(乃城行商 不忘碑)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비에는 '내성행상접장정한조불망비(乃城行商接長鄭韓祚不忘碑)', '내성행상반장권재만불망비(乃城行商班長權在萬不忘碑)'라 양각되어 있는데 특이하게 무쇠로 되어 있다. 울진쪽의 보부상들이 봉화에 가서 그 쪽 보부상들한테 텃세눌림을 많이 받았는데 그쪽 보부상의 대장인 접장 정한조와 반장 권재만이 이를 다독여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상인들이 이들의 은공을 잊지 못하여 세운 碑이다. 우리나라에 유일한 철비라 한다. 







이 부근부터 산양이 서식하는 지역이라 하는데 이들과 대면은 불가능하고 흔적만 간혹 만날 수가 있다고 한다.



산양의 배설물.



금강송의 특징은 자라면서 스스로 가지를 떨꿔 낸다고 한다. 경쟁적으로 햇빛을 받아야 되기 때문에 위로 마구 자라 오르면서 가지를 떨궈내고 어느 정도 키높이가 되면 그때부터 몸집을 키운다고 한다.

지천으로 만나는 작은 폭포들과 맑은 개울 ..

반나절 걷고 중간쯤 되는 지역인 '찬물내기' 이곳에서 점심식사. 식사는 마을 주민들이 준비하여 임도를 통하여 차로 이동하여 가져 온다.

소광리와 두천리 주민들이 같이 올라와서 점심식사를 준비하여 준다. 마을 분들이 여럿 올라와 정성껏 대접하는 모습이 돈 내고 먹는 음식인데도 너무 고맙다.

누룽지쌀을 무쇠솥에다 지어 만든 밥과 찬. 막걸리가 반주로 몇 병 서비스. 일단 구수한 밥 내음새가 너무 좋다. 아내 표현으로는 '오랜만에 정말 맛있게 먹었다.' 고...







샛재너머 성황당. 이곳부터는 소광리에서 올라온 주민이자 숲해설가인 이홍석씨가 인계하여 설명을 하고 있다. 연세가 꽤 되셨는데도 아주 정정하시다.



성황당 바로 아래에 있는 옛 주막자리. 성황당을 관리하는 이가 이곳에서 밭을 일구며 살았는데 공비침투사건으로 독립가옥철거시 모두 이전.

가지치기로 나온 나무 부산물로 만든 오솔길. 걷는 느낌이 묘해~

금강송 중에 수령이 오래되고 곧은 나무들은 모두 이렇게 번호를 매겨서 국가에서 특별히 관리.

고디, 골부리, 꼴벵이, 올갱이, 대사리 등등.. 부르는 이름도 가지가지인 다슬기가 냇가 바위에 잔뜩 붙어 있다.





금강송과 일반소나무의 구분은 위의 사진과 같이 금강송을 단면으로 보면 흰 테가 둘러져 있음.







산수국이 지천으로 가득.

6시간 정도의 탐방을 마치고 드뎌 소광리에 도착. 주막집이 어디고?

길옆 폐가. 통나무를 파서 만든 벌꿀통과 지게도 보이고..장독 두껑을 열면 묵은 된장이 재여져 있을것만 같다. 

이곳 소광리에는 폐교된 학교건물을 마을에서 공동으로 인수하여 팬션과 주막집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것이 푸짐하고 무공해라는 것이 특징.
막걸리는 이전 시골 엄마가 담아 주던 바로 그맛. 왜 안주가격이 애매하게 4,000원이냐고 하니 막걸리 원가가 5,000원인데 1,000원 이윤을 붙여 6,000에 팔다보니 나머지 안주를 4,000원에 팔아야 잔돈없이 아귀가 딱 10,000원으로 맞아 들어가기 때문이라는 시골 동네의 순박한 논리. 아내는 이곳에서 싱싱한 오이고추를 4봉지나 구입하였다.

다시 차를 세워둔 두천리까지 버스를 타고 되돌아 가야 한다. 손님들은 모두 막걸리 거나하게 한잔씩 한 숲 탐방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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