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 신년 해맞이를 다녀 왔습니다.

지난 2000년의 새천년 일출부터 올해까지 6번의 천왕봉 신년 일출 산행을 다녀 왔는데 올해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일기가 좋지 않아 천왕봉 거의 다 올라 갈때까지 눈보라가 몰아치고 날씨가 매섭게 추워 고생을 많이 한것 같습니다.
로타리 산장에서 적십자 안전요원이 마이크로 외치던 말이 떠 오릅니다.


"현재 천왕봉 기상상태가 아주 좋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아무리 잘 준비하고 올라 가셔도 5분을 버티기 힘듭니다."
 

새 천년이 시작되었던 2000년도에는 정말로 많은 사람이 일출맞이 산행을 하였습니다.
중산리에서 밤 11시 30분에 개방을 하는 바람에 정상에 일찍 오른 사람들은 그 무서운 추위속에 약 3시간을 기다리며 버텨야 하였습니다. 이 날
마침 KBS와 산 정상에서 인터뷰 한것이 그날 저녁 9시 뉴스 맨 첫머리에 나오는 바람에 아는 이들에게 안부인사를 많이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 뒤해부터는 새벽 2시가 되어서 중산리 매표소에서 입산을 개방 하였습니다. 정상까지 오르는 시간은 보통 4시간 이상이 소요되지만 올해처럼 일기가 좋지 않는 경우는 5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그렇게 2000년 이후 오른 6번의 신년 일출 산행 모두 멋진 일출을 구경하였습니다. 3대가 복을 타야 볼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을 그것도 1월1일 일출을 한번도 놓친일 없이 6번이나 보았으니 어마어마한 조상님의 은덕을 입었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지리산 일출 산행은 중산리 국립공원 입구에서 시작합니다. 물론 여타 코스도 많지만은 가장 단시간에 오를수 있는 코스라 중산리를 많이 선택 합니다. 가장 단시간에 오른다는 말은 또 달리 이야기 하면 가장 가파르게 치고 올라야 한다는 말도 됩니다. 중산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식사를 한다든지 차에서 쉰다든지 하며 기다리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몇년전부터 아리따운 공원 여직원분들이 약차와 커피를 끓여 무한리필로 대접하고 있습니다. 어느 해에는 떡을 하여 나눠주기도 합니다. 매년 느끼는 일이지만 이곳 분들은 무지 친절합니다.

그리고 등산로 중간 중간에 밤새도록 안전을 위해 대기하는 적십자와 119대원 분들도 정말 고마운 분들입니다.

2시부터 시작되는 산행은 오직 해드랜턴의 불빛에 의존해 오르게 됩니다. 길게 이어지는 행렬과 외길의 코스로서 등산로를 벗어날 위험은 전혀 없습니다. 약 2시간 정도 오르면 로타리산장에 도착합니다. 이전에는 이곳에서 컵라면을 1000원에 팔기도 하였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곳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합니다. 괜히 성급하게 일찍 올라 가봐야 매서운 추위만 더할뿐이기 때문입니다.. 휴식이래야 별거 없습니다. 바람이 불지않는 벽옆이나 화장실 안에서 무심하게 서서 기다리는 것입니다. 특히 올해같이 추운 해에는 손발이 시려오는 고통도 여기서 경험하게 됩니다.


로타리 산장에서 천왕봉까지는 가파른 길의 연속입니다. 특히나 온 등산로가 얼어 붙고 눈이 날리는 상태라 참으로 힘들게 올라가야 합니다. 귀신 울음같은 바람소리가 겹쳐지면 아마 처음 오시는 분은 거의 지옥같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온통 눈이라 어디 앉아 쉴수도 없습니다. 올해는 이곳의 등로 상태가 좋지 않아 시간이 매우 많이 걸렸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올라 정상 바로 밑의 천왕샘이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날씨는 온통 흐림입니다. 일출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포기하고 하산하는 사람도 많아 졌습니다.

무시무시한 바람이 부는 정상에서는 바람을 등지고 있는 동쪽 암벽밑으로 모두 모여 듭니다. 흡사 하늘은 용이 구름을 몰고 다니는 것처럼 요동이 심합니다.


그런데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7시 37분 예정인 일출 시간을 약 1분정도 앞두고 세찬 바람과 함께 간간 하늘이 열려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구름을 뚫고 일순간 찬란한 태양이 떠 올랐습니다. 2009년, 희망의 해가 떠 오른것입니다.
그렇게 밤새 산행하면서 몰아치던 눈보라도 일시에 그치고 새해의 태양이 솟아 오른것입니다.


2009년, 모두 어려울것이라고 하지만 희망의 해가 눈보라와 먹구름을 헤치고 솟아 오르듯이 우리의 희망도 먹구름속에서 솟아 오를것입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중한 꿈 성취하는 한해 되십시요.



새벽 2시 중산리 관리소 입구에서 출발하는 산행객들.. 눈이 날리고 있다.

정상.. 일출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일순간 그렇게 앞을 가리고 있던 먹구름이 비켜나고..

거짓말처럼 눈도 그치면서 시야가 탁 트인다.

그리고 일출이..





짙은 구름이 바람에 몰려 자주 앞을 가로 막는다.







지리산 천왕봉의 2009년 1월 1일 드디어 희망의 해가 솟아 올랐다.

장터목 쪽으로 하산하는 등산객들..

한국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정상석의 뒷면.. 기념사진 촬영인파로 복잡한 곳이다.

정상에서 서북방향의 모습

남 동쪽으로는 멀리 남강의 자락이 햇살에 반짝이고..







온통 눈밭인 정상 어귀는 순식간에 연무가 밀려와 암흑이 되기도 하고 어느새 햇살이 비치기도 한다.



하느님을 만난듯 .. 이 신비한 현상은 브로켄(Brocken)이라 하는데..
브로켄이란 사물의 뒤에서 비치는 태양광이 구름이나 안개에 퍼져
보는 사람의 그림자 주변에 무지개 같은 빛의 띠가 나타는 일종의 대기광학 현상이다.







일출 감상후 하산길의 등산객들 눈바람이 몰아친다. 아래사진들은 천왕봉 하산길의 설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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