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에 있는 천태산을 다녀 왔습니다.
천태산은 그리 높지 않는 산이지만 두가지가 아주 유명한 산입니다. 하나는 산자락 아래 영국사라는 사찰이 있는데 이 사찰은 그저 그렇다치고 바로 그 아래 아주 커다란 은행나무가 완전 명물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산을 오르는 코스 중에 바위 절벽에 매어달린 로프를 타고 제법 용을 쓰야하는 슬랩구간이 있는데 이게 천태산의 명물입니다.
1. 영동 영국사의 은행나무
천년기념물 제 223호로 지정되어 있는 영국사의 은행나무는 아주 신기한 나무입니다. 나이가 약 1,000살 정도 되었다고 하는데 나무의 높이는 31m, 둘레는 11m라고 합니다. 멀리서 봐도 상당히 큰 나무인데 어지간한 카메라로는 한 앵글에 담기가 곤란할 정도의 크기입니다. 이 나무는 나라에 큰 일이 있으면 소리를 내어 운다고 하는데 아마도 요즘 같은 때 한번 큰 소리로 시원하게 울어 봤으면 좋겠네요.
이 나무가 참으로 신기한 것은 영국사 방향의 서쪽 가지 하나가 길게 자라다가 땅으로 내려가서 뿌리를 내렸는데 여기서 새끼 은행나무가 탄생한 것입니다. 오래 전 이곳 천태산에 왔을때는 조그만 아기나무였는데 이제는 제법 의젓하게 많이 자라 있습니다. 나무가 가지를 땅으로 내려서 다시 그곳에서 아기나무가 솟아오른 아주 재미있는 장면이 있는곳이 이곳 영국사 은행나무입니다. (아래 사진에서 다시 설명)
2. 천태산 75m 대슬랩구간
천태산을 오르는 이들은 대개가 A 코스로 올라 D코스로 하산을 합니다. 천태산에는 A,B,C,D의 네 코스가 있는데 이 중 B코스는 거의 묻힌 상태이고, C코스는 별 볼 것 없는 코스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A 코스로 올라 D코스로 하산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가장 긴 코스를 타고 산행을 하여도 3~4시간 정도면 널널 산행이 마무리 되므로 그리 시간 제약을 받지 않고 느긋하게 즐기는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 중 천태산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A코스의 슬랩구간은 두 곳으로 되어 있는데 처음 구간은 조금 난이도가 수월 한 곳으로 맛뵈기용이고 곧 이어 도착하는 두번째 슬랩은 그야말로 스릴 만점, 높이가 75m라고 되어 있는데 직벽 수준의 바위 절벽에 로프만 매달려 있는 수준입니다. 체력이나 담력이 약하여 도저히 절벽으로 오르지 못하겠다면 슬랩구간 옆으로 난 우회로를 이용하여 안전하게 오르면 되지만 천태산에 왔다면 이곳 대슬랩 구간을 한번 올라가면서 짜릿한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물론 궁디 무겁고 팔 힘이 딸린다 싶은 아짐매는 억지로 밧줄잡고 올라 가라 권하지 못하는 곳입니다.
산행코스
주차장 - 일주문(매표소) - 은행나무 - 영국사 - A코스 - 정상 - D코스 - 원각국사비 - 영국사 - 망탑 - 진주폭포 - 주차장(원점회귀)
소요시간 : 약 4시간 정도(널널~)
천태산 등산지도. 천태산 지도, 천태산 산행지도
연두색 구간이 올라 간 코스
노랑색 구간이 내려 온 코스
주차장에서 일주문 올라가는 계곡 등산로 길목에는 삼신할엄바위라는 괴괴한 모양의 바위가 있는데 모양이 할멈보다는 성난 영감을 더 많이 닮았네요.
삼신할멈바위 지나서 만나는 삼단폭포
가뭄으로 수량이 거의 없어 볼품없이 되었습니다.
영국사 일주문
주차장에서 이곳 일주문까지 걸어 오는 길이 아주 호젓하고 좋습니다.
일주문 앞에는 막걸리나 음료수를 파는 상인의 점빵이 있는데 조금 보기는 좋지 않구요.
일주문을 지나면 바로 매표소..
아주 착한 가격 1000원.
영국사 은행나무
멀리서 봐도 위용이 있습니다.
은행나무 앞에는 소원을 적어 붙인 소원지가 잔뜩 걸려 있습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우측으로 가지가 길게 이어져 나와 다시 갈라지고 그 중 한 가지가 땅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곳에서 다시 싹이 나서 아기나무가 자라 난 것입니다.
위 사진의 동그라미 두분을 잘 보시면 가지 하나가 땅으로 꽂혀 있고 그 꽂혀 있는 가지에서 나무가 솟아 나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은행나무의 아기나무입니다.
영국사
대웅전 앞에 있는 석탑이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보물의 대부분은 돌탑이 아닐까 할 정도로 오래 된 석탑들은 대개 문화재가 되어 있네요.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영국사에서 등산로 집입하기 전에 보여지는 슬랩구간
위 사진은 아래쪽 맛뵈기 슬랩구간입니다.
A코스 입구
영국사에서 오른쪽으로 약 50m정도 이동하면 바로 보여 집니다.
일단 소나무 숲길로 ..
요상한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드디어 슬슬 슬랩구간이 시작 됩니다.
1차슬랩구간은 난이도가 있긴 하지만 약간 경사도가 있어 스릴감으로 오르기 좋은 곳입니다.
아랫쪽으로 누교마을과 영국사가 조망이 됩니다.
이제 본격적인 대슬랩구간
75m 슬랩구간의 시작 지점입니다.
아래에서 올려다 보니...
위에서 내려다 보니...
이런 구간이 반복으로 이어져 있고...
암튼 용을 쓰며 오르다보니 한 구간 끝날때마다 거친 호흡소리가 이어집니다.
슬랩구간 끝나고 정상으로..
이런 요상한 나무도 만나고..
정상
방명록이 있습니다.
누군가 천태산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잘 관리하고 있는 듯한 장면이 산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D 구간으로 하산 하면서 조망되는 동남쪽 방향의 산군들
날씨가 그리 맑지 못하여 멀리 보이는 산들이 어느 산인지 정확히 확인을 못하였습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C코스 하산 지점에 있는 은근한 D 코스 유도 안내문
누가 이 글을 보고 C코스로 내려 갈까요? ㅎ
천태산에는 거의 100m 간격으로 거리를 안내하는 표시가 붙어 있는데 ..
여긴 좀 생뚱맞습니다.
누가 어떤 측량도구를 이용하여 거리를 잰 건지는 모르겠지만 산에서 일의 단위까지 정확히 표시 한 것이 놀랍습니다. ㅎㅎ
그리고 더 웃기는 건...
위의 남고개와 영국사, 그리고 주차장을 안내하는 거리 표시 마지막 숫자가 모두 C8...
암튼 유도한대로 D코스로 하산하면서 돌아 다 본 슬랩구간
단체로 오는 사람들은 저곳에서 한참 정체가 되는 곳입니다.
열심히 오르고 있네요.
바위 이름이 있을 것인데 ...
아주 멋진 바위 입니다. 길게 생긴.
쉼터바위가 있는데 이곳이 영국사와 정상의 딱 중간 저점이네요.
거리표시에 몇 번 놀라다보니 이거 맞는지 장난인지 잠시 헷갈립니다.
저건 기차바위라 하네요.
전망대 바위인데 통바위에 홈이 생긴 아주 휘귀한 바위입니다. 건너편으로 더 멋진 홈이 파여져 있습니다.
남고개
여기서 왼편으로 내려가면 됩니다.
안전팬스망에 달아놓은 수 많은 리본들...
영국사에 도착하여 C코스로 잠시(50m 정도) 백 하면 만나는 원각국사비(보물 제534호).
원각국사는 고려 중기의 승려로 어려서 출가, 선사·대선사가 된 명승으로, 명종 4년(1174)에 입적하자 왕은 그의 유해를 영국사에 안치했다고 합니다.
비에는 총탄자국이 많습니다만 음각의 글씨는 유려합니다.
다시 영국사로..
녹음 우거진 숲 아래에서는 돌부처 한 분이 가부좌로 참선을 하고 있는데 목에 건 염주가 바람결에 날려 휙하니 틀어져 뭔가 기분이 상한듯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다시 되돌아 나오는 길.
매표소에 올라왔던 길로 내려가지 않고 망탑봉 방향으로 길을 바꿨습니다.
어디로 가나 주차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이런 요상한 바위가 망탑봉에 있습니다. 물개를 닮은듯...
망탑봉에 있는 삼층석탑
이것도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는데 커다란 바위위에 석탑을 올린 모습이 특이 합니다.
산행을 마치고 되돌아 가는 길..
6월의 긴 해가 아직도 쨍쨍 합니다. 어느듯 녹음으로 온 산하가 초록세상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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