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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아들과 함께한 여름밤의 백패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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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가지에 목이 걸린 홍매紅梅를 밤새 살리고 있었나보
숨소리 돌아오며, 안색 밝아지는
산마루 앞 칸으로 옮겨 타려다 멈칫거리는 앳된 별.

<황학주의 詩 '은하수역, 저쪽'>



찌는듯한 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2018년의 여름,

은하수를 보면서 술이나 같이 한 잔 하자고 의기투합하여 아들과 백패킹을 다녀 왔습니다.

집에 있는 장비들을 이것저것 주어 담으니 둘이서 큰 베낭 하나씩 가득이고 손에도 이것저것 잔뜩 들고 올랐습니다.


요즘 여자친구와 주말데이트를 즐기는 아들은 이번에 웬 일인지 내키지 않을듯했던 백피킹을 선뜩 따라 나서네요.

저도 아들의 요즘 데이트 현황이 궁금하고 서로의 생각이 어떤지도 한번 들여다 보고 싶은 참에 잘 되었다 생각하며 술도 몇 병 챙겨 갔답니다.


도시 사람이 시골을 잘 몰라 오직 낭만적인것만 생각하고 귀촌했다가 골목 숲에 기어다니는 지렁이를 보고 놀라서 다시 도시로 달아났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여름밤의 백패킹도 그리 낭만적인것만 있는건 아닙니다.


일단 짐이 상당히 많아 베낭이 엄청 무겁다는 것과 밤벌레, 모기, 그리고 이슬 등등.. 

간혹 사람만한 삼짐승도 만날 수가 있구요.

아침에 일어나면 작렬하는 태양에 바로 피곤해지는것도 여름밤의 백피킹입니다.


깊어가는 여름 밤..

날이 그리 맑지 않아 은하수와 깨끗한 별 구경은 많이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산정에서

아들과 둘이 앉아 안주를 만들며 술을 한잔씩 나누면서 서로의 얘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먼 훗날..

아들이 다시 내가 될 때

추억의 이 시간을 

그 아들과 만들겠지요.







뭘 그렇게 많이 챙기세요?

그냥 하룻밤 자고 올 것인데...


아들이 비스듬히 누워 TV를 보면서 참견을 합니다.


우리집 쇼파..

지금은 하늘나라에 가 있는 뭉치가 앞발로 박박 끍어서 저 모양입니다.



지나면서 본 합천호 댐.

조명시설이 되어 있네요.

댐 벽에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고 텐트치고 이리저리 준비하고 자리 잡으니 10시경..

일단 술부터 한 잔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밤은 자꾸 깊어 갑니다.






날씨가 맑지 않아 쏫아지는 별을 보지 못한 것이 살짝 아쉬움.



저기 하늘에 은하수가 흐르고 있을 것인데...



아침 5시..



동편이 밝아 옵니다.



일출..

역시 대기가 맑지 못합니다.






쨍쨍한 해가 아니어서 오히려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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