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
2019. 7. 6.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 최영미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최영미 너의 인생에도 한번쯤 휑한 바람이 불었겠지 바람에 갈대숲이 누울 때처럼 먹구름에 달무리 질 때처럼 남자가 여자를 지나간 자리처럼 시리고 아픈 흔적을 남겼을까 너의 몸 골목 골목 너의 뼈 굽이 굽이 상처가 호수처럼 괴어 있을까 너의 젊은 이마에도 언젠가 노을이 꽃잎처럼 스러지겠지 그러면 그 때 그대와 나 골목 골목 굽이 굽이 상처를 섞고 흔적을 비벼 너의 심장 가장 깊숙한 곳으로 헤엄치고프다, 사랑하고프다. 시집 '창비'에 발표된 최영미의 시입니다. 그녀의 최초 시집인 '서른, 잔치는 끝났다.'가 아주 유명했답니다. 서울대 출신에 학생 운동도 했었고 제작년에 미투운동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시 "괴물"을 발표하여 상당한 파문을 일으키기도 하였습니다. 위 시의 제목에 나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