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눈이 내리고 낮에는 개여서 햇살이 비치는 날!
설경과 눈꽃을 감상 하고자 산을 찾을때 이만큼 멋진 조건은 없습니다.
강원도 영동지역에 뒤늦은 폭설이 내려 눈이 천지로 쌓였지만 낮에도 눈이 내리거나 햇살이 없어 설경을 만낌하기엔 0.2%가 부족.. 이리저리 검색을 하여보니 충청도의 겨울산으로 유명한 민주지산이 딱 조건에 맞아 새벽에 눈이 내리다가 낮에는 햇살이 비친다는 기상청 예보가 보여 집니다.
도마령으로 올라 각호산과 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물한계곡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15km정도가 되는 제법 긴 코스이지만 멋진 설경에 마음 설레며 다가 갔는데 하루 죙일 햇살은 고사하고 조망마저 트이지 않아 약간 실망스러운 산행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능선 내내 가슴 미어지게 아름다운 눈꽃들은 황홀경 그 자체라 모질게 보아놓고 마음 속 창고에 꼭꼭 숨겨 담아 두었다가 올 여름 한더위에 살금살금 꺼내어 맛 볼 생각입니다. 너무나 아름다웠고 멋진 설경이었습니다.
눈꽃은 제 경험상 아무리 사진을 잘 찍어도 직접 보는 것 하고는 천지 차이입니다. 아름다운 설경 사진이 위낙에 많아 그런 것도 있겠지만은 산 능선을 걸으면서 직접 보는 눈꽃의 풍경은 어떤 형용사로도 수식이 부족하고 그 아름다운 장면은 참으로 신기하기도 한데 이번에 본 능선의 눈꽃들은 금방 맺어진 것들이라 더욱 아름다웠고 매혹적이었습니다.
올 겨울 푸근하게 지나가면서 제대로 된 눈꽃 구경을 많이 하지 못하나 했는데 지난 치악산에서와(이곳) 이번 민주지산 능선에서 제대로 된 눈꽃을 만끽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 계절이 또 지나가나 봅니다..^^
산행코스
도마령 - 각호산 - 민주지산 - 석기봉 - 삼도봉 - 물한계곡 (소요시간 : 약 6시간)
민주지산(도마령 - 각호산 - 민주지산 - 석기봉 - 삼도봉 - 황룡사 - 물한계곡) 등산지도
위 지도에 표시된 코스와 같은 길로 걸었습니다.
대략 15km. 소요시간은 빠른 걸음으로 5시간 30분. 6~7시간은 정도는 잡아야 될 것 같습니다.
들머리인 도마령입니다. 해발 841m로서 꽤 높은 지대이나 이곳에서 각호산(1,202m)까지 그렇게 많이 치 올라가는 편은 아니지만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지기 때문에 피곤을 느끼는 구간입니다.
도마령의 구비구비 꼬부랑길..
새벽에 눈이 와서 온 산하가 하얗게 덮였네요.
날씨가 좋으면 저 멀리 덕유산이 뚜렷이 보여야 하는데 조망은 아무것도 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흑백입니다.
둘러보는 주위는 온통 한폭의 동양화이구요.
실제 보면 참 멋진데 이렇게 사진으로 보면 별로입니다.
열심히 쉬지 않고 40여분 올라 각호산에 도착했습니다.
뿔 달린 돌연변이 호랭이가 살았다나 어쨌다나...
각호산에서 민주지산까지는 꽤 먼 거리입니다.
능선이라지만 시속 2km이상 걷기는 쉽지 않습니다.
중간 중간에 물한계곡(황룡사)으로 빠지는 길이 계속 있어 본인의 체력이나 시간에 맞취 산행을 할 수 있는 구간입니다.
이 날 하루 산에서 들어 본 소리 중에 가장 많이 들어 본 소리... "야!! 멋있따!!!"
민주지산 약 400m 못미쳐 있는 대피소
민주지산 정상
인증샷 찍는다고 난리법석
오늘의 조망은 이 정도 수준...
너무 아쉽습니다.
열씸히 사진을 찍고 있는 두가 ....ㅎ
민주지산에서 석기봉까지는 약 1시간 20분 정도 소요
능선 전체 구간에는 간혹 위험구간이 있어 로프가 설치되어 있고 눈이 많이 내려 일부 정체가 되는 곳도 있습니다.
삼도봉이 가까워 졌네요.
정말 아름다운 눈꽃...
실컷 구경하는 날입니다.
삼도와 접하고 있는 삼도봉
북(北)자 도가 들어가는 세 곳(충북, 경북, 전북)의 경계가 만나는 곳
아주 오래 전 한 여름에 오늘과 같은 코스를 밟았는데 이곳에서 무지 더웠다는 기억이 생생합니다.
능선길에서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데 이렇게 각 정상에서는 머무는 이들이 제법 많네요.
삼도봉에서 물한계곡까지는 계속 내리막길.
전 오르막보다 내리막이 휠씬 힘들고 싫습니다.
여기서부터 능선을 버리고 이제 본격적인 하산입니다.
황룡사까지 3.5km
황룡사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