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봄의 향기와 빛깔로 온 산하가 새롭게 단장을 하고 있는데...
내 나라는 깊은 슬픔에 빠져 헤어날 수 없는 긴 겨울 속으로 다시 들어간듯, 어디에든 목메인 음성만이 들리고 웃음소리라고는 자취를 감춘듯 합니다.
차마 산에 오르기조차도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속인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여 주말 하루를 오른걸음으로 채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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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의 토곡산은 이곳 인근에서는 꽤 빡센 산으로 알려져 있어 부산지역 근방의 3대 악산이라고도 합니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 산세나 아래에서 올려다 보는 산세는 전혀 그렇지 않는데 하루 산행을 하고 나니 은근히 피곤한 산이 토곡산인것 같습니다. 일단 오르막이 쉴틈없이 꾸준하고 능선길이 보기보다는 길다는 점이 산행 전체를 힘들다고 느끼게 하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산행 내 내 조망되는 낙동강의 물줄기와 산 전체를 감싸는 신록의 향기가 피곤을 모두 씻어가는 느낌이 드는 그런 산입니다.
산행의 들머리는 원동초등학교로 잡았고 날머리는 지장암으로 하였습니다.
일단 차를 함포마을회관 앞에 주차를 해 두고 도로를 따라 걸어서 원동초등학교까지 내려 갑니다. 약 20분 이상 소요 됩니다. 원동초교 우측 담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약간의 공원길을 올라 이윽고 등산로가 시작 되는데 처음 우측 산길로 난 등산로는 석이봉을 거치지 않는 코스라서 가던 길로 조금 더 진행하니 허름한 베니어판에 등산로라고 쓰인 안내판이 있습니다. 이곳으로 올라 석이봉까지는 거의 2시간.. 꾸준한 오르막입니다.
석이봉은 해발 555m. 들머리 지역의 지대가 위낙에 저지대라 꽤 치고 오르는 코스입니다. 석이봉에서 734m봉(헬기장)은 거쳐지나 정상인 토곡산(855m)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그러니까 오름길만 약 3시간 이상이고 석이봉에서도 300m를 더 오르니 악산이라 느낄만 하겠습니다.
정상에서 지장암까지는 너럭바위를 비롯한 위험구간이 조금 나타나는데 주의하여 진행해야 할 것 같고, 낙동강을 굽어보는 멋진 조망처가 많아 여름 산행지로도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하산도 오름길과 마찬가지로 멀고 지루합니다. 정상에서 지장암까지는 약 두어시간 정도가 소요 됩니다. 따라서 전체 산행시간은 약 5시간 정도 잡아야 할 것 같네요. 지장암에서는 다시 차가 있는 함포마을회관까지는 걸어 내려 오구요.
산행을 마치고 나서 생각나는건 이곳은 자가 차량을 가지고 오기 보다는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휠씬 나을 것 같습니다. 원동역에 내리면 바로 앞이 등산로 입구이고 하산을 하여서는 마을버스를 이용하여 역까지 이동하면 되니까요. 혹 토곡산행을 계획하면서 이글을 보시는 이가 있다면 열차로 이동하는 걸 권하여 드립니다. 일단 비용이 휠씬 저렴하고 편리합니다. 왔다갔다 시원한 맥주 마셔도 되구요.
토곡산등산지도
토곡산 안내도
삼랑진에서 원동가는 신부암고개 너머의 천태사.
계곡 깊숙히 자리한 절집이 제법 운치가 있고 주위의 풍경이 절경입니다.
함포마을회관에 주차하고 터벅터벅 걸어서 원동초등학교까지..
이곳 회관에서는 경상도 사투리가 걸죽한 아짐매가 조푸(두부)하고 생탁막걸리도 파는데 산행 후 한잔하는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생탁 두 병을 조푸 한 접시로 안주하여 마시고 있는데 맛있는 두부장이라면 얼른 만들어 들고 나온 인심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마시고 계산을 하는데..
모두 7,000원. 돈을 덜낸듯 하여 다시 계산하시라 하니,
막걸리 두병에 4,000원, 두부가 3,000원이랍니다.
참 착한 가격...
회관앞에 있는 커다한 느티나무.
여름에 밑에 앉아서 세월 이야기를 나누기엔 안성맞춤이네요.
낙동강이 바로 옆이고 철로가 길게 놓여져 있는 마을...
원동초등학교.
우측 옆이 등산로입니다.
석이봉 오르는 등산로
이 곳 앞쪽에 있는 오른편 등산로는 석이봉 코스가 아니구요.
오름길 중간에 절도 없는데 이런 묘한 장소가 나타나네요.
"다 용서하고..."
참 와 닿는 말입니다.
능선길에는 이런 묘한 바위군이 자주 나타납니다.
석이봉 오르면서 만난 조망처에서의 풍경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고 철로가 강따라 길게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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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이봉
지도에는 555m로 되어 있는데 이곳에는 553m로 되어 있습니다.
석이봉에서 올려다보는 정상과 헬기장 풍경
왼편 높은 곳이 정상입니다. 바로 전방이 헬기장(734m)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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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이봉에서 1시간 이상 올라 토곡산 정상 도착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을 만나지 못하였는데 이곳에서 서너명 만났습니다.
돌비석이 엄청나네요.
그것도 모자라 돋우어 세운걸 보니 은근히 사람의 욕심이 보이는듯 하여...
정상에서 바라보는 360˚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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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온 코스가 한눈에 보여 집니다.
좌측 능선의 저 아래쪽 뾰쪽 솟은 봉우리가 석이봉
한 코스 위의 봉우리가 헬기장이 있는 734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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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겹겹이 산...
녹수청산이요. 만첩심산입니다.
산에 오르는 맛..
왜 산에 오르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이 맛도 하나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깊은 골이나 높은 곳에는 연두빛이고,
아랫쪽으로는 짙은 색으로 물들어져 있습니다.
자연이 만드는 그라데이션...
하산길의 파노라마
늘 낙동강이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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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에서 본 커다란 느티나무와 그 앞 도로 건너의 함포마을회관이 조망 됩니다.
하산길의 풍경
능선을 죽 이어 걷습니다.
바로 앞의 바위군이 너럭바위
뒤돌아 본 풍경
맨 위의 봉우리가 토곡산 정상
지장암 위의 물맞이폭포
물이 없어 폭포라는 이름이 무색합니다.
지장암
주위에 돌 천지이네요.
이 돌들로 인테리어를 하면 멋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지장암 밑 날머리.
내려와서 산 쪽을 보니 너런바위 위에 헬기가 떠 있습니다.
119구조대 헬기이네요.
아까 내려오면서 두사람의 젊은 분이 뒤따라 내려오고 있었는데 좀 컨디션이 좋지 않는듯 하여 걱정으로 쳐다 봤는데 뭔 사고가 난 것일까요?
산에서는 무조건 안전주의
대략의 사고들은 하산길에 발생하는데 자만은 금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