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둘이만 호젓하게 지내던 우리집에 가족이 다섯 더 늘었습니다.
다섯이라는 건 사람 세명과 사람인양 착각하는 강아지 두마리..
울산에 살던 딸 내외, 그리고 뭉치와 길동이까지 우리집으로 쳐들어와 절간처럼 조용하던 집이 완전 북새통이 되었습니다. 그냥 하루 이틀 놀러 온 것이 아니고 당분간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사연이 좀 복잡합니다.
얼마 전까지 이곳 우리 집과 그리 멀지 않던 곳에 살던 딸네..
사위는 경찰로서 울산에서 근무하게 되어 대구에서 울산까지 출퇴근을 하고 있었는데 거리도 거리지만 출퇴근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늘 걱정이었습니다. 근무지 변경신청을 대구로 하여 두었지만 대구는 보수적인 지역이라 경찰의 이동이 극히 적다고 하네요. 언제 발령이 날지는 모르지만 빨라도 2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구요.
그렇게 출퇴근 문제를 안고 지내다가 딸 아이가 아이를 낳고 보니 아빠가 아이 옆에 자주 있지도 못하는 형편이라 결국 대구에 살던 집을 전세 놓고 그 돈으로 울산의 아파트를 전세 얻어 옮겨갔습니다. 2년 쯤 있다가 대구로 발령이 나면 다시 자기 집으로 이사 온다는 계획 아래..
근데 2년 쯤 기다려야 발령이 날 것이라는 순번이 갑자기 줄줄~ 빨라 지더니 얼마 전 덜컥 대구로 발령이 나 버렸습니다. 울산으로 이사간지 이제 겨우 넉달밖에 안 되었는데 말입니다. 대구에서 울산으로 출퇴근 했는데 졸지에 울산에서 대구로 출퇴근을 해야 할 판... 우째 이런 일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입을 옷가지 몇가지와 담이(손자) 짐만 대충 챙겨 우리집으로 이사 오기로...
공간이 좀 있는 큰방은 아이네한테 내 주고 우리 내외는 내가 쓰던 작업방에서 기거를 하고 있습니다. 애들이 주인이 되었고 우리가 한 집에서 셋방살이 하는 형국이 된 것이지요.ㅎ 서로가 조금 불편한 것이 있지만 그래도 저녁이면 여럿이 둘러앉아 담이 재롱 보는 재미는 쏠쏠 합니다.
이제 11개월채 접어드는 담이는 웃는 것이 특기입니다.ㅎ
그저께 다행히 우리집과 같은 아파트내에 마주 보는 동에 집이 하나 나와 덜커덕 계약을 했다고 하네요.
졸지에 집이 두채가 된 딸네이지만 현재는 오갈데없는 집시 가족.
이사는 3월 초 쯤..
그동안 우리집 얼마나 북새통이 될 지 상상이 가시는지요..ㅎ
생탁도 하고...
치맥도 하고....
그러다가 어느날.....
내 인생 11개월만에 가장 큰 고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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