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정상인 천왕봉에서 일몰을 한번 본다고 작정한 것은 오래 전의 일이지만 이제야 실천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어느 산에서 일몰을 맞든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집에서 그리 멀리않는 산이라 늘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여름 가을 편한 계절 다 지나고 이 추운 겨울에 산 정상에서 밤을 맞는 일을 하게 된 것입니다.
남들은 하산하는 시간인 오후 3시 반 무렵,
유가사에서 출발을 하여 수성골을 경유하여 정상에 올랐습니다.
일몰 예상 시간을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으로 볼때, 그렇게 여유가 있는 시간은 아닙니다. 마음이 조금 급해져서 그런지 걸음이 빨라 집니다. 추운 날씨이지만 속옷에서는 땀이 차기 시작합니다. 겨울산행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이 땀을 흘리는 일인데 정상에 가까워 지면서 조금 속도를 낮춰 땀을 식혀가면서 올라갑니다.
정상까지 1시간 10분정도가 소요 되었습니다. 아직 해가 제법 남아 있네요. 가장 먼지 해야 할 일은 몸을 보온 하는 일입니다. 준비해 간 겉옷들을 입고 눈만 내어놓고 온 몸을 감쌉니다. 그 다음 일단 준비한 삼각대를 설치하고 일몰사진 촬영 준비를 하는데 마음대로 그리 쉽게 되지를 않습니다. 추위가 문제입니다. 겨울 방한장갑을 끼니 카메라 작동을 하기가 쉽지를 않습니다. 바람이 그리 심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
산 정상에서 일출을 구경하는 건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지만 일몰을 구경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해가 지고 나면 곧바로 어둠이 짙기 때문에 하산에 상당한 애로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요즘같이 엄동설한의 한 겨울에는 산 정상에서는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기 때문에 극심한 추위에 대비를 해야 합니다. 겨울 산정의 추위는 겪어 본 사람만이 알 것인데 영하 20~30도는 쉽사리 내려가 버립니다. 기온도 기온이지만 더 문제는 바람입니다. 귀신울음소리처럼 휘몰아치는 바람소리는 자칫 사람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 정도로 대단합니다. 다행히 이번 비슬산 일몰산행에서는 귀신바람소리는 면하게 되어 겨울 야간산행치고는 행복한 경우라 하겠습니다.
일몰 구경 후 해가 완전히 넘어가고 다시 멀리 도심의 불빛들이 반짝거릴 무렵까지 산 정상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멀리서 보이는 대구시가지의 아경까지 구경하고 내려 왔습니다. 얼어있는 등산로를 헤드랜턴에 의지하면서 조심스레 내려와서 조용한 산사.. 유가사의 불빛을 보니 그제사 긴장이 풀려집니다.
산행 출발지인 유가사입니다.
시방루 옆 벽에 걸려있는 메주가 눈에 뜨입니다.
대웅전 뒤로 이제 올라가야 할 비슬산 정상의 바위군이 보여 집니다.
이 커다란 바위군들을 이곳에서는 병풍듬이라고 부릅니다.
비슬산 오를때마다 만나는 UFO(?)
그 아래쪽으로는 비슬산강우레이더관측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몇 일 전에 내린 눈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참꽃 군락지의 풍경
일몰이 되기 전의 풍경
거의 지리산 방향으로 일몰이 됩니다.
낙동강은 구비구비 50리가 조망 되는데 석양의 햇살을 받아 반짝 거립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천왕봉 정상석과 일몰 전의 풍경
이제 일몰 시작...
해가 지리산 방향, 서산 너머로 완전히 기울었네요.
석양 빛이 기울어 지면서 점차 흑백으로 변하는 달성보와 달성공업단지의 모습
일몰 후의 파노라마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일몰 후 대견봉(중앙)과 조화봉(좌) 그리고 우측의 관기봉(우측 뾰쪽한 봉우리)
대구시가지 방향
조금씩 불빛들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발 아래로 서서히 보여지는 야경
현풍과 대구테크노폴리스의 불빛들이 하나하나 살아나고 있습니다..
달t성보에도 조명이 켜이기 시작하구요.
발 아래의 현풍과 대구테크노폴리스의 불빛이 더욱 밝아 졌습니다.
멀리 대구방향의 야경
대구시가지의 야경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달성보는 이제 멋진 밤의 공원으로 변신하였습니다.
현풍과 테크노폴리스의 밤 불빛도 더욱 밝아 졌구요.
겨울....춥지만 멋진 비슬산 정상에서의 밤.
두터운 장갑이지만 손끝이 시려 옵니다.
가져간 보온병의 뜨거운 물로 잠시 추위를 녹이고 베낭을 챙깁니다.
이제 내려 갈 걱정만 하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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