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며

 

도종환

 

산을 오르기 전에 공연한 자신감으로 들뜨지 않고
오르막길에서 가파른 숨 몰아쉬다 주저앉지 않고
내리막길에서 자만의 잰걸음으로 달려가지 않고
평탄한 길에서 게으르지 않게 하소서

 

잠시 무거운 다리를 그루터기에 걸치고 쉴 때마다 계획하고
고갯마루에 올라서서는 걸어온 길 뒤돌아보며
두 갈래 길 중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모를 때도 당황하지 않고
나뭇가지 하나도 세심히 살펴 길 찾아가게 하소서

 

늘 같은 보폭으로 걷고 언제나 여유 잃지 않으며
등에 진 짐 무거우나 땀 흘리는 일 기쁨으로 받아들여
정상에 오르는 일에만 매여 있지 않고
오르는 길 굽이굽이 아름다운 것들 보며 느끼고
우리가 오른 봉우리도 많은 봉우리 중의 하나임을 알게 하소서

 

가장 높이 올라설수록 가장 외로운 바람과 만나게 되며
올라온 곳에서는 반드시 내려와야 함을 겸손하게 받아들여
산 내려와서도 산을 하찮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김재진

 

 

남아 있는 시간은 얼마일까

아프지 않고

마음 졸이지도 않고

슬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온다던 소식 오지 않고 고지서만 쌓이는 날

배고픈 우체통이

온종일 입 벌리고 빨갛게 서 있는 날

길에 나가 벌 받는 사람처럼 그대를 기다리네

 

 

미워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외롭지 않고 지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까닭 없이 자꾸자꾸 눈물만 흐르는 밤

길에 서서 하염없이 하늘만 쳐다보네

걸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 따뜻한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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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3.05 22:10 신고 euroasi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가님 덕분에 멋진 자료 보고 갑니다,

  2. 2016.03.05 22: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2016.03.06 17:16 신고 Favicon of http://itsmore.tistory.com BlogIcon 농돌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풍광 감사드립니다

  4. 2016.03.06 21:21 신고 하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아~~멋진 산악사진들이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드네요.
    한장한장 어느사진이라도 모두 명작입니다. 특히나 산을 좋아하시는분들이 보면 아주 황홀해 하실듯하구요..
    산을 오르며... 시속의 산에대한 바램에 인생의 깨달음이 들어있는듯합니다.
    사진중에 알록달록 텐트가 빽빽히 들어찬 곳은 무슨연유에 그런지 궁금합니다.
    저 수많은 인파가 먹고 싸고 버리고 하는걸 모두 가져갈지 그것도 그러하구요...^^;;
    히말라야 산맥도 엄청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있다고 하더라구요... 멋진 아웃도어의 풍경을 대대손손 보여주려면
    기본적인 질서는 꼭 지켜야 겠습니다.
    황사땜시 뿌연 하늘이었는데 사진속의 파란하늘을 보니 가슴이 시원해집니다.
    아름다운 풍경 잘 보았습니다. 편한 휴일밤 보내시기 바랍니다.;)

    • Favicon of http://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6.03.07 13: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마님, 저도 능선에 텐트 가득 차려져 있는 사진보고 놀랐는데 깜빡 설명글을 보지 않고 옮겨와 버려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담에 혹 설명글을 보게 된다면 옮겨 놓겠습니다.
      이제 날씨가 풀려 야외 활동 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어제 남쪽으로 가 보니 꽃망울이 터질려고 하더이다.
      아마도 다음 주 쯤이면 꽃잔치로 시끌벅적하겠더이다.
      포근한 날씨속에 늘 즐거움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5. 2016.03.06 22:39 신고 소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 !

  6. 2016.03.07 05:27 신고 에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휴~~ 이제야 몸살이 쪼금 빠져 나간것 같아 몸을 추스려 봅니다.
    감기와 추위라곤 몰랐던 제가 갑자기 작년부터 왜 이리 추위를 못 견디는지....
    암튼 이번 몸살은 체중이 7kg나 빠질 정도로 호되게 앓았습니다.
    지금도 목소리도 잠기고 냄새도 잘 못 맡지만 몸살끼가 없어진것만 해도 올매나 좋은지 모르겟습니다.
    아웃도어 사진 배경들을 보니 거의가 겨울인것 같은데 몸이 또 으시시 해 집니다.
    안 아프다는게 올매나 좋은건지 아퍼 보니께 알겄습니다.
    환절기에 진짜 몸 관리들 잘 하셔서 몸살같은거 지~~발 걸리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웃도어고 뭐고 몸이 편해야 룰루랄라지 아프믄 다 헬로~~입니다.

    • Favicon of http://duga.tistory.com BlogIcon 쏭이아빠 2016.03.07 07: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디 형님~
      그나마 다행이시네요.
      앞으로는 아프실 때에는 제 허락을 받으시고 아프세요~^^

    • Favicon of http://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6.03.07 13: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디형님. 반갑습니다.
      정말 큰 몸살앓이 한번 하고나면 세상이 달라 보이고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큰 고생 하셨는데 좋은 음식 많이 드시고 원기도 회복 하셔서 다시 활기찬 일상이 되시길 바래 드립니다.
      건강은 건강할때 잘 지켜야 되는데 저도 그게 잘 안되고 있습니다.
      암튼 에디형님, 이번에 큰 고생 하셨습니다.
      건강관리 잘 하셔서 쏭빠님의 염려처럼 다시는 아프지 마시길 바랍니다..^^

  7. 2016.03.07 07:42 신고 Favicon of http://duga.tistory.com BlogIcon 쏭이아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은 예 전 처럼 산행을 즐기지는 못하지만..가끔은 부끄러울 때가 있습니다.
    지리산을 한참 헤매고 다니던 시절..오동방정을 떤 생각을 하면..지금도 얼굴이 붉어 집니다..ㅋㅋ
    요즘은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낮은 산이든 높은 산이든 초입에서 겸손을 확인을 합니다.


    • Favicon of http://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6.03.07 13: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구마, 저보고 하는 말씀 같습니다. 쏭빠님.
      오래 전 산 다닐때 아무데서나 버너 피워 삼겹살 구워먹고 필요없는 허세복장에다 거들먹거렸던 걸 회상하면 부끄러워서 숨고 싶습니다.
      이제사 철이 좀 드니 몸이 기우뚱 하네유..^^

  8. 2016.03.07 10:58 신고 BlogIcon 소풍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패킹 하시는 분들 존경스럽고 부럽습니다. 달팽이처럼 제짐을 짊어지고 간다는게 무서워 엄두도 못내고 있는데.....산은 사람을 강하게 만들고 겸손을 가르치기도 하는 곳 인듯 합니다. 제 자신도 함께 하길 바래보는 멋진 풍경 잘 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6.03.07 13: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 몸 하나도 정상에 올려놓기 버거운데 무거운 장비를 지고 산에 오른다는건 참으로 대단합니다.
      올 여름에는 사람이 맹근 불빛 없는 하늘과 가까운 곳에 올라 별을 보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답니다..^^

  9. 2016.03.07 11:43 신고 창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말에 조금 더 마음을 써 봅니다.
    "미워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외롭지 않고 지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저렇게 복장을 갖춘 차림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산에라도
    쉽게 오를수 있는 건강을 유지할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요 며칠이였습니다.
    사연이야 모두 다 말할수 없지만 이제 조금씩 돌아다 보는 세월이 되였고
    또 엊그제 외국에 가있던 오촌조카들이 내려와 함께 가까운 산림욕장을 걸으면서
    여러가지로 고마움과 뜻있는 시간을 갖고 이사진과 글들을 보니
    더 마음에 와 닿고 있습니다..
    함께온 조카사위 하나가 그나마 야간산행도 조금 하는 것 처럼 말하기에
    아우님에게서 컨닝한 저의 얕은 산지식으로 대화도 나누고요....

    그리고 오늘은 다행이 에디님께서 점차 건강 회복소식이 함께 하니
    더 다행이고 좋은 뉴스입니다..

    • Favicon of http://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6.03.07 1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형님께서도 근간에 어디 편찮으셨나 염려를 하여 봅니다.
      저도 산에 다니면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렇게 걸을 수 있는 제 자신이 너무 고맙고 기특할때가 많습니다.
      대한민국의 최고 갑부 중 한 분이 몸이 좋지 않아 치료 중인데
      그 분의 모든것과 지금 저와 바꾸자고 하면 당연히 거절할것이구요.
      그런 생각을 하여보니 더욱 건강의 소중함이 느껴집니다.
      꽃들이 마구 피어나고 있는데 멀리서 오신 조카분들과 행복한 추억 더 많이 만드시길요..^^

  10. 2016.08.09 18:44 신고 물푸레나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사진들을 보니, 심장이 쿵쿵거립니다.
    두 발로 열심히 다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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