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과 하동에 있는 특별한 소나무 네 곳을 찾아 떠난 여행이었는데 이번에 한 곳만 보고 왔습니다.
다음에 다시 찾아 나머지 세 곳의 소나무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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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길에서 반야봉은 사실 좀 귀찮은 구간입니다. 주 능선에서 비켜나 있는데다 왕복으로 다녀 올려면 한시간 정도 별도의 시간을 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개 종주에서 이 반야봉은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야봉을 지나 천왕봉으로 향하면서 만나는 경계점이 삼도봉을 지나 화개재인데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뱀사골입니다.
뱀사골은 반선에서 반야봉까지를 일컷는데 계곡 길이만 하여도 14km로서 이쪽길로 하산하면 정말 지리지리합니다.
이 뱀사골 계곡 입구 반선에서 차를 가지고 계곡을 따라 한참을 오르면 와운마을이 종점으로 나타납니다. 이 마을에는 정말 별스런 소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그냥 그렁갑따,,고 여겨질만큼 그렇게 눈에 확!!! 와 닿지 않는데 가까이 가서 소나무 등걸에 손바닥이라도 대어 볼 요량이면 등에 땀 줄기가 흐를만큼 전률스런 느낌이 드는 거대한 소나무입니다.
'천년송(千年松)'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소나무는 천년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데 와운마을에서는 이 소나무를 할매송이라고 하고 이 소나무에서 조금 떨여져 자라고 있는 약간 규모가 적은 소나무를 한아시(할아버지)송이라 하여 같이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으로서는 이 소나무의 규모나 소나무에서 느껴지는 기(氣)를 전혀 느끼지 못할 것 같지만 실제 이 천년송에 가까이 다가가서 느끼는 엄청나 기는 글로서는 설명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와운(臥雲)마을은 그 이름 그대로 구름도 누워간다는 풀이가 되는데 그냥 그럴듯하게 구름도 쉬어가는 마을이라고 느낄만큼 첩첩의 산중 오지입니다. 오래 전 제가 이 마을을 찾았을때는 정말 나이들어 이런곳에 들어와 말년 휴식을 취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이번에 다시 들어와 보니 음식점도 보이고 숙박을 할 수 있는 민박집이나 새롭게 규모가 큰 건물들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때 생각이 싹 사라지더군요.
와운마을은 반선에서 좁은 포장도로를 따라 약 3km정도를 올라가야 하는데 아마도 초보운전이라면 겁이 덜컥 날 정도로 도로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왕복으로 비켜설 자리도 없는 좁은 도로를 따라 한참이나 오르면 만나는 종점마을이 와운마을인데 이 마을을 찾는 이들은 아마도 천년송을 보기 위하여 찾는 이들이 거의 대다수일것 같습니다.
세상의 소용돌이와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이 외진 마을은 사실 세상의 회오리에 가장 휩싸인 곳이기도 하였습니다.
여순사건때 도피하던 무리들이 이 산중으로 들어와 피아간에 총질이 벌어진 곳이고 그 뒤 인민군과 군인들이 낮과 밤으로 주인이 달라지는 행세를 하면서 고역을 겪은 마을이기도 하였습니다.
아직도 마을 뒷편에 우뚝한 천년송은 그런 역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늘 그자리에서 마을을 내려보고 있습니다.
천년송이 있는 와운마을 찾아가는 길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 산111
뱀사골로 진입하여 와운마을을 찾아가면 됩니다. 대중교통은 무리이고 자가차량을 이용 할 시는 와운마을까지 진입이 가능 합니다.
단 겨울철 눈이 내렸을때는 반선에 주차하고 걸어 올라가야 할 듯...
지리산 IC에서 내려 인월지나 반선으로 향하는 길.
천왕봉이 빤히 치어다 보입니다.
날씨가 이렇게 따스한 봄인데 천왕봉에는 아직도 하얀 눈이 쌓여 있네요.
가운데 높은 봉우리가 쳔왕봉.
좌측은 중봉, 우측은 제석봉
와운마을 안내도.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오래 전 이마을에 왔을땐 그야말로 산중 고립마을이었는데 지금은 완전 딴 모습으로 변해져 있네요.
한편으로는 뭔가 잊어버린듯한 허전함이...
혹시 이 조용한 마을에서 하루 숙식을 할라치면 위의 전화번호를 참고하면 될 것 같습니다.
샘이 깊은 물..이라는 집이 눈에 먼저 들어 옵니다.
위 이미지는 클릭하면 조금 크게 보여 집니다.
마을은 조그만 동네입니다.
마을 입구에는 천년송을 안내하는 간판이 보이고 집입로도 상세히 안내되어 있습니다.
입구에서 약 5분정도 계단길을 오르면 천년송을 만나게 됩니다.
우측으로 마을이 보이고 위로 천년송이 치어다 보입니다.천년송 뒤로 할아버지 소나무도 살짝 보여 지네요.
천년송 오르면서 내려다 보이는 와운마을.
집들이 거의 별장처럼 보여 집니다.
참 세상이 많이 변했지요.
이 첩첩 산골이 이처럼 변할 줄이야....
천년송입니다.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마침 산 너머로 해가 기울 시간이라 더욱 운치있게 보여 집니다.
사진으로는 천년송의 규묘가 짐작이 되지 않습니다만 상당히 큰 소나무입니다.
마을을 내려다 보는 비탈진 언덕에 500년이란 세월을 버티고 있는 소나무가 참으로 대단하여 보입니다.
매년 정월 초 사흘날 마을 사람들은 천년송에 제사를 지낸다고 합니다.
실제 보면 이 가지들의 용트림이 엄청납니다.
뭔가 엄청난 기가 느껴지는 .....
사진으로는 크기가 짐작이 가늠되지 않지만 둘레가 4m가 넘는다고 하니 어른 몇 명이 손을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해가 질 무렵이라 더욱 신비스런 느낌이 듭니다.
천년송이란 이름이 붙은 할매 소나무의 약 20m 위에 할아버지 소나무가 있습니다.
크기는 할매 소나무의 약 반 정도..
할배가 아마도 기력이 좀 딸리는 듯 합니다.
천년송을 구경하고 차를 다시 몰아 노고단을 넘어 구례방향으로 향합니다.
보름이 되기 하루 전...
둥근달이 반야봉 짝궁뎅이 위를 비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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