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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한겨울에 활짝 핀 양산 통도사의 홍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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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명기9인(名技九人) 중의 한 사람으로서 매화(梅花)라는 기생이 있었는데 평양감사로 부임해 온 유춘색이란 사람이 처음에는 자기와 가까이 지내다가 나중에 춘설(春雪)이라는 기생과 정분이 두터워지자 이를 원망하며 지은 시조가,


매화(梅花) 옛 등걸에 춘절(春節)이 들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염즉도 하다마는,

춘설(春雪)이 난분분(亂紛紛)하니 필동말동하여라.


많이 알려진 이 시조는 매화라는 기생이 매화꽃에 자기를 비유하여 시를 읊었는데 이 시조에도 나오듯이 이른 봄의 전령사로 꽃을 피워서 뭇 사람들한테 새봄의 희망을 전하는 꽃이 매화입니다. 근데 영축총림 양산 통도사의 홍매화는 한겨울인 지난 1월 초순에 꽃을 피우기 시작하여 오늘 들려보니 꽃들이 제법 많이 피어 화사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만개가 되는 시기는 아마도 이번 달 말이나 다음 달 초순이 아닐까 짐작이 됩니다.


통도사에는 여러그루의 매화나무가 있으나 영각(影閣) 오른쪽 처마 아래 매화가 매년 가장 일찍 꽃을 피우는데 올해는 유달리 더 일찍 꽃망울을 맺었습니다. 영각(影閣)은 이곳 역대 주지스님이나 고승의 초상 85폭을 모신 전각으로서 이곳 홍매화는 수령이 약 350년 정도로 추정이 되며 고운 연한 분홍색을 띄는것이 특징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매화는 제각기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이곳 통도사 홍매화는 자장매(慈臧梅)입니다. 신라시대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법명에서 따 온 것입니다.


잠시 우리나라의 유명한 매화를 알아보면,


호남 5매(湖南5梅), 산청 3매(山淸3梅)가 가장 많이 알려진듯 합니다. 산청3매는 영남3매라고도 합니다.

호남 5매는 장성 백양사의 고불매(古佛梅), 전남대학교 대명매(大明梅), 담양 지실마을 계당매(溪堂梅), 선암사 백매(白梅), 소록도 국립명원 수양매(垂楊梅)를 일컷고. 산청 3매는 산청 단성면 운리 정당매(政堂梅) 와 산청 단성면 남사리 분양매(汾陽梅) 그리고 산청군 시천면 남명매(南冥梅)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안동 도산서원 도산매(陶山梅)와 서애매(西厓梅)가 있고 강릉 오죽헌 율곡매(栗谷梅)가 유명합니다.

위 매화 중에서 도산서원의 도산매는 퇴계와 기생 두향의 애틋한 러브스토리가 얽혀 있는 것이라 제 블로그에도 소개가 되어 있습니다.

<퇴계를 연모한기생 두향이야기>


그리고 3대사찰매화라고 하여 유명한 세곳도 있는데,

금둔사는 홍매화, 선암사는 청매화, 화엄사는 흑매화를 일컷습니다.

이 중 화엄사 홍매화는 지난해 만개시에 한번 찾아 보면서 올린 글이 있습니다.

<화엄사 흑매화>

암튼 새 봄에 위에 소개한 매화를 찾아 떠나보는 여행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여 봅니다.


차가운 날씨에 꼬맹이 둘 앞장세워 나선 통도사 홍매화 구경.

아직도 한 겨울인 1월인데 연분홍 갸느린 꽃잎을 피워 올린 통도사의 자장매(慈臧梅)를 한참이나 구경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신기한듯 다가와서 사진도 찍고 놀라기도 합니다.


1,300년의 역사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불보(佛寶)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통도사의 옛 기운 넘치는 절 구경은 차가운 바람과 추위로 꼬맹이들의 감기가 걱정이 되어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은 봄 기운을 먼저 알려주는 매화구경으로 족해 봅니다.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 라고 한 퍼시 셸리의 명구가 생각나는 차가운 겨울 한낮입니다.







통도사는 경부고속도로 통도사 IC에서 약 10여분 걸리는 곳에 있습니다.



오늘은 절 구경보다는 홍매화 구경을 우선합니다.



그제께부터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 이곳 통도사는 아직도 포근한 편입니다.

윗쪽 지방으로는 눈이 많이 내렷는데 이곳은 말끔하구요.

주차장에서 통도사로 건너가는 다리입니다.






극락보전의 단청 없는 옆 벽면에 아주 인상적입니다.

요즘 제가 엔틱스타일에 필이 꽂혀서 이런거 보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ㅎ



영각(影閣) 앞 매화나무로 직행을 하였습니다.

오른편 처마아래로 꽃이 핀 매화나무가 보여 집니다.

지장매입니다.



일찍 꽃을 피운 홍매화를 보기 위하여 일부러 오는 분들도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사잔작가분들도 많이 찾아 오구요.

그림은 그리는 이는 김창한화가인데 매년 꽃이 피면 이곳으로 와서 그림을 그린다고 합니다.


그럼 한겨울에 꽃망을 터트린 통도사의 지장매 구경을 몇 컷 하여 보겠습니다.






























영각 앞 맞은편에는 요런 신기한 나무가 한그루 있는데요.



담이가 그 사이로 일굴을 들여서 모델이 되어 보았습니다.



담이 동생 지율이...

셀카봉을 가지고 사진 찍는데 완전 빠졌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절 구경은 다음으로 미뤘습니다.

따스한 봄이 되면 통도사를 다시 찾아서 제대로 한번 눈여겨 볼 생각입니다.












주차장 앞에 있는 멋진 소나무.

블루스를 추는듯, 아니면 열정적인 입맞춤을 나누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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