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코로나 부스터샷 3차 접종을 했습니다.
두 번에 걸쳐 AZ로 맞았는데 이번에는 모더나로 쿡 찔러 주더군요.
첫 타임으로 주사 맞고 곧장 산행 계획으로 배낭에 등산복으로 들렸는데 의사님이 오늘은 절대 무리하지 말고 샤워도 하지 말고 푹 쉬어야 된다고 하네요.
그것까지는 한쪽 귀로 흘려 들었는데 주사 놔준 간호사가 다시 한번 귓가에 대고 소곤거립니다.
오늘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해요. 알겠지요?
산행 취소. ㅠ
집으로 들어와 넷플릭스 영화관에 심취할까 하다가,
책장을 보니 낯익은 책이 보입니다.
오래전 한번 읽고 느낌이 참 좋아 그대로 꽂혀 있는 책...
(2~3년에 한 번씩 책장 정리하면서 눈밖에 벗어난 책들은 시골에 가져다 놓는답니다.)
제목은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방송작가 김미라가 쓴 책입니다.
모처럼 느긋하게 책에 한번 빠져 봅니다.
한낮 이렇게 고요해본 경우가 얼마만인지..
정독을 하지 않아도 되는 책이라 가볍게 읽다가 잠시 빠졌는데 그중 머리에 쏙 들어오는 한 곳이 있어 옮겨 봅니다.
가끔은 다람쥐처럼 잊자
다람쥐가 도토리를 묻고 잊어버리기 때문에 숲은 울창해진다.
잊는 것도 힘이 된다.
상처를 묻고 잊어버리면 푸른 숲이 되고,
혹시라도 다시 찾아내면 마른 대추처럼 줄어 있을 테니...
숲에 참나무가 많은 이유가 있다.
건망증 심한 다람쥐 때문이다.
다람쥐는 도토리를 주울 때 하나는 먹고, 하나는 땅속에 묻어둔다고 한다.
양식을 비축하는 엄숙한 작업이다.
그런데 다람쥐는 건망증이 심해 도토리를 어디에 묻어 두었는지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덕분에 땅속에서 겨울을 난 도토리가 싹을 틔워 숲을 푸르게 한다.
다람쥐의 건망증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무성한 숲을 갖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잊는 것도 힘이 된다.
정말 잊기 힘든 일이 있다면 다람쥐처럼 삶의 어느 구석에 묻어두자.
아픔이 희미해질 때쯤 꺼내어 보면 그것이 대수롭지 않은 것이었음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운 좋게도 다람쥐처럼 어디에 묻어두었는지를 잊는다면, 한알의 도토리 같은 아픔이 새싹을 틔울 것이다.
그러니 다람쥐처럼 묻어버리고 다람쥐처럼 잊자. 때로는 잊는 것이 새로운 날을 위한 가장 강력한 씨앗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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