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일기

직지사 비로전의 천불상에서 벌거벗은 동자상 찾기

반응형

김천 황악산자락 직지사(直指寺)에는 비로전이란 이름을 가진 천불전이 좀 유명합니다.
우리나라 절집에는 천불전(千佛殿)이란 이름을 가진 전각이 꽤 많은데요, 이곳 김천 직지사와 해남의 두륜산 아래 대흥사(이곳), 지리산 코재밑에 화엄사(이곳), 그리고 강화도의 보문사 천불전이 대체적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천불전이란 보통 현겁천불(賢劫千佛)을 모시는 곳으로서, 현겁(賢劫)이란 현인이 많이 나타나는 시기를 뜻합니다. 현겹의 시간은 현재 우리 시간으로 약 13억년을 뜻하며 이 시간속에서 1,000명의 부처님이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천불전 안에는 이렇게 나타날 부처님 천불(千佛)을 모시는 곳인데 직지사 천불전에는 삼신불 중에 한분인 법신의 비로자나불을 중앙에 모시고 있고 그 주위에 천불상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직지사의 천불전(千佛殿)은 전각현판에는 비로전(毘盧殿)으로 되어 있습니다. 천불상이 처음 조성되어진 시기는 조선 효종때 경잠(景岑)스님에 의하여서입니다. 이후 임진란때 절이 많이 소실되었지만 이곳 비로전은 그대로 살아 남았는데 왜넘들이 천불상 일부를 훔쳐가버려 오랫동안 숫자가 일치하지 않다가 정조때 이를 다시 천불상으로 맞췄다고 합니다.

 

이곳 천불상은 나무로 된 14단에 모셔져 있는데 불상의 재료는 경주옥돌입니다. 천불이나 되지만 모양이 모두 다르게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고 이 중 특이하게 한분의 부처님이 올 누드로 서 있습니다.
득남을 하지 못한 여성이 이곳에 들려서 한눈에 옷을 입지 않은 동자상의 부처님을 발견하면 틀림없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 한때는 아들낳기를 소원하는 여성들로 붐볐던 곳입니다. 요즘이야 딸아들 구별이 없는 세상이었지만 이전만 하더라도 철거지악(七去之惡)이라 하여 사내아이 못낳는 것도 쫒겨나는 이유가 되었으니 아득한 이야기입니다.

 

이외에도 천불 중에는 나와 인연을 가진 부처님이 꼭 한 분 계시는데 그 부처님을 찾는 방법은 천불전인 비로전에 들려서 예불을 올리고 눈을 들어 수많은 부처님 중에 나와 첫눈에 딱 마주치는 분이라고 합니다. 다음에 비로전에 들리시거등 나와 가장 연을 맺고 있는 부처님을 찾아 보시길 바랍니다.

 

 

 

 

 

직지사 지도, 직지사 위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절집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직지사의 유명한 산채식당들이 즐비하여 그곳에서 풍겨나오는 밑반찬 만드는 음식냄새가 코를 자극합니다.

이 식당가를 지나 약간 비탈진 도로를 따라 절을 향해 오르면 길가에는 마을분들이 들고나온 여러가지 농산물로 긴 장터가 생겨져 있는데 이걸 구경하는 것도 별미입니다.

특히나 김여사는 이런 구경 아주 좋아 한답니다.

 

 

 

 

 

 

 

 

요즘 절집들도 입구에는 무슨무슨 테마파크등이 많이 조성되어 지고 있습니다.

이전같이 '절은 道닦는 곳이다'라는 인식이 많이 바꿔지고 있습니다.

 

 

 

 

 

매표소 지나 금강문, 천왕문까지는 숲길로서 아주 운치있고 걷기에 좋습니다.

민날 산에 쫒아 다니며 바쁜걸음 치다가 모처럼 양반걸음으로 뒷짐지고 느릿하게 걸어 봅니다.

앞서가는 김여사가 생경스럽다는듯 쳐다 보네요.

 

 

 

 

 

들어가는 입구가 복잡합니다.

보수중인 일주문 지나 대양문 지나 금강문 지나 천왕문 지나...

 

 

대웅전입니다.

앞에는 좌우에 삼층석탑에 세워져 있는데 비로전(천불전)앞의 석탑과 함께 1974년 문경의 도천사터에 쓰러져 있는 것을 이곳으로 옮겨와 보수하여 다시 세운 것이라 합니다.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이라 하는데 상층부의 보수흔적이 아직 선명하네요.

 

문제는 대웅전 편액의 글씨..

저건 역적 이완용의 작품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1923년 66세의 이완용이 말년에 직지사의 현판 두점을 써서 내려 보냈는데 바로 대웅전과 천왕문 글씨입니다.

이걸 확 뽀개서 내 버려야 한다는 이도 있고 그냥 둬야 된다는 이도 있는데 생각은 각자의 몫입니다.

 

 

향나무를 쌓아 놓았다는 이름의 향적전(香積殿).

부처님 밥상을 차리는 곳입니다. 부처님 前에 올리는 사시공양을 짓는 곳으로서 땔감으로 관솔을 사용하지 않고 향나무를 사용했다고 하네요.

대나무 가지를 하나 결쳐 놓음으로서 출임을 금한다는 표현을 충분히 하고 있네요.

 

 

 

 

 

관음전인데 앞쪽에 여러 나무들이 가려서 현판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 지을때도 주위의 소나무들을 그대로 두고 지은듯 한데 현판 그따위야 보이든 말든 참으로 잘 하였습니다.

 

 

목백일홍 가지 사이로 보이는 응진전. 여름되면 꽃 사이로 아주 아름다운 운치를 풍길것 같습니다.

 

 

이곳이 천불상을 모시고 있는 비로전입니다.

직지사에서는 대웅전 다음 두번째로 큰 전각건물이구요. 지붕은 새로 불사를 하였는지 요즘 시골에서 유행인 개량기와처럼 보여 보기가 좀 그렇습니다.

3월 윤달이 들어 초파일도 한참이나 남았는데 성급한 절집에서는 온통 등(燈)을 달아 놓아 건물들이 제 윤곽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위 사진에서 벌거벗고 있는 입상의 동자불을 한눈에 찾으시면 득남(得男)합니더...

 

한눈에 동자불을 찾으신 분들께 먼저 득남예정을 감축 드립니다.ㅋㅋ

이전에는 자리를 요리조리 옮겨놓아 헷갈리게 하였는데 요즘은 한자리 고정입니다.

천명의 부처님이 모두 제각각 모습이 다르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할 뿐입니다.

 

 

 

 

 

비로전 꽃살무늬 창살도 멋진 예술작품입니다.

 

 

대웅전 앞에 있는 것과 꼭 같은 3층석탑. 문경에서 가져온 것입니다만.. 모두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직지사와 인연이 있었던 박정희 대통령 내외분을 모신 명부전(冥府殿)입니다.

명부전의 명(冥)字는 어두울 명자로서 명복을 빈다고 할때 많이 쓰이지요.

이곳 명부전에도 많은 이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지만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영정과 위패가 별도로 모셔져 있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나이 드신분들은 일부러 물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구요.

 

근데 명부전(冥府殿)의 명(冥)이란 글자를 자세히 보니 약간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민갓머리(冖)부를 사용한 명(冥)이 아니고 갓머리(宀)부를 사용한 명자입니다.

 

 

이 한자는 컴퓨터체로 등록이 안되어 있어 여기에 쓸 수 가 없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冥字의 속자(俗字)라고 되어 있네요.

속자라면 어찌보면 사투리글인데 속자가 더 복잡한 경우가 있긴 하지만 왜 이런 속자를 현판에 썼는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네요.

혹시 내용을 알게 된다면 첨글로 달아 놓겠습니다.

 

 

아이들을 데려와서 너무 정겨운 추억 만들기 장면입니다.

제가 알지 못하는 분들이라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할려다가 아이들의 얼굴이 너무 밝고 아름다워 그대로 두었습니다.

혹시 사진의 주인공들이 위 사진을 보신다면 양해하여 주세요.

 

 

경내에 많이 피어있던 벚꽃은 다 지고 파릇한 새 잎의 움들이 돋아 오르기 시작 하네요.

 

 

 

 

 

고독한 金여사..

 

 

 

 

 

 

 

 

 

 

 

 

 

매표소 옆 산문입구에는 이곳이 고향인 정완영의 시 '직지사 운(直指寺 韻)'이 시비로 만들어 세워져 있습니다.

 

매양 오던 그 산이요 매양 보던 그 절인데도
철따라 따로 보임은 한갖 마음의 탓이랄까
오늘은 외줄기 길을 낙엽마저 묻었고나.


뻐꾸기 너무 울어 싸 절터가 무겁더니
꽃이며 잎이며 다 지고 산 날이 적막해 좋아라
허전한 먹물 장삼을 입고 숲을 거닐자.


오가는 윤회의 길에 승속이 무에 다르랴만
紗門은 대답이 없고 생자는 말 잃었는데
높은 산 외론 마루에 기거하는 흰구름.


인경은 울지 않아도 山岳만한 둘레이고
은혜는 뵙지 않아도 달만큼을 둥그노니
문듯 온 산에 한 마리 깃 떨구고 가노메라.

 

 

 

 

 

되돌아 나오면서 그냥 지나갈 수 없는 식당가.. 산채정식이 이곳 별미입니다.

꼭 한번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바가지나 약팍한 상술.. 이런것도 없으니 안심하고 들어 가셔도 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