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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어쩌다 정상이 두개가 되어버린 가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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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자락, 백련암에서 오랫동안 수도 하셨던 성철스님의 유명한 법어 ..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 라는 말이 생각나는 가야산 산행입니다.


가야산은 국립공원입니다. 요즘은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어 드나들기가 조금 덜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주차요금에다가
문화재 관람료등으로 푼돈이 들어 갑니다.
이곳은 1972년 10월 13일 국립공원 제9호로 지정되었습니다.
가야면 소재지를 통하여 들어가는 길에서 가야산을 올려다 보면 그 산세가 정말 멋진 불꽃같이 특이하게 보여지는 곳입니다.
이 장면을 택리지의 이중환은 '경상도에는 석화성(石火星)이 없다. 합천 가야산만이 뾰족한 돌이 잇달아서 불꽃같다.
공중에 따로 솟아서 극히 높고 빼어났다.'고 예찬한바 있습니다. 특히나 노을에 비껴 보거나 어둑할때 보면 정말 멋집니다.


해인사는 홍류동이라는 멋진 계곡을 품고 있으며 이 계곡은 사철 맑은 물이 흘러 계곡을 따라 해인사로 오르는 탐방객에게
친구가 되어 집니다. 가야산과 이 홍류동과 인연이 많은 천하의 문명가 최치원은,


狂噴疊石吼重灣
人語難分咫尺間
常恐是非聲到耳
故敎流水盡籠山


미친 듯한 물결 첩첩 바위에 부딪쳐 산을 울리니
사람의 소리는 지척에서도 분간키 어렵네
끊이지 않는 시비 소리 들릴까 두려워
짐짓 흐르는 물소리로 산을 감싸 놓았네


이런 멋진 싯귀를 읊은 최치원은 그 출생 연도만 알려져 있고 하늘나라로 여행한 날짜는 수수께끼로 남아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 홍류동에서 어느날 신선이 되어지지 않았을까 짐작을 하고 있구요.


가야산은 조선 8경의 하나로서 우리나라 3보 사찰인 해인사와 경내에는 1995년 12월 9일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세계적인 자랑거리, 국보32호 팔만대장경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전부터 가야산은 합천 해인사와 함께 대명사적으로 합천 가야산이라고 칭하여져 왔는데 어느날부터 이 가야산 정상인
우두봉(일명 상왕봉)이 정상이 아니고 인근의 성주땅 칠불봉이 정상이라는 주장이 제기 된 것입니다.


합천땅 우두봉과 성주땅 칠불봉은 그 거리가 약 250m정도 떨어져 있으며 이곳에서 보면 저곳이 높아 보이고 저곳에서 보면
이곳이 높아 보이는 착시현상을 그동안 가져 왔었습니다.(아래 사진 참고 )
이에 성주군에서는 정확한 정상을 알아 보기 위하여 자체적으로 측량을 실시하여 보니 칠불봉이 상왕봉 보다 높은 것으로 나와
이를 검증 하기 위하여 국립지리원에 공식적으로 실측조사를 의뢰했으며 국립지리원의 측정 결과 칠불봉이 상왕봉이라 칭하는
우두봉(해발1,430m)보다 약 3m가 높은 1,433m라고 공식 발표 하였습니다.


말하자면 졸지에 합천이 가야산 정상을 성주에 빼앗긴 형국이 된 것입니다.
지금도 우두봉(상왕봉) 정상의 표시석에는 1,430m로 되어 있고 칠불봉 정상에는 1,433m로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곳 가야산 정상을 오르는 사람들은 이전의 우두봉 정상을 생각하고 올랐다가 또 다른 정상인 칠불봉이 있다는 것을 알고
피곤한 뒷다리를 끌며 250m떨어진 칠불봉을 올라야 마음이 개운하여 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찌 되었건 이런 세속적인 다툼이 있거나 말거나 합천 또는 성주 가야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묵직하게 자리하여 있고
해인사 목탁 소리는 오늘도 청량하게 울려 퍼집니다.

가야산 우두봉(상왕봉)입니다.
꽃피는 계절에 가야산에 오르면 아무것도 볼것이 없지만 그래도 꽃따라 북적대는 여느 산과 달리 한적하게 오르는 재미는 참 좋습니다.
정상에는 거의 암석으로 되어 있고 그늘이 전혀 없습니다. 여름 산행에는 참고 하셔야 합니다.



다른 곳에는 진달래 다 지고 철쭉이 마구 피어나는데 이곳 봉우리에는 아직 소담스럽게 진달래가 방긋 맞아 주고 있습니다.

산정무한(山情無限)이네요 ...

아래 사진 4장은 위에서 설명드린 우두봉과 칠불봉의 풍경입니다. 우두봉은 합천땅, 칠불봉은 성주땅.

우두봉에서 쳐다본 칠불봉입니다.

가까이 당겨 본 모습이구요. 새로이 등장한 정상이지요. 성주땅 칠불봉은 1,433m입니다.

다시 칠불봉에서 바라본 우두봉입니다.

당겨서 바라본 모습이구요.
이곳(칠불봉)에서 보면 저곳(우두봉)이 높아 보이고 저곳(우두봉)에서 보면 이곳(칠불봉)이 높아 보이지만
이전에는 저곳 우두봉이 대장 노릇을 하다가 어느날 정상 자리를 칠불봉에 빼았게 버렸습니다.

단체 산행객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흔적이라 해야 하나요. 추억이라 해야 하나요..





산자락에 묻혀 사는 촌락의 풍경이 곡선의 산길들과 함께 아름답습니다.
비록 그곳에 기대어 사는 이들 한테는 그렇지 못할 것 같지만요.



가야산과 수도산 능선입니다.
우리나라 유명한 종주 코스중에 하나이지요.
당일로는 빡빡하고 일박은 무난하나 산꾼의 자존심으로 굳이 당일치기를 많이 합니다.
겨울과 여름은 힘들고 가을철 종주가 무난합니다. 잡목이 많기 때문입니다.
주로 수도산 수도사에서 시작을 하고 해인사로 마무리 합니다. 대략 30km 가까이 되고 12~15시간 잡으시면 됩니다.





부처님 오신날.. 해인사에는 자비의 연등이 가득 합니다.
속세의 물때를 속일 수가 없어 수만개의 연등을 보며 저거이 하나에 5만원이면 도데체 모두 얼마일까?..
하는 씰데없는 계산을 하여 봅니다.





대장경판을 보관하여 둔 장경판전 건물입니다. 내부에는 사진촬영 금지 구역이라 이곳 입구 사진만 올려 봅니다.



스님들의 수행처.. 궁금한 곳입니다.. 무얼하고 계시나..

홍류동 계곡. 신라의 대학자 고운(孤雲) 최치원 선생께서 신선이 되어진 곳입니다.


빠져 나간 수분 보충 ... 어흐흐흫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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