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빛은 이제 녹음(綠陰)으로 물들고..
우리나라 산 이름에는 팔(八)이라는 글자로 시작하는 산이 많은것 같습니다.
팔각산(八角山), 팔공산(八公山), 팔영산(八影山), 그리고 팔봉산(八峰山)..
팔공산이란 同名異山도 두군데 있지만 팔봉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도 강원도 홍천에도 있고 이번에 다녀온
충남 서산에도 있습니다..
이 두 팔봉산은 재미있습니다.
둘다 아기자기한 봉우리 갯수로 이름이 지어졌는데 둘 다 2봉부터 산행이 됩니다.
홍천 팔봉산은 2봉이 대장(정상)이고 3봉부터 높이가 낮아집니다. 반면에 서산 팔봉산은 3봉이 대장입니다.
강원도 깊은 산골에 있는 팔봉산은 높이가 309m밖에 안되는 반면, 바닷가에 바짝 붙어 있는 서산 팔봉산은 오히려
그보다 높은 361m나 됩니다.
서산의 자랑거리인 팔봉산은 총 산행시간이 2~3시간 정도... 발 빠른 사람은 그보다 휠씬 적게 걸릴 것 같습니다.
산행시간이 적기 때문에 뒷풀이로 인근의 바닷가 여행을 충분히 할 시간이 생기는 곳입니다.
이번 산행은 아내와 같이 하였는데 아내의 속셈은 아무래도 서천 마량포구에서 열리고 있는 광어축제에 있는듯 하여
산행은 부리나케 마무리 하고 1시간 반을 달려 마량포구로 갔습니다.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마량포구는 사람으로 인산인해.
활어 싱싱한 것.. 1kg에 12,000원으로 놀라운 가격입니다. 요리하여 주는 곳은 물론 이것보다 휠씬 더 비쌉니다.
어른 머리만한 것 두세마리를 5~6만원에 살 수 있으니 그야말로 공짜 같은 느낌.
다만 이걸 횟감으로 만들어 주는데는 추가비용이 들어 가네요..
광어가 뭍으로 올라와서 이런 행사장에 도달 하기까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는지 좀 질기다는 느낌.
뭐든지 싸다고 좋은 것은 아닌듯 합니다.
얼마전까지만 하여도 산들이 우중충한 빛깔로 맵시가 없었는데 이제부터는 산뜻한 초록색으로 변신한 산빛을 대하니
마음까지 상쾌하여 지는 것 같습니다.
꽃 계절도 지나고 약간 더워지는 이런 시기에는 산행인파가 급속히 줄어 드는데 사실 산에 들어가보면
등산로가 그늘로 가려 햇빛에 노출되는 횟수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런 조용한 계절에 싱그러운 산에 가셔서
내일의 기운을 충전 하시는 것도 멋진 휴일나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상과 위의 바위봉 사이 약간 꺼진 안부에는 아이스케끼장수가 더운 날씨로 신바람이 나 있었습니다.
다시 건너와 바위봉에서 넘겨다 보는 정상입니다.
하산지점.. 이런 곳을 그냥 지니치지 못하는 아내가 괜시리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할머니, 이 마늘쫑 얼마에요?
2000원이여~
이것 맛있나요?
그럼, 육종마늘 순이라 아주 맛있져..
우리 집(시댁)에도 마늘 좀 놓았습니다.
육종이여?
잘 모르겠는데요.
그건 모두 가짜여. 중공산이여..
중공산요?
그라머. 모두 가짜지...
넋나간 듯 멍하니 구경..
연말 묵은 해의 먼지를 마지막 해와 함께 바닷속에 잠그고 다음날 같은 자리에서 새로운 희망을 일출을 맞을 수 있는 곳입니다.
마량포구의 바다는 자칫 동해바다로 착각 할 것처럼 맑았습니다. 낚시 하시는 분도 많구요.
축제로 잠시 붐비지만 평소에는 조용하고 한적한 포구일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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