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심사는 유홍준 교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너무나 많이 알려진 절이 아닐까 합니다.
유교수의 글은 누구나 이 절에 대한 동경심을 일으키게 만들어 답사기 1권의 중간쯤에 나오는 이곳 서산지방의 여행기에서 나는 늘 막연한 친밀감으로 이곳을 그리고 있었으니까요?
더군다나 임란때 전혀 피해를 입지 않는 절집이라 하여 왜 넘의 손때를 타지 않는 곳이라 더욱 그리움이 앞서는 곳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생각보다는 절이 크지는 않지만 아담하고 고스런 분위기가 참으로 맘에 닿는 절이었습니다.
개심사의 내력에 대한 설명글은 법보신문에 자세한 내용이 올라와 져 있어 인용하였습니다.
소나무 숲 그늘을 따라 천천히 걸으니 돌계단이 시작된 곳서 비석 2개와 마주했다. 세심동(洗心洞)과 개심사(開心寺)다. ‘마음 씻는 골짜기’와 ‘마음 여는 절’이라니. 108 돌계단 앞 비석 2개가 일주문 같다. 마음 여는 절이 상왕산 골짜기에 자리 잡았으니 때 묻은 마음 잘 씻고 가란 얘기일 게다.
선사가 깨달음을 얻은 뒤 이곳에서 더욱 마음을 갈고 닦았다고 했다. 특히 만공, 혜월, 수월 스님 등 경허선사 세 수법제자 가운데 둘째였던 혜월 스님이 개심사서 인가를 받았다. 혜월 스님은 정혜사를 찾은 경허선사의 법문이 화두가 돼 인연을 맺었다. 형체 없는 붉은 사람이 항상 눈, 코, 귀, 입을 통해 들락날락 한다는 선사 법문이 마음에 벼락을 친 게다. 지게를 하거나 밥을 지을 때, 밭을 갈면서도 그 말씀이 떠나지 않았다.
1주일이 지나 홀로 짚신을 삼다 뭔가 깨달음이 있어 그 길로 개심사에 머물던 선사를 찾아 경계를 점검 받았다. “스님, 관음보살이 북으로 향한 뜻이 무엇입니까”하고 대차게 물었다. 그러자 선사는 졸고 있던 눈을 뜨지도 않은 채 “그것말고, 또”라 일렀다. 잠시 뒤 눈 뜨고 문 밖을 보자, 혜월 스님이 묵묵히 주먹 하나를 높이 들고 서 있었다. 그제야 선사는 “들어와 앉으라”며 제자로 받아들였다. 그로부터 4~5년 뒤 선사는 혜월 스님을 수법제자로 인정하고 전법게를 내렸다고 한다.
▲참회 없이 감히 맘 부릴 수 없다. 명부전 금강역사와 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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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사를 찾아 가면서 지나는 길목의 동네
운산명 소재지..
이곳에는 강약방이 있습니다.
강약방의 밤
운산면의 운곡 삼거리에 있는 약방이 정겹습니다.
오래 전 시골 면 단위의 의료지원시설로 허가해 준 약방..
이제는 더 허가가 되지 않아 남아 있는 곳이 마지막으로 운영이 되는 명칭입니다.
약국과는 달리 조제처방은 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하구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이름입니다.
강약방의 낮
소를 키우는 더 넓은 초지가 양켠 길 옆으로 이어집니다.
개심사는 차로 오를 수도 있는데 조금 오르다 보니 출입금지 '주지백'이 보여 차를 버리고 차도로 걸어 올랐습니다.
홍송이 파란 하늘과 너무 어울러지구요.
개심사 도착
연못과 연못 위에 제 철에 한창 꽃을 피우는 배롱나무 백일홍의 자태가 곱습니다.
개심사에 들려 이런저런 지식을 가지지 못하여 여러가지 감탄사만 내 뱉고 말았지만 그 중 가장 돋보이는 건 기둥입니다.
이렇게 비툴어진 모습으로 1300년을 버티고 서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나요?
범종각의 기둥부터 예사롭지가 않네요.
절은 여느절과 마찬가지로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좌 우 부속 절집이 배치되어 있는데 그 중 대웅보전이 가장 돋보입니다.
대웅전 좌측의 심검당
심검당으로 이어지는 부속건물의 기둥이 이 절의 뽀인트 같습니다.
아래에 별도 설명..
설선당
흰색 현판에 푸른색으로 쓴 글씨가 이채롭습니다.
대웅전 앞에는 높다란 철봉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건 괘불을 거는 틀로서 초파일이나 백중, 불가의 큰 행사나 대법회 때 걸개그림을 걸 수 있는 장치입니다.
설선당의 아래채 기둥을 눈여겨 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엄청나게 큰 나무 기둥을 있는 그대로 사용하였는데 이곳 개심사는 이곳저곳 숨은그림찾기 식으로 이런 커다란 나무기둥들이 많습니다.
개심사 오르는 길 가에 있는 신창제란 저수지
풍경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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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늘 건성 건성 다녀서..ㅋㅋ
두가님의 자세한 설명으로 다시 다녀 온 기분이 듭니다 (^.^)
잘 보고 갑니다 ~~
참 가 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나름 운치와 멋이 가득한 절집이었구요.
다만 시간이 촉박하여 제대로 찬찬히 느긋하게 둘러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개심사...^^
멋집니다...
(여기도 가봐야 할텐데..... 에휴 ... ㅎㅎㅎ)
소리님,..
너무 반갑습니다.
서산여행은 모둠으로 묶어 시간내어 한번 둘러 보시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마음을 여는 절.... 어감과 전혀 다른 뜻이....^^*
두가님의 이번 서산여행은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코스로 다녀오셨나봅니다.
나무의 생김을 최대한 존중하여 곳곳에 재미난 기둥을 만든 그옛날 개심사 건축가의 유머와 해학 그리고 지혜가 돋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한여름의 사찰 순례도 의미가 있어보입니다.
예, 하마님. 개심사 심검당의 기둥보고 엄청 놀랐답니다.
어떻게 절의 부속건물에 이처럼 자연미를 살린 기둥을 세울 생각을 하였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요.
하마님의 말씀대로 우리나라 옛 유적여행이라는 것이 거의 사찰여행이라 나름 편견스런 모습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그 곳도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가 묻어 있는 곳이라 어느곳을 둘러봐도 늘 반가움으로 다가 옵니다.
어느날..
제수님과 함께 한번 나들길 계획을 만들어 보시길 권하여 드립니다..^^
설명대로 나무기둥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용해 건축을 한걸 보니 진짜 감탄이 나옵니다.
象王山開心寺라고 쓴 서체도 어쩜 저렇게 모던할수있나.....하는 생각도 들고요.
글구 약방......ㅎㅎ 또 아련해집니다.
개심사의 옛 기둥들을 어루만지니 참으로 와 닿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수백년의 세월을 흘러보내며 버티고 서 있는 기둥의 세월 흔적에서 잠시나마 타임머신을 타고있는듯한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오래전 제 고모부가 시골에서 약방을 운영했는데 참으로 정겨운 이름으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지금의 약방들은 이제 시대의 마지막 유산으로 남아지고 있네요.
더 이상 허가가 나지 않는 것이라 누군가 우리나라의 마지막 약방으로 남겨지겠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