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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천하몽돌해수욕장에서 보낸 조용하고 알찬 여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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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다(休)는 것이 나무(木)그늘에 사람(人)이 기대있는 형국이니 무더운 여름 절정기에 잠시 집을 떠나 휴가라는 이름으로 더위를 피한다는 말의 첫 글자로 손색이 없습니다. 하지만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는 말도 있듯이 집을 나서는 그 순간부터 고생길이 시작 되는데 특히 저 같이 베낭이나 텐트를 들고 다니는 캠핑족들은 더욱 더 그러합니다.


그래도 여행은 늘 즐거운 것..

이런걸 사서 고생한다고 하는데 즐거운 휴가를 맞아 집을 나서는 그 순간부터 일단은 모든 잡념과 스트레스를 버리고 가장 기본적인 단순생활... 때 되면 먹고 해 지면 자고 하는 일상을 즐겨 보는 것입니다.





올해는 남해로 떠났습니다.

조용한 무인도를 택해 몇일 쉬어 오려 했지만 이곳 남해의 무인도는 사실 거의 국립공원에 속해져 있어 입도가 불법이라 사람이 그리 많이 살지 않는 섬으로 택했습니다.




창선대교라고도하고 삼천표대교라고도 하는 이 다리의 공식명칭은 창선·삼천포대교(昌善·三千浦大橋)입니다.

이전에는 진교를 거쳐 남해대교를 통하여 남해섬으로 들어갔지만 요즘은 거의 삼천표를 경유하여 이 아름다운 다리를 통과하여 남해섬으로 들어 갑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삼천표와 남해섬을 연결하는 이 다리는 총 다섯개의 교량으로 되어 있는데 그 운치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길에도 포함이 되어 있는 곳이구요.

국도 3호선과 77호선의 통과구간으로서 이 다리로 인하여 남해섬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무척 단축이 되어 졌습니다.

또한 삼천포항이나 삼천포 어시장이 이 다리로 인하여 무척이나 활성화 되었습니다. 

이전에 삼천포는 별도의 자치시로서 삼천포시로 되어 있었으나 이제는 사천시와 통합이 되어 사천시의 주요 도시로 되어 있는 곳입니다.




휴가지로 택한 노도입니다.

사진으로 보이는 섬이 노도입니다.

사씨남정기와 구운몽으로 알려진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이기도 한 곳입니다.

좌측에 보이는 동네가 벽련마을인데 노도를 들어 갈려면 벽련마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합니다.

노도와 벽련마을을 왕래하는 여객선은 흔히 내륙의 벽촌에 운행되는 마을버스와 같이 남해군에서 도서주민을 위하여 운영하는 도선입니다.


암튼 이 노도에 들어가니 여러가지 문제가 닥쳤습니다.

일단 텐트를 칠 장소가 마땅찮습니다. 섬은 뱅 둘러 갯바위로 되어 있고 대략 공간이래야 방파제 앞에 포장이 된 도로가 약간 있는데 이게 전부입니다. 그 외에는 모두 경사지라 야영이 불가능합니다.


일단 포장된 자리위에 찌는듯한 태양볕 아래 텐트를 치고 타프를 치고 암튼 생고생을 하며 그늘을 만들었습니다.

그 다음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같이 멍청하게 이 섬에 휴가를 들어 온 팀이 한 팀이 더 있었는데 글쎄 물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물이 한 곳 있는데 위낙의 가뭄으로 바짝 말라 버렸습니다.



노도에서 건너다 본 백련마을


식수는 준비를 해 와서 괜찮다고 하지만 바닷물에라도 들어갔다가 나오면 씻어야되는데 이런 물이 없습니다.

마을은 방파제에서 조금 올라간 지역에 뛰엄뛰엄 한 집씩 있는데 그곳까지 올라가서 씻을 물을 구할 수는 없는 노릇...



노도와 벽련마을을 오가는 여객선인 노도호. 하루에 4회 왕복 운행합니다.


일단은 노도를 탈출하기로 하였습니다.

다시 무더위 한낮의 태양아래 장비를 걷고 철수를 하였습니다.

거의 용달차 반트럭 정도되는 짐을 배에 실고 내리고 설치하고 걷고 하는 일에 온 몸은 녹초가 되었구요.

그 다음 행선지로 택한 곳이 남해천하마을 몽돌해수욕장입니다.



도로를 달리면서 내려다 본 상주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인 상주은모래비치


노도에서 나와서 천하마을 몽돌해수욕장으로 향하는 길은 차로 약 20여분 거리.

지금부터의 이야기는 천하마을몽돌해수욕장입니다.


남해에는 여러곳의 유명한 해수욕장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곳이 상주은모래비치와 송정솔바람해변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모래로 되어 있는 곳인데 이곳 천하몽돌해수욕장은 크고작은 몽돌로 되어 있습니다.

규모가 작고 도로변에서 내려다 보이지 않아 꼭 아는 사람만 찾는 조용한 해변인데 시설이 알차고 바닷물이 깨끗하여 해마다 찾는 사람들이 많은 곳입니다.




위치는 위의 지도와 같이 3번과 19번 국도가 지나는 국도변 아래 해변에 위차하여 있습니다.

다른곳과는 달리 전방의 수평선이 살아 있는 곳입니다.

따라서 태풍이 오거나 큰 파도가 밀려 오면 그 위용이 그대로 해변까지 밀려 들어와 이전에는 가끔 큰 피해가 있었다고 합니다.




삼천포에서 창선대교를 건너 19번국도를 고불고불 달려서 남해섬으로 들어가다보면 미조를 지나 위와 같은 마을에 다다르게 되는데 이곳이 천하몽돌해수욕장의 입구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본 해수욕장 풍경인데 너무 한적하네요.



천하마을입니다.

천하(川下).. 물아래마을입니다.

총 38가구가 거주하는데 지금은 거의 연세많은 노인들이 많습니다.



썰물이 되어 물이 빠져나간 해수욕장의 풍경입니다.

바로 앞에는 큰 돌들이 많은데 앞쪽으로는 작은 몽돌로 되어 있는 해수욕장입니다.

좌측은 오래된 느티나무 숲이라 그 그늘에 텐트를 치면 됩니다.

텐트자리에는 나무로 된 데크가 마련되어 있고 사용료는 1박에 30,000원인데 세면대와 수세식 화장실, 그리고 샤워실은 모두 무료입니다. 전기도 가까이 설치되어 있어 휴대폰 충전도 가능하고 조금 욕심을 낸다면 전기기기를 사용할 수도 있는 곳입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천하몽돌해수욕장의 풍경입니다.

숲그늘이 위낙에 좋아 사람들이 물에 그리 많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몽돌해수욕장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지저분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텐트 주위도 깨끗하고 숲그늘 주변도 깨끗하고 화장실도 깨끗합니다.

이와 대비하여 모래로 된 해수욕장은 온통 모래가 묻혀다녀서...




위낙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올해부터는 야영시설도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 운영하고 여러가지 편의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이 조용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위 사진과 같이 사람들이 물에 많이 붐빈대야 이 정도입니다.



천하몽돌해수욕장의 몽돌은 보석입니다.

정말 하나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석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해변가에는 이 몽돌의 유출을 금지하는 경고판이 붙어 있습니다.



앞쪽으로 뻥 뚫린 태평양의 바다.

저곳으로 큰 파도가 밀려와서 피해를 입은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마을에서는 도저히 방파제를 설치할 수가 없다고 하구요.



유희와 일..


휴가를 즐기러 이곳에 온 이들과 생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맞물린 장면입니다.

좌측의 배 두척은 멸치잡이 배입니다.

한시간 정도 이렇게 두척이 바다를 빙빙 돌면서 몇치를 몰이 합니다.

그 다음 그물을 내려 멸치를 잡는 것입니다.


그 앞으로 송정해수욕장에 피서를 온 이들이 바나나보트를 타고 신나게 내 달리고 있네요.





위 사진과 같은 풍경입니다.

멸치잡이 배들은 저렇게 하여 한참이나 멸치몰이를 한답니다.



이곳에 머물고 있을때 대략 오전 11시쯤에서 오후 1시쯤까지 물이 빠져 나가기 시작 하는데 바위들이 많이 들어나 사람들이 여러가지 해산물채취를 하기도 합니다.

저도 성게를 몇마리 잡아 까 먹기도 하였답니다.



이곳 천하몽돌해수욕장 숲에는 이렇게 기막히게 생긴 느티나무가 한그루 있는데 속이 텅 비어 있습니다.

제가 이제까지 많은 느티나무를 봐 왔지만 이렇게 속이 텅 빈 느티나무는 처음 봤습니다.

울부 몰지각한 피서객이 밤중에 떨어져 있는 화장실을 가기 싫어 이곳에서 쉬야를 하는 이들이 있다고 하고 또 어슬픈 커플이 애정행각을 하기도 한답니다.

아무튼 이 나무는 정말 오랫동안 잘 보호를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책을 한권 봤습니다.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너무 유명한 책이지만 아직 읽지 못하여 이번에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는 버릇을 버린지 오래되어서인지 처음에는 진도가 참 나가지 않았습니다만 얼마쯤 페이지를 넘기니 머리속에 마술같은 글귀들이 채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모두께 꼭 한번 읽어 보기를 귄하고 싶은 책입니다.




하루의 일과는 놀고.. 먹고..

너무 단순한 하루들..

그리고 저녁이 되면 마시고..


이곳저곳에서 찾아 온 지인들과..

친구의 친구와..


그리고 옆집에 이사 온... 나를 오라버니라고 부르며 밤새 인생이야기, 넏두리를 하며 눈물을 훔치며, 주거니 받거니 마시고..

그렇게 술을 엄청나게 마신 휴가..




낮은 덥지만 그래도 바람이 불어 그늘은 늘 시원한 천하몽돌해수욕장.

집에서는 늘 밤에 불면을 갖고 살았지만 이곳에서는 아침까지 죽은듯이 매일 자고..




여름의 추억만들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고 그렇게 더운 여름은 새로움에 치장이 되어 묻혀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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