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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중국 황제도 머리를 숙인 천하 제일의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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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동성 태안(泰安, 타이안)에 있는 태산(泰山,타이산)은 높이가 1,535m(옥황봉,玉皇峰)으로서 중국의 여타 유명산에 비하여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산이자 신령스런 산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라는 양사언의 시조로 친숙한 이곳 태산은 중국의 5대 명산(5악,五岳)중 으뜸으로서 산에서 품어져 나오는 기(氣)가 유명하여 일찌기 소원을 빌러 오는 수많은 중국인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비단 중국인들뿐 아니라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장래 더 큰 포부를 열기 위하여 이곳을 찾는 이들이 있다고 하구요.

위에 예를 든 양사언의 태산가 말고도 우리에게는 중국의 태산이 들어가는 재미있는 말들이 많은데 '걱정이 태산' '갈수록 태산' '티끌모아 태산' '태산명동에 서일필' 등등 ..

조금 쪽(ㅎ) 팔리는 일이 있었는데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에 나오는 명동이 서울의 명동처럼 동네 이름인줄 알고 일전에 중국에서 가이드한테 태산의 명동이 어디쯤인가 하고 물었다는..ㅎㅎ

암튼 태산은 일찌기 세계문화유산과 자연유산으로 지정이 될 만큼 유서가 깊은 곳인데 일찌기 중국의 황제들이 올라서 신에게 태평성대의 제를 올리며 머리를 숙이는 곳이라 지금도 엄청난 인파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가히 엄숙한 신의 영토인 태산은 그 유명세와는 달리 누구나 쉽사리 오를 수 있습니다.
샤틀버스와 케이블카를 번갈아 타고 내려서 빼닥구두를 신고도 20~30여분이면 정상에 도달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산 정상부는 온통 제를 올리는 궁들로 가득차 있는데 외래객의 눈으로는 신기하게 보이지만 이곳을 찾은 중국인들은 나름대로 엄숙하게 절을  하고 빌고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가장 많이 준비한 것은 불꽃놀이 할때 쓰이는 폭죽같이 생긴 향.. 이걸 피우는 연기가 산 정상부에 가득 할 정도로 정말 제 눈에는 육이오는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일단 산(山)을 찾아 오른 산꾼의 입장으로서 케이블카로 올라 낼름 케이블카로 내려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 하산은 등산로를 이용하였습니다.
아래 지도에서 그나마 코스가 짧은 C코스를 이용하였는데 내려가는데 걸리는 시간만 2~3시간 정도...
그것도 모두 돌계단길..


전날 청도의 노산에 올라 계단길에 질렸는데 이곳에서는 그곳보다 휠씬 더 심합니다.

대구 갓바위가 돌계단으로 유명한데 갓바위 다섯번 정도 왕복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암튼 지리지리한 돌계단입니다.
온 등산로를 모두 돌계단으로 치장을 한 중국인들도 놀랍구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곳 태산은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하루 종일 둘러보고 싶은 곳입니다.
정상부의 여러 유적지도 찬찬히 둘러보고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이나 이야기도 새기고..

일본에 가면 본 받을 점이 많은데 중국에서는 느끼는 점이 많습니다.
몇 년 전만하여도 한참이나 뒤쳐져서 우리가 조금 앞서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제는 발 뒷꿈치를 밟히는 느낌을 받습니다.
정신 못 차리고 조금만 헤매이면 추월 당하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강화도에서 인조가 청나라의 침입에 결국 굴복하여 중국과 군신(君臣)의 관계로 추락한 역사를 잊지는 말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호텔에서 내다 본 풍경입니다.

허름한 낡은 집들도 많지만 엄청난 규모의 공사장이나 초대형 아파트들도 많이 세워져 있습니다.

바로 앞의 낡은 아파트들은 흡사 북한의 풍경을 보는듯 하구요.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큰 파노라마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태산으로 이동하는 버스안에서 찍은 출근길 풍경입니다.

충전하여 타는 전동오토바이가 대세입니다.

도로 가장자리로는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통행할 수 있도록 가드레일을 설치하여 따로 차선을 만들어 둔 곳이 많습니다.



이리저리 뒤엉키는 사거리 같지만 묘하게도 나름대로 요리조리 잘 피하여 부딫히는 경우는 없네요.


중국에서는 과속이라는 것이 거의 업습니다.

차들도 대개 정속주행.

고속도로를 달려도 시속 100km이면 딱 그 속도를 지킵니다.

한적한 도심 외곽에서도 시속 60km라고 되어 있으면 60km..

승질머리 급한 우리가 볼때는 답답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정말 잘 지키는 중국..


과속하여 단속이 되면 우리와 달리 벌금이 아니고 먼허가 취소되거나 상당기간 동안 정지가 된다고 하니 아마도 그 영향도 있겠지만은 중국인 특유의 느긋함도 운전성향에 반영이 되는듯 합니다.



멀리 태산이 보입니다.

출근길이라 차가 조금 밀리는 편...



태산 입구에 도착.

디테일한 조각품들이 이곳저곳에 많습니다.



"홍보의 티켓, 버스티켓, 가격 전에 타잔 티켓보기"


한국여행객들이 참 많이도 찾는 중국인데 우리 안내글이 이곳저곳에 엉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냥 구글번역으로 마구 써 붙인듯 하네요.

출구는 '수출'이라고 써져 있구요.

이걸 보고 있으니 살짝 자존심이 상하더이다.

무시하능가??



샤틀버스 내려서 케이블카 타러 올라가는 길입니다.

사람들 엄청 많습니다.



길가에는 폭죽처럼 생긴 향을 파는 가게가 나열해 있는데 모두 등짐 귀퉁이나 손에는 모두 저걸 들고 있습니다.



매표소 입구에 이런 나무가 눈이 뜨이네요..

무거운 추는 왜 매달아 둥겨??



케이블카 상승 중..



지난번 장가계 천문산 케이블카에서 너무 쫄아 이곳 케이블카에서는 무덤덤하네요.



케이블카 오르면서 내려다 본 태안시



여러가지 궁들이 보여 집니다.

이길을 천가(天佳)라고 하는데 하늘길이라는 의미입니다.

우측으로 걸어 올라가는 계단길이 보여 집니다.

황제의 길이라고 하는 1,600개의 계단길입니다.

대구 갓바위 계단이 1,365개인데 이곳은 저 한 곳의 계단만 그정도 되니 온 산의 계단은 상상을 초월 합니다.






태산에서 조망되는 태안시

우리나라 요즘 가을과 비슷하게 이곳도 뿌연날이 많은 것 같습니다.

'파란 가을 하늘'은 이제 옛말..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큰 파노라마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러곳의 석문이나 궁을 통과하는데 어딜가나 향불이 진동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기 위해 모여드니 향을 피우는 사람들이 분잡하여 관리하는 이들이 상당히 재촉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완장의 위세가 돋보이는 장면...



카리쓰마가 유달리 눈에 뜨이는 선글라스맨.

쟈가 입고 있는 옷이 너무 맘에 들어 한벌 사 오려다 무장공비로 오인받을까봐 포기...



기니긴 도로를 따라 걸어 올라오는 중국인 탐방객들..



윗쪽으로 여러 궁들이 보여 집니다.



태산이라는 글귀가 보이면 무조건 기념촬영.



중국인들은 시멘트를 무척 싫어 한다는 느낌.

그대신 그걸 대신하여 모두 돌로 만들었습니다.

바닥에 깔린 돌 조각들을 아귀를 잘 맞춰 놓은 것이 인상적입니다.



향에 불을 붙이고 빌고.. 던져 넣고 .. 물러나고..

그 다음 사람도 똑 같이.. 던져 넣은 향을 태우는 불꽃이 큰 화로가 되어져 있습니다.



이런저런 궁들이 많은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여유롭게 천천히 한 번 더 둘러 보며 의미와 느낌을 제대로 알아야 겠습니다.

위 사진은 벽화사라는 도교사원인데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고 있습니다.



이곳 지붕 가장자리에는 모두 저런 동선 비슷한 줄로 장식이 되어 있는데 도통 용도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정상부로 조금 더 올라가면 이런 거대한 석벽을 만나는데 석면에 온통 글귀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당마애(唐摩崖)라고 하는 곳인데 이곳에서 가장 눈에 뜨이는 것은 맨 우측에 있는 기태산명(記泰山銘)이란 글귀.

당나라 헌종이 썼다고 하는데 총 1,000자의 글자로서 태산을 칭송하고 당나라 안위를 비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합니다.

(아래 큰 사진)



당나라 헌종의 기태산명 비.

누가 번역 좀 해 줘요.ㅎㅎ


이곳에서 약 5분 정도만 더 올라가면 오악독존(五嶽獨尊)이란 돌비석이 우측에 세워져 있는데 태산의 정상석으로 위낙에 많은 기념촬영인파로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중국 동방의 신(神)인 청제의 불상이 모셔져 있는 청제궁.

위의 이 분이 우측 계단으로 앞질러 올라 가려고 하는 이들을 무조껀 청제궁으로 안내 합니다.



청제궁 내부



빙빙 돌면서 이걸 손으로 쓰다듬는데 저도 무심결에 낑겨서 빙빙 돌았습니다.

맘에 드는 글귀를 어루 만지며 돌았는데 복채를 넣는다는걸 깜빡 잊었네요.

아마 무효가 될 것 같습니다.ㅎ



이런저런 동상들이 많은데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동상 옆에는 항상 관리원이 서 있습니다.



연기와 왁자지껄이 어울려 그야말로 난리법석입니다.



그 와중에 소외된 분도 계시구요.



향을 태우는 연기가 온 산에 가득 하네요.



비각의 전체에 글자가 하나도 없다고 하여 무자비.

한나라 한무제때 세운 것이라 합니다.

제사를 지내는 장소라고 되어 있구요.



99%의 중국인과 1%의 외지인이 한데 어울려 있지만 외지인은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인은...



또 다른 궁 안으로 들어 가 봅니다.



열쇠가 엄청납니다.



소소한 돈벌이 장면도 우리랑 비슷하구요.



바로 곁에서는 이름을 새겨 주면서 열쇠를 팔기도 합니다.

비싸네요.



궁들을 지나 산 정상부에 올라와 내려다 본 풍경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큰 파노라마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니와 그녀의 추억 만들기






이제 하산길입니다.

하산은 맨 위의 지도에서 표시된 C 코스입니다.



태산에서 조망되는 풍경인데 날씨가 쾌청하여 조망이 트인다면 매우 아름다운 장면이 보여질것 같습니다.



하신길에는 이런 바위산이 늘 함께 합니다.

사진상으로는 규모가 나타나지 않습니다만 매우 장대합니다.





하산길 내내 함께한 우람한 바위봉은 보는 각도에 따라 그 모양이 다양합니다.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 아쉬움이....



길고 긴 하산길..

정장 3시간 정도를 돌계단으로만 내려갑니다.



승질머리 급하여 좀 빨리 내려가겠다고 뛰어 내려가면 그 다음날 무릅 작살 나는건 틀림없이 보장 합니다.










하산길에서 되돌아 본 태산의 위용

가뭄의 영향인지 계곡에 물은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큰 파노라마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용척이라고도 하고 잉어등이라고도 하는 거대한 바위

바위 표면에 여러가지 줄무늬가 새겨져 있어 그런 명칭이 붙어진듯 합니다.

슬랩으로 바위타기 하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자연석을 깍아 계단길로 만들어 두었네요.









거의 하산이 마무리 되는 지점..

이제 가끔 '점빵'도 나타납니다.



천자폭.

높이가 천자나 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평소 물이 없을때는 별볼일 없지만 비만 왔다하면 그야말로 천하의 장관이 연출 될 것 같습니다.



규모가 상당히 큰 점빵도 지나고...



늦은 점심시간..

대개 중국에서의 오찬은 이런 식입니다.

조금씩 먹다보면 반찬이 계속 이어져 나오는데 한국 관광객들의 식단에는 향료를 거의 쓰지 않아 먹을만 합니다.



식당가에서 올려다 본 태산.



泰山(태산)이 놉다 하되 하날 아래 뫼히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理(리) 업건마는

사라미 제 아니 오르고 뫼흘 놉다 하나니


....................


재미로...

지역별 버전으로 번역한 태산가도 보시면서...


경상도
태산이 높따커모 지 얼마마이 높을끼고 하늘 아래 쬐껜한 뫼 아이가 그자
올라가고 또 올라가모 몬 올라간 문디 자슥 어딨겠노 말이다
사람들은 지는 올라가보도 안하고 뫼만 높다카이 아 참말 죽을 지경이라.
 
 
전라도
태산이 높다 하건들 진장 지가 월메나 높을 것이여 잉. 하늘 아랜 쪼가만 뫼여
아 올라가고 또 올라가면 못 올라갈 놈이 어딨겄어
아 뫼만 잔뜩 높다고 하는디 환장하겠당께 참말로.
 
 
충청도
태산이 높으면 지가 월매나 높데유 하늘 아래 작어믄 뫼 아니건는게벼
올러가고 또 올러가면 못 올러갈 놈이 워디 있건디유
사람들은 올러 보지도 안쿠서 뫼만 높다고 하는디 엄청 답답허구먼유
 
 
평안도

태산이 높다문 거 제시따우레 얼마나 높갔어. 하늘 아래 죄시꺼만 뫼디 거저
올라가구 설라무네 저 거시카니 올라가문 아, 거, 못 올라갈 놈이 어드메 있갔어 고럼.
사람들은 말이야 거저 올라 갈라구 넘은 티디않고 뫼만 높디 기러는데 야 이거 정말 죽갔구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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