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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의령 부잣길 - 부자가 되고 싶은 욕심을 살짝 가지고 걷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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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생각해보면 부자가 되고 싶다는 것은 조금 사치스러울수도 있습니다.
일단 건강해야 부자되기도 소망 할 수 있고 부자의 개념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라 조금 가지면 더 많이 가지고 싶은 것이 사람의 욕심이라 어느 정도가 부자의 지위인지 가늠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자라는 것은 건강보다는 한 단계 낮은 소망 수위로서 한껏 욕심을 내기 보다는 남한테 돈 빌리지 않고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살아 갈 수 있을 정도만 되면 더할 나위 없는 부자의 단계가 아닐까 생각을 하여 봅니다.   


자자체에서 조성한 여러곳의 걷기길 중 스토리텔링에 의하여 만들어진 걷기길이 많은데 그 중 경남 의령에 있는 부잣길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곳 부잣길이 있는 의령군 앞의 남강에는 솥바위라는 묘하게 생긴 바위가 강 위에 솟아 있는데 예로부터 재물을 뜻하는 솥바위 인근 20리내에서 세명의 갑부가 탄생할 것이라는 전설이 전하여져 왔다고 합니다.


세월이 흘러 이 바위에서 8km(20리)내에서 삼성(이건희), 금성(구인회), 효성(조홍제)의 창업주가 태어 나 그 전설의 예언이 들어 맞았으니 이곳은 분명 부자의 기가 가득한 곳이 아닐까 합니다. 모두 별성(星)자가 들어가는 상호를 가졌으니 더욱 기이한 인연입니다.


이런 내용과 아울러 이곳 의령의 정곡면에 있는 호암 이병철생가를 걷기길의 시작과 종점으로 하는 의령부잣길이 만들어 졌는데 생가 방문자들과 함께 나름대로 운치있는 코스로 알려져 있어 다녀 와 봤습니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속내는 살짝 감추고..




부잣길의 위치는 호암 이병철생가가 있는 의령군 정곡면에 있습니다.

면 소재지 중앙부에 널찍한 공영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에 무료 주차를 하고 생가를 둘러봐도 되고 부잣길을 걸어봐도 됩니다.

생가는 주차장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으며 조그만 면소재지인데다가 안내판이 잘 되어 있어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부잣길은 A와 B코스로 나눠져 있는데 A코스는 6.3km로서 거의 평탄한 길로서 2시간 정도가 소요 됩니다.

정곡면 앞에 있는 월현천을 한바퀴 빙 돌아 오는 코스입니다.

B코스는 이번에 제가 다녀 온 구간으로 전체 거리는 12.8km로서 약 5시간 이상이 소요 됩니다.

중간에 산길 구간이 두어시간 이상 있지만 그리 가파르지는 않습니다. 산과 들판, 마을을 모두 지나는 구간으로서 지리산의 둘레길 3구간과 이미지가 비슷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등산화나 운동화를 착용하여야 겠습니다.


전체 구간에 안내판이 아주 잘 설치가 되어 있어 초행인데도 전혀 헷갈림없이 거닐 수 있었고 지나면서 만나는 산자락과 들판, 강물, 그리고 어릴적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정겨운 시골마을들이 모두 좋았습니다. 걷기 구간의 마지막 탐방장소는 호암이병철의 생가인데 부잣길이란 의미에 딱 맞게 천천히 거닐다가 이곳에 들려서 적당한 부자가 되달라는 기운을 받고 왔는데 다음에 '묵꼬 살만하여' 나름 원이 풀렸다믄 이곳에 다시 들러 고맙다는 인사 할 생각입니다.ㅎ


     


부잣길 전체 구간에는 위와 같은 안내판이 잘 정비가 되어 있어 길이 헷갈리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만 걷기길의 형태상 갈림길이 간간 있고 약간 안내판이 뜸한 곳이 있으므로 중간에 몇 곳 세워져 있는 지도판(아래 사진)을 눈여겨 본 다음 이동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의령 부잣길 지도

위 지도에서 A코스라고 되어 있는 곳과 B코스라고 되어 있는 곳이 있는데 A코스는 노랑색이고 B코스는 흰색입니다.

호미교의 코스 분기점까지는 A,B코스가 같이 이동되다가 이곳에서 나눠 집니다.

A코스는 가벼운 산책길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B코스는 적당한 운동량이 있는 둘레길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면 소재지 중간쯤에 공영주차장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주차장 한켠에 위와 같은 부잣길 코스를 안내하는 지도가 세워져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안내판을 따라 나오면 잠시 도로를 따라 이동을 합니다.

그리고 길을 건너면 본격적인 부잣길이 시작이 되는데 처음에는 월현천을 따라 걷는 길입니다.



가을의 전령사인 들국화가 이곳저곳에 한창입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가 눈에 많이 뜨입니다.



월현천 맞은편은 A코스를 거닐고 되돌아 오는 길입니다.

이곳보다는 저곳에서 내려다 보는 월현천이 더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약간 흐릿한 날씨

아침 일찍 온다면 물안개가 피어 올라 멋질 것 같네요.



둑을 따라 들국화가 가득 피어 있습니다.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거니는 길이라 이것저것 구경하면 걷는다는 것이 맛나게 느껴 집니다.



길 숲 아래서 살이 통통히 오른 고라니가 한마리 놀라 달아나네요.




군데군데 야관문도 보여 집니다.

야관문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 잘 모르다가 이게 야관문이라하면 아~!!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어릴때 시골 생활을 하신 분들은 단박 빗자루 만들어 마당 쓸던 것이네.. 하고 웃습니다.



탑바위입니다.

남강변에 있는 특별한 모양의 바위입니다.

높이 약 8m로서 돌판이 층층이 쌓인 모양입니다.

넘어가지 않고 오랜 세월 버티고 있는 모습이 용합니다.


의령9경 가운데 하나이고 의령의 3대 기도처 중에 하나로서 이곳에서 소원을 하나만 딱 빌면 빌면 이뤄진다고 합니다.

앞의 안내판에도 '진심으로 빌어 보세요. 어느 것이든 하나는 들어 줍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저도 속으로 한가지 딱 빌고 왔습니다.



아래로는 남강이 굽이쳐 흐르고 건너편으로는 함안 땅입니다.

원래는 이곳에 이런 형태의 탑바위가 두개 서 있었다고 합니다.

탑바위는 전설이 있는데 이곳이 건너다 보이는 함안지역에 해마다 곱사와 언청이가 터어나 그 원인을 물으니 탑바위 때문이라 하여 그 중 하나를 무너뜨리니 그뒤로는 그런 현상이 없어졌다고 하네요.



탑바위를 구경하고 다시 약간 되돌아 나와 들린곳은 호미산성입니다.

산성이라는 이름은 있지만 산성의 형태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주변 조망이 아주 좋은 곳입니다.

아래로는 남강이 내려다 보이고 강을 끼고 늦가을의 누른 들판이 넓게 펼쳐져 있네요.

이곳 호미산성이 이병철생가지의 풍수지리를 보는데 아주 좋은 곳이라 하여 그와 관련된 이들이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이곳 남강은 물굽이 형태로 빙 돌아 휘여서 흘러 갑니다.



마른 낙엽들이 바닥에 깔려 있어 조금 미끄러운 길입니다.



중간중간 전혀 임자가 없을 것 같은 야생(?) 감나무가 간혹 보여지는데 누구도 손을 대지 않아 익은 감들이 홍시가 된 것이 많습니다.



호미마을 뒷산의 당산나무

특이하게 소나무나 느티나무가 아닌 커다란 참나무가 당산나무로 되어 있습니다.

그 모양이 아주 특이하여 약간 신령스럽기조차 합니다.



호미마을

호랭이 꼬리를 닮았다고 하여 호미마을이라 하는데 어디서 봐야 호랭이 꼬리를 닮아 보여지는지 궁금..



어느 집 마당에 이제 막 수확을 하는 감들이 널려 있네요.

대봉감인데 홍시로 만들어 먹어도 되고 깎아서 곶감을 만들어도 되구요.



야옹이가 지키는 한적한 마을..

돌담 밑에서 맛난 식사를 하고 있다가 나그네의 발자국에 살짝 피합니다.



요즘 콩 수확도 제철입니다.



A코스와 B코스의 갈림길입니다.

A코스는 월현천을 따라 되돌아가면 끝입니다.

그냥 가볍게 부잣길을 걸어보고 싶으면 A코스를 한바퀴 돌아보면 그리 힘도 들지 않고 시간도 충분하게 활용하여 걸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곳 부잣길을 거니면서 가장 많이 만나는 것 중 하나인 도깨비바늘..

아마도 둑길에 일부러 심은듯한데 정말 엄청나게 많습니다.

나머지 두가지는 칡넝쿨과 묘지입니다.

군데군데 빈터에는 전부 칡넝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자와 관련된 풍수지리가 좋아서인지 뭔 묘지가 그렇게 많은지..

참 많습니다.



월현천은 이곳에서 남강과 합류를 합니다.



들판에는 벼들이 익어 알곡이 떨어질 지경인데 수확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벼 수확이 늦어지는지 나중에 알아보니 농민들이 요즘 이 시기에 모두 양파 심는다고 그곳에 일손을 모조리 집중하는 바람에 벼 수확이 늦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얕은 능선에 올랐습니다.

농부의 멋진 별장인 원두막이 자리하고 있고 그 옆에서는 귀가 약간 어두운 아주머니 한 분이 깨를 틀고 있습니다.

새참으로 싸가지고 온 이것저것들을 마구 내어 주시길래 저도 베낭에 고이 가져간 맥주 한캔을 내어 드렸습니다.



도리깨..

완전 오리지널입니다.

요즘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도리깨도 보여 지던데 이건 진품(!!)입니다.

욕심 같아서는 한번 휘둘러 보고 싶지만 저게 요령없이 마구 휘둘다가는 지대가리(?) 때리는 수가 있어 아무나 쉽사리 돌리는게 아닙니다.



언덕 위에는 오랜 고분이 있다고 하는데 고분은 보이지 않고 이런 태극기가 나부끼고 있습니다.

태극기의 너덜너덜함이 딱 요즘 우리나라 꼬라지를 닮았네요.



지나는 길목에 이렇게 모과가 항거(?) 떨어져 있는데 차마 줍지는 못하고 지나쳐 왔습니다.

내 것 아니니 ...



이곳부터는 본격적인 산길입니다.

'산너머길'이라하여 2.9km의 산길을 걸어야 합니다.



산길이지만 등산로 조성이 잘 되어 있어 걷기에는 무난합니다.



근데 쌩뚱맞은 장면이 생겼네요.

잘 걷고 있는데 앞쪽에 길이 끊이고 이런 팬스로 막아 두었습니다.

정말 황당하네요.

그리고 아무런 안내판도 없습니다.

산길 경험상 우측으로 우회하여 맞은편 언덕으로 가니 다시 길이 나타났습니다.

의령군에서는 이런 내용을 모르고 있는지 우회로에 대한 안내판이나 설명글이 없다는 것이 유감입니다.



이건 멧돼지 목욕탕입니다.

산에서 간혹 만나는 풍경인데 멧돼지가 물 웅덩이를 파 놓고 흙탕물을 뒤집어 쓰고나서 옆의 나무에 마구 문질러 대어 가즉에 붙은 진드기나 이물질을 떼어내는 것입니다.

옆의 나무에 멧돼지가 얼마나 문질러 대었는지 나무 기둥이 푹 파였네요.



수령이 그리 많지 않는 소나무들이 빽빽합니다.

그리 오래지 않는 시기에 산불로 한번 몽땅 타 버린것이 아닐까 짐작을 하여 봅니다.



부잣길 걷기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것 중 하나인 묘지.

이곳저곳에 묘지들이 참 많습니다.



이곳 산너머길에서는 몇 곳의 능선을 오르내리는데 이곳에 최종 능선인 보약산입니다.

해발 176.8m...ㅎ

0.8m의 높이까지 표현한 친절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지만 그리하지 않아도 되는데....



등산로 길에는 소나무 가지들이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모두 키들만 재며 커 올라가다 보니 서로 죽기살기 경쟁이 되어 일단 키가 커서 햇살을 봐야 하기 때문에 제 스스로 필요없는 가지들을 떨구어 내는 것입니다.

중간중간 치열한 경쟁에서 낙오된 살이 약한 소나무들이 쓰러져 있는 장면도 많이 보이네요.

사람 살아가는 것도 전혀 차이없는 치열함입니다.



성황마을입니다.

이곳에는 부잣길 코스 중에서 가장 명물로 여겨지는 성황리 소나무가 있습니다.

성황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정말 멋진 소나무가 있는데요.



대단합니다.

여러곳의 별난 소나무들을 많이 봐 왔지만 이곳 성황리 소나무의 위용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된 이 소나무는 높이가 13.5m 둘레가 4.8m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곳 성황리 마을 이름도 성황당에서 유래를 하였다는데 아마도 이 소나무가 그런 이름과 관련이 있을것 같습니다.



억센 손아귀로 뭔가 움켜 잡을려는 모습으로 보여집니다.



전체 소나무의 모습을 담을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습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다른 방향에서 본 성황리 소나무



그 옆에도 잘 생긴 소나무가 한그루 더 있습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성황리

이제 부잣길은 거의 마무리가 되어 갑니다.

성황리에서 도로를 따라 내려와 뚝길을 걷다가 다리를 건너면 처음 출발지점인 정곡면이 됩니다.



참새와 까치..

구분하여 보세요.



고기탄다디비라

경상도 사람은 쉽사리 번역이 되는 특이한 음식점 상호...ㅎ



이병철생가가 있는 정곡마을에는 거의 상호에 '부자'라는 문구를 앞에 붙여두고 있습니다.

부자슈퍼에는 복권을 판다는 ..ㅎ



이병철생가로 들어가는 골목길입니다.

사람들이 좀 붐비는 길이나 딱 아무도 없을때 찍었네요.




대개 이 표시판에다 손바닥으로 슥슥 한번씩 비비고 들어가네요.






안채입니다.

부옄옆의 방이 이병철회장이 출생한 장소라고 합니다.



내부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부잣집의 생각답게 보안요원 두명이 상주하며 지키고 있더이다.




앞에 보이는 건물은 바깥채입니다. 뒷쪽으로 안채가 조금 보여 지네요.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되돌아 오는 길에 인근 유곡면 세간리에 있는 곽재우장군 생가에 들려 봤습니다.

마을 입구에는 이런 거대한 느티나무가 있는데 수령이 600년으로서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나무 이름이 '현고수'로서 곽재우장군이 이곳에 북을 매달아 치면서 의병을 모집하고 훈련을 시켰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합니다.



느티나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산자락아래 곽재우장군의 생가가 있는데요.

목원 한 지가 그리 오래되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생가 건물을 좀 거창하게 지어놔서 옛 장군의 이미지와는 거리감이 있어 보입니다.

홍의장군은 대구인근 현풍이 원래 고향이고 이곳 세간리는 이씨 집성촌인데 와갓집이 있던 곳이라 합니다.

말하자만 홍의장군의 아버지가 처가에 와서 지내다가 아이를 낳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홍의 장군의 생가는 제가 생각했던거와 거리가 멀어 잠시 둘러보고 나오니 그 앞에 거대한 은행나무가 일품입니다.

이름은 세간리 은행나무입니다.

이 나무도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한 동네에 천연기념물이 두 그루나 있다니...




달려있는 은행도 무지 많은데..



떨어져 있는 은행이 엄청납니다.

마침 관리하는 분들과 인근 마을 주민 몇 분이 이걸 줍고 있네요.

동네에서도 양파농사가 대충 마무리되어 농한기가 되면 이곳 은행들을 먹을만큼씩 주워 간다고 합니다.

객이 와서 주워가도 되냐고 하니까

'얼마든지 주워 가시라'고 합니다.






생가 옆에는 너른 공터에 이런저런 조형물들이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이 거대한 은행나무 가지 아래에는 여성의 유두를 닮은 돌기가 두개 자라 내려와 있는데 젖이 나오지 않는 산모가 이곳에 와서 빌면 완치가 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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