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르다보면 올라갈때는 날씨가 별로 좋지 않았는데 하산 중 날씨가 좋아져서 파란 하늘도 보이고 조망도 트이고하면 좀 억울한 느낌이 드는... 그런 때가 가끔 있습니다. 이번 황매산 산행도 딱 그렇구요.
하늘이 조금 내려앉아 있고 전날 밤 살짝 내린비로 군데군데 안개가 남아 있는 아침. 황매산을 올랐습니다.
철쭉으로 너무나 유명한 황매산은 산 능선 전체가 거대한 꽃밭이라 5월 초 전후가 되면 온 산이 진분홍으로 붉게 물들어 그야말로 천상의 화원으로 엄청난 인파가 몰려드는 곳인데 지금은 한적한 겨울, 아주 조용합니다.
일시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같은산에 오르는 곳이 5월 초순의 황매산인데 그렇게 붐비는 황매산도 이맘때는 너무나 고즈녁하고 조용하여 좋습니다. 그 산은 그대로 있어 황매산의 맛을 제대로 즐겨 보려면 오히려 이맘때가 좋은 것 같습니다.
황매산은 합천의 가회면과 대병면 그리고 산청의 차황면의 경계선에 자리하고 있는데 소속은 대병면입니다.
평탄하게 철쭉으로 뒤뎦히는 남쪽의 거대한 평원은 가회면 지역으로 산정까지 차가 올라갈 수 있어 누구나 쉽사리 접근을 할 수 있는 자연공원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반면에 북쪽 대병면 지역은 지형이 험하고 울창한 숲과 밀림으로 되어 있습니다. 옛날에는 소나무가 울창하였으나 일제 강점기와 그 뒤 삼판사업으로 모두 베어내어버려 지금은 소나무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험한 산세 때문에 북쪽 산 아래에서 산 정상으로는 등산로가 없고 지역 주민들 외에는 산에 드나드는 이도 거의 없어 현재 자연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는 청정지역이기도 합니다.
황매산(黃梅山)을 소개할때 흔히 인용하는 글로서 조금 황당한것이 있는데 다음과 같은 구절입니다.
"합천호 푸른 물에 하봉, 중봉, 상봉의 산 그림자가 잠기면 세송이 매화꽃이 물에 잠긴 것같다고 수중매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이란 글귀인데 사실 합천댐는 올림픽도 끝난 1989년에 준공된 호수입니다. 이런 현대식 호수에 전설같은 이야기를 붙어 놓아 아주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둔갑이 되었으니 내 고향 황매산지기 무학대사가 환생한다면 크게 한번 웃으실것 같네요.
황매산을 소개한 것으로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소개된 아래글이 제대로 된 것 같아 인용하여 봅니다.
태백산맥(太白山脈)의 마지막 준봉인 황매산은 고려시대 호국선사 무학대사가 수도를 행한 장소로서 경남 산청군 차황면의 황매봉을 비롯하여 동남쪽으로는 기암절벽으로 형성되어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울만큼 아름답다. 정상에 올라서면 주변의 풍광이 활짝 핀 매화꽃잎 모양을 닮아 마치 매화꽃 속에 홀로 떠 있는 듯 신비한 느낌을 주어 황매산이라 부른다.
황매산의 황(黃)은 부(富)를, 매(梅)는 귀(貴)를 의미하며 전체적으로는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또한 누구라도 지극한 정성으로 기도를 하면 1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하여 예로부터 뜻 있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5월이면 수십만평의 고원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선홍의 색깔을 연출하는 철쭉꽃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또한 정상을 향해 펼쳐진 기묘한 형상을 한 암벽이 만물상인 양 널려 있어 이들을 감상하며 오르다 보면 수석전시장을 걷는 듯 하다. 황매봉을 중심으로 박쥐골, 노루바위, 국사봉, 효렴봉, 흔들바위, 장군바위, 촛대바위, 거북바위, 신선바위, 망건바위 등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의 신비 속으로 끌어 들이며 아낌없는 찬사와 부러움을 사고있다.
수십만평의 고원에 깔리는 철쭉의 융단과 억새 그리고 다섯 남여의 애절한 사랑이 남아 있는 영화 ‘단적비연수’의 촬영장은 또 다른 환상을 느끼게 해주며 멀리 지리산 천왕봉과 웅석봉, 필봉산 그리고 왕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관광공사)
황매산은 여러곳의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데 제가 이번에 오른 코스는 합천과 산청의 경계에 있는 황매산 터널 위 떡갈재를 들머리로 하여 정상을 지나 다시 황매산 삼봉을 거쳐 대병면 소재지 방향으로 하산을 하였습니다.
정상에서 삼봉까지는 드문드문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으나 하봉을 지나면서부터는 사람 구경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 등산로는 길을 잘 아는 이들 외에는 거의 이용하지 않는 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산행로는 잘 정비가 되어 있어 이용하는데는 큰 지장이 없는 곳입니다.
산행코스 : 떡갈재 - 너베기쉼터 - 헬기장 - 무학굴 - 정상 - 삼봉 - 상봉 - 중봉 - 하봉 - 임도 - 대병면소재지
소요시간 : 약 5시간
산행강도 : 보통. 떡갈재에서 30분 포장임도 오르막, 다시 30분 경사도 심한 오르막. 이후 30분 평탄한 능선길, 정상 400m지점부터 다시 급격한 오르막, 이후 능선길로 하산
황매산 안내도, 황매산 등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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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지도에서 빨간색 표시가 제가 다녀 온 구간
황매산 개념도, 황매산 등산지도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아침 일찍 황매산으로 향하는 길
합천댐의 거대한 콘크리트 벽 뒤로 황매산이 솟아 보이는데 정상부는 안개로 가려져 있습니다.
오늘 산행에서 조망은 포기해야 겠다는 생각이....
합천로따라 나 있는 도로에서 바라 본 합천호의 풍경
제 고향도 수몰이 되어 저 물 속에 잠겨 있습니다.
합천호가 만들어 낸 데칼코마니...
소나무 몇 그루가 세워져 있는 조그만 섬..
합천호를 벗어나 하금리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산청의 장박리 방향으로 향하다보면 오르막 끝에 황매산터널을 만나는데 이 터널 못미쳐 위와 같은 등산 안내도가 세워져 있는 들머리가 나타납니다. 주차장 별도로 없음.
일단 차를 표시판 아래 세워두고 나중에 회수하려 와야 합니다.
위에 보이는 도로 외 포장도로는 현재 등산로인데 이곳에 도로가 나기 전 황매산을 넘어 산청으로 가는 고개인 떡갈재 길입니다.
그때는 현재의 도로가 없어 걸어서 이 고개를 넘나들고 하였구요.
약간 경사가 있는 포장도로를 따라 한참 오르면 떡갈재 정상인데 위와 같이 임도는 좌측으로 다시 연결이 되어 있고 이곳에서 우측의 나무로 만든 계단길로 오릅니다.
이곳부터 너베기쉼터까지는 약간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입니다.
지자체에서 등산로의 잡나무가지를 제거하여 놓아 걷기가 수월합니다. 아마도 현재 작업 중인듯...
정상까지 향하는 길 내내 좌측으로 합천호의 절경이 조망 됩니다.
날씨가 흐려서 파란 하늘이 비치는 풍경은 보지 못하지만 그래도 정말 멋집니다.
합천호를 중심으로 만든 파노라마 사진
본댐과 수문이 보여지고 거창방향 상류쪽으로 연결되는 호수의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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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장박리방향의 조망
날씨만 맑으면 지리산 덕유산이 바로 코 앞인데 흐릿하여 산그리메만 희미하게 보입니다.
360도 파노라마
좌측이 황매산 정상부 중앙이 산청방향, 그리고 우측은 합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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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무로 뒤뎦힌 정상부에 들어 갑니다.
이제 조망은 끝...ㅠㅠ
황매산 정상이 오른편에 보여집니다.
정상 바로 아래 있는 무학굴
굴 내부에는 고드름이 땅에서 솟아 오르고 있습니다.
굴 속에서 바깥으로 바라 본 모습
황매산 정상.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황매산 정상부는 조금 위험합니다.
그래도 그게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이 들구요.
다른 산과는 달리 엄청난 크기의 정상석을 가져다 놓지 않은것도 아~주 좋습니다.
이곳 황매산에는 황매봉이란 글자가 적힌 소담스렇고 조그만 정상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황매산 정상부에서는 합천호가 보이지 않습니다.
황매평전.
거대한 철쭉동산입니다.
이전에는 모두 목장지역이었는데 그때는 이곳에 오르면 소똥냄새가 진동을 하였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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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되돌아 나와 삼거리라고 쓰여진 곳으로 이동합니다.
가야할 능선길
앞쪽에 삼봉이 보여 집니다.
삼봉 지나고 상봉, 중봉 하봉으로 이어 집니다.
삼봉으로 이동하면서 뒤돌아 본 정상
삼봉은 커다란 암봉이 세개가 연이어져 있는데 아래로 우회하는 초급코스가 따로 있습니다.
그래도 산에 왔으믄 바위도 타고 밧줄도 잡고 하는 맛으로 가는 것 아닐까요?
보통 황매산 등산은 정상에서 삼봉을 지나 전망대가 있는 상봉까지 같다가 되돌아 오는 코스를 많이 이용합니다.
맨 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전망대가 있는 상봉입니다.
위 사진에서 사람들이 있는 봉우리(삼봉의 하나)의 소나무가 아래 사진입니다.
내려가는 길
앞쪽이 중봉이고 뒷쪽이 하봉입니다.
그 뒤로 합천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합천호 뒷편으로는 대병의 3산이자 합천의 명산인 악견산과 금성산이 조망됩니다.
3산중에 하나인 허굴산은 맨 오른편으로 살짝 자락만 보여지네요.
황매산터널로 으로는 길이 오른편으로 보여 집니다.
맨 오른편이 산행 들머리였고 이제 산을 한바퀴 돌아 왼편으로 하산을 하는 것입니다.
거창방향의 감악산과 월여산이 조망이 되는데 연무로 뿌옇게 보여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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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봉과 합천호의 풍경
중앙 뒤로 오도산이 조망 됩니다.
날씨가 조금씩 걷히고 있습니다.
황매산에서 내려다 본 합천호와 대병면지역의 조그만 동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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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조금씩 맑아지기 시작하니 합천호의 물빛이 수정처럼 변하기 시작 합니다.
합천호는 맑은 물에 비하여 고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낚시꾼들한테는 완전 천대를 받는 곳인데 이곳 함천호도 처음에는 지자체에서 고기를 방류하여 잉어와 향어등이 엄청 많았답니다.
그 뒤 어떤 연유에서인지 외래어종이 급격이 늘어나 이제는 베스가 거의 호수를 점령하고 있는 형국이 되었답니다.
고마운 베스...
이 말을 역석적으로 풀이하면 외래어종 덕분에 합천호가 맑음 상태로 유지 된다고도 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합천호 주변에는 낚시와 연관된 오염은 거의 발생하지 않으니까요.
중간중간 안내판이 세워져 있긴 합니다만 대병면방향으로 내려가는 이들이 거의 잘 없으므로 길이 반듯하지 않습니다.
이제 하늘이 거의 파란색으로..
만약에 정상에서 이런 날씨를 맞았다면 얼마나 좋을까 ...
억울해서 되돌아 올라갈까 하는 생각이..ㅋ
거창방향의 산들이 멋지게 조망 됩니다.
좌측으로 감악산 우측으로는 오도산이 뚜렷하게 조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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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으로 변한 하늘이 합천호에 내려와 잠겨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멀리 뒤로 가장 높게 보이는 산이 오도산.
이제 임도를 만났습니다.
지도상에는 임도를 가로질러 바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만 아마도 풀이 자라고 이용하는 이들이 없으니 사라진듯 합니다.
그냥 임도를 따라 지그재그로 내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임도 양켠에는 잣나무들이 사열을 하고 있는데 꼭대기에는 아직도 잣이 많이 열린채로네요.
대병3산이 뚜렷이 보이는 지점입니다.
합천호 본댐 뒤로 악견산, 그 오른편이 금성산(시골에서는 봉화산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맨 으른편으로 허굴산.
이 세 산은 소속된 면 소재지의 이름을 따서 대병3산이라고 하지만 산의 유명세나 인기는 합천의 산을 넘어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진 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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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 거의 마무리 되어 졌습니다.
합천호 수문이 보여지고 그 옆으로 악견산의 수려한 자태가 돋보입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 윗쪽으로 고속도로가 지나 갈 자리로 확정되어져 있습니다.
오래지않아 황매산도 합천호인터체인지로 이곳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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