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하나 덜 넣었더군요

Posted by 두가 넋두리 : 2017.12.07 13:28

 

 

 

 

집 들어가는 길목에 붕어빵 파는 곳이 있습니다.

다른 곳에는 2개 천원 정도 하는데 이곳에는 3개 천원입니다.

며칠 전에 이천 원어치를 사서 집에 가서 먹는데 한 개가 부족하네요.

 

오늘 퇴근하는 길에 들려서 천 원어치 사고 돌아서면서

 

"아줌마, 다음에 또 사러 올 테니 그때는 하나 더 주셔야 합니다." 하니,

 

아줌마가

 

"왜요? 뭐 잘못되었어요?" 하고 묻더이다.

 

"아뇨, 몇일전에 이천 원어치 샀는데 하나 덜 넣었더군요."

 

웃으면서 이야기하는데 아줌머니 정색을 하며 놀라면서,

 

"아이고, 정말 죄송합니다. 여기 하나 더 가져가세요. 하면서 두 개를 집어 듭니다.

 

"에구, 아녜요. 아주머니, 그냥 웃자고 한 얘기예요. 다음에 또 오겠다는 말이고요."

 

"아녜요. 아녜요. 가져가세요. 정말 죄송해요."

 

하면서 붕어빵 두 개를 들고 손수레 앞으로 나와 내가 가진 봉지에 담습니다.

조금 머쓱한 기분이 들더군요.

이게 아닌데….

그냥 농담으로 한 이야기이고 다음에 또 온다는 걸 정감있게 한 말인데….

 

너무 미안해하면서 무슨 큰 죄라도 지은 표정인 아주머니 얼굴을 보니 오히려 내가 너무 미안합니다.

결국, 두 개 더 담은 붕어빵 봉지를 들고 집으로 왔습니다.

아주머니한테는 몇 번이나 그게 아니라며 그냥 농담으로 한 이야기라고 강조하고,

 

집에 들어오니 꼬맹이 두 놈이 와 있네요.

에구, 이 넘들 와 있는 줄 알았다면 좀 더 사 올걸...

 

"뭐예요?"

 

"붕어빵"

 

봉지를 여니 다섯 개가 들어 있습니다.

 

"어머 또 하나가 부족하네요."

 

"아냐, 이번에는 천 원어치예요."

 

"천원에 세개 아녜요?"

 

"그럴 일이 있었어요."

 

꼬맹이들이 뜨거운 붕어빵을 두 손으로 잡고 호호 거리며 먹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온기있는 세상을 만드는 이들이 과연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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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2.07 13:55 신고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며칠 전 버스정류장 앞에서 호떡을 사서 식지 않게 하여고 품 안에 넣고왔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떨이요~ 떨이~ 뒤를 돌아다 보니 호떡 굽는 판 위에는 달랑 두 개 뿐..
    얼마에요 ? 여쭤보니 하나에 칠백원 인데, 두 개에 천원에 가져가라고 하시더군요.
    지갑에 다행히 천원 짜리가 있어서 봉투에 담고 버스에 탔습니다.
    이럴때 천원 짜리가 한 장 더 있었으면 제 값을 주고 살것을....
    그 할머니에게는 사백원도 큰 돈이였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기를 만드는 사람과 그 온기를 느끼는 사람은,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닌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서민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7.12.08 12: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몇년전에만 하여도 길가에는 붕어빵니나 호떡을 구워 파는포장마차가 아주 많았는데 요즘은 그것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마도 불경기 탓이려니 생각하니 씁쓸합니다.
      추운 겨울철..
      정말 그리 크지 않는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추위를 버티며 한 계절을 이겨 내는데 따스한 온기들은 그분들한테서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2. 2017.12.07 14:14 하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네요...온기있는 세상을 만드는 사람은 바로 내옆의 이웃들입니다..
    이거 뭐 두가님하고 쏭빠형님하고 두분이서 에세이집 하나 내셔도 될것같습니다.
    예전에 에니메이션 "TV동화 행복한 세상" 보는 느낌이 들어서요...^^*
    붕어빵을 호호불며 맛나게 먹었을 담이와 지율이가 연상됩니다. :)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7.12.08 12: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12월이 딱 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날씨도 겨울답게 많이 추워졌구요.
      주위를 둘러보면 온기를 사그라지게 하는 이들이 있고 온기를 만드는 이들이 있는것 같습니다.
      길모퉁에에서 추운바람을 이겨가며 소소한 온기를 품어내는 아주머니가 따스한 겨울을 나기를 바래 봅니다.
      고맙습니다. 하마님..^^

  3. 2017.12.07 18:42 신고 Favicon of https://friendcjjang.tistory.com BlogIcon 은이c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붕어빵 사진보고 맛있어보여서 들어왔습니다 ㅎㅎㅎ
    넘 배가 고파서 인지 ㅎㅎ 꿀꺽~
    정말 따뜻한 얘기네요. 뭔뜻으로 얘기하신지 알것같아요
    저도 그렇게 얘기한적이 있어서 ㅎㅎ 세상은 아직 따뜻하네요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7.12.08 12: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온이님, 반갑습니다.
      마음이 따스한 분이신것 같네요.
      오늘 집에 들어 가시는 길에 붕어빵 몇개 사들고 가셔서 맛나게 드시길 바랍니다.^^

  4. 2017.12.07 20:49 신고 Favicon of https://goldsilvercat.tistory.com BlogIcon 대박이조하냥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천원에 붕어빵 다섯마리, 그리고 천원에도 붕어빵 다섯마리네요 >_<
    붕어빵 파시는 아주머니께서 너무 많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더 자주 가셔야겠어요!
    겨울에는 역시 뜨끈뜨끈 갓 구운 붕어빵만한 간식이 없는 것 같아요. 노릇노릇~ 저도 먹고 싶네요!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7.12.08 12: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따끈따끈한 붕어빵이 어떨땐 많이 먹고 싶을때가 있답니다.ㅎ
      그럴땐 꼭 붕어빵을 굽는 곳이 쉽게 눈에 뜨이지 않구요.
      천원어치 붕어빵에 이천원어치의 온기가 담겨서 더욱 맛나게 먹었답니다..^^

  5. 2017.12.07 21:31 창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붕어빵 한봉지에 담긴 따뜻한 이야기.
    그런데 저는 어쩌나...
    저는 붕어빵하면 몇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 생각을 하면 낯뜨거울뿐입니다...
    언젠가 여기 지구별 누구와 대화중에 말씀을 드린 것도 같고...
    60년대중반 중학생 시절 그때 저희 주변에 남쪽지역에서 올라온 고학생이 한명 있었습니다.
    딱히 학교를 다니지는 않었으나 늘 책을 옆에 두고 공부를 하는 모습이 였고..
    저희들과 함께 성조지신문을 배달하였기에
    아침은 미군부대에서 해결을 하고 학생인 저희들은 학교로..
    그친구는 학교를 안갔기에 낮에는 다른일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아침에 미군부대에서 나올때 먹거리를 조금 얻어 갖고 오는날은
    그걸로 식사를 해결하는데 그렇지 못한 날은
    붕어빵으로 끼니를 많이 해결하였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친구를 나이도 아마 저보다는 한두살 더 먹은걸로 기억을 하는데....
    그때 제가 텃세랍시고 그친구에게 꽤나 얄밉게 굴었던 기억이 떠올라 세월이 흐른후에 자주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집사람에게도 언젠가 이야기하면서 그렇게 열심히 살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를 했으니
    그사람은 정말 성공을 하였을것이라고요.
    그시절에 그 얼굴들이 대부분 가물가물한데 그친구만은 또렷이 기억이 납니다.
    지금 나이먹은 이시절에 그친구와 다시 만난다면...
    정말 많이 사과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7.12.08 12: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친구분은 형님말씀대로 아마도 크게 성공을 하여 계실것 같습니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이겨내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것 같습니다.
      붕어빵은 요즘 세월이 변하여 잉어빵으로, 황금잉어빵으로..
      거의 체인형태로 운영이 되는데 그것도 참 시절을 탄다는게 아이러니 합니다.
      형님의 올드프랜드, 꼭 한번 만나셔서 그때의 추억 이야기 되새겨 보시길 바래 드립니다..^^

  6. 2017.12.08 04:46 에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화려하지 않고, 좁고, 싸고, 구닥다리일수록 아직도 情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추운 날 붕어 빵 이야기에 옛날 생각이 납니다.
    전차 표 파는 곳 옆에 거의 국화빵(풀빵)장수들이 있었고
    핵교 앞엔 아직도 그 맛이 생각나는 만둣집이 거의 있었는데 요즘엔 아무리 그 맛을 찿을래야 찿을 수 없지만...
    암튼 거의 외상장부(치부책)로 신용거래를 했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 땐 그렇게나 바람이 불고 추웠어도 증말 따뜻한 세상이었습니다.
    외상 값 갚으믄 또 짜배기로 뭘 하나 주고.....ㅎ
    2천원에 5마리, 천원에 5마리 허니께.... 전에 직원들 회식하러 아주 유명한<닭 한 마리집>에 간 야그가 생각납니다.
    사람이 열명이 넘었는데 한꺼번에 커다란 전골냄비에 가득 담겨 나왔는데
    닭은 다리가 두개니께 딱 두개씩만 먹자고 누가 아마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근데 나중에 보니 다리가 홀수! 이거이 닭이 외다리도 아니고.....
    -
    -
    -
    얼마 후 그 집 문 닫았습니다.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7.12.08 12: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길거리 음식 중에서 호떡이나 붕어빵등을 무척 좋아 하는데 한참에 그리 많이 먹지는 못하지만 자주 먹고 싶어한답니다.
      호떡 붕어빵, 오뎅..
      모두 딱 두개정도만 먹어면 되구요.
      오래전의 추억이 생각나는 풀빵..
      정말 요즘은 야시장 같은 곳에 명물로 팔고 있는데 가끔 그것도 많이 먹고 싶습니다.
      아주 오래전..
      설탕도 아니고 사카린 넣어 만든 풀빵에 사카린이 풀리지 않아 하나가 완전 입이 아릴 정도로 단맛이 풍기던 그 맛이 입에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7. 2017.12.08 15:16 윤병섭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 갑니다 그런데 질문하나만 드리겠습니다. 사용하신 카메라 기종과 렌즈 어떤걸 사용하시나요? 사진이 너무 좋아서요

  8. 2017.12.21 05:25 워싱턴 아름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붕어빵이 맛나 보이네요. 천원에 3개라니 정말 값이 싸요.
    여긴 붕어빵 한 개에 3000춴, 호떡 한 개도 3,000원..
    왜 그렇게 비싸게 파냐고 물어보면
    붕어빵 장수 마음이라네요..^^
    싸게 사서 드실수 있을 때 많이 사 드세요..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7.12.21 07: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곳에서도 붕어빵을 판다니 신기합니다.
      아름이님.
      조금 비싸긴 해도 한번 사 먹어 볼만 하겠는데요.
      워싱턴에도 많이 춥겠지요?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9. 2017.12.22 1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0. 2017.12.22 10:34 신고 Favicon of https://aruhmi-77.tistory.com BlogIcon 아름이 워싱턴 에세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가님
    그동안 여러모로 고마워서 아름이 <워싱턴 에세이> 책으로 출간합니다.
    혹시라도 제 책을 원하시면 드리겠습니다. 아래에 가셔서 연락처를 남겨 주세요.
    출판사에 주소를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eagle34kim&folder=100&list_id=15241567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7.12.23 1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축하드립니다. 아름이님.
      귀한 책을 내게 되셨네요.
      원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그 분들 먼저 나눠 드리고 저는 나중에 서점에서 사 읽어 보겠습니다.
      말씀으로나마 감사 드립니다..^^

  11. 2017.12.23 23:51 풍운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가셔서 이름 남기시고 한권 받으시지...ㅋ
    두가님 충분히 받을 자격 있으신 것 같은데...
    간만에 오신 손님께서 내미는
    친절한 손길을 뿌리치고
    은인자중하시는 두가 님의 대응이 놀라우십니다. ^^

    붕어빵을 가지고 이렇게 재미있는 '동화' 한편을 지어 내시니,
    두가 님도 작가 소질이 있는 것 같습니다.
    화이팅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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