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에 동생들이 모두 시골에 한번씩 다녀 갔습니다.
엄마 모시고 먼곳 맛난 음식점을 찾아 식사도 하고 엄마 얼굴을 비비며 재롱도 부리고 지 애비보다 등치가 크게 자란 조카들을 데리고 와서 할머니의 손을 부벼 드리고 ...
그렇게 여름 다 지나고,
저도 재롱둥이 꼬맹이 둘이 데리고 시골에 다녀 왔습니다.
한더위에는 오히려 시골 경로당이 피서당이라 하루종일 머물며 하투치랴 잠담하랴 음식만들어 나눠 드시랴..
그곳이 더 나은듯 하여 괜히 내려가서 더위만 잡숫게 만들라 시기를 늦추었는데..
큰자식 준다고 깻잎으로 무침을 담구었는데 눈치없는 아내가 한조각 맛보더니 에구 어머님 짜요.. 이러네요.
연세들면 단맛 짠맛의 느낌이 둔해진다는데 동네 최고의 찬 솜씨를 가진 우리 엄마도 세월에 묻혀 집니다.
아이들은 멋 모르고 노모가 쪄 두었던 아기 강냉이를 맛나게 뜯어 먹고 있구요.
담이와 지율이..
이제 몇개월 되었냐고 묻는 사람보다는 몇살이냐고 묻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아이들은 눈에 띄게 자라고 저는 그자리에 있는듯 하지만 사실은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가네요.
제가 아이들을 데리고 잘 하는 것 중에 하나가 한 손바닥에 아이를 세워두고 위로 들어 올리면서 하는 엘리베이터 놀이가 있는데 이게 오래전 조카들부터 모두 해 온 것들인데 이제 손주를 올려 할려니 버거워 집니다.
전형적인 경상도 꼬맹이로 자라고 있는 담과 지율..
시골 나들이 몇 컷을 소개 합니다.
풀 위에 앉아 있는 작은 벌레 발견.
지들 둘이서는 한참이나 뭔가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저게 벼야.
저게 자라면 저곳에서 우리가 먹는 쌀이 열리는 거야.
시골에 아직도 남아 있는 정겨운 돌담.
호기심 많은 지율이는 뭘 발견 했는지...
앞서가는 지율이를 막아 섭니다.
지율아 빨리 걷지마..
넘어지면 다쳐.
형 노릇을 간혹 하는 담.
세상을 내려다 보며 이쁜 꿈을 키우길...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58년 황금개띠 두가, 육십갑자 한바퀴 돌다. (18) | 2018.01.10 |
---|---|
지구별에서 추억 만들기 - 2017년을 결산해 보다. (10) | 2018.01.05 |
기억과의 전쟁 (6) | 2017.12.30 |
붕어빵 하나 덜 넣었더군요 (20) | 2017.12.07 |
지구별 모임 4번째, 신나고 즐거웠던 2박3일 이야기 (8) | 2017.09.24 |
양심을 적는 지하철 종점역의 대출 장부 (12) | 2017.08.05 |
세찬 비 그냥 맞아 보고 싶어라. (8) | 2017.07.04 |
지율이는 두돌이 되고 담이는 개구장이 대장이 되다. (6) | 2017.05.02 |
요즘 서쪽 밤하늘에 밝게 빛나는게 인공위성? (13) | 2017.02.04 |
지구별에서 추억 만들기 - 다시 새로움을 만들며.. (12) | 2016.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