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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금수산 자락의 고요한 사찰 정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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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의 금수산을 몇자례 찾아 가며서 정방사를 들려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한번 찾아 천천히 둘러보고 왔습니다.

신라 의상이 창건했다고 하는데 이곳 입구에 있는 창건연기의 전설따라 삼천리 같은 내용을 보고 있으니 피식하고 웃음이 나오지만 암튼 깊은 산 속에 자리하여 산수화 풍경을 앞 병풍으로 한 자그마한 절집을 보니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고찰의 분위기 흠뻑 느껴지고 절 앞의 풍경이 너무 좋아 저잣거리 소요를 잠시 잊게 되는 곳이네요.

 

금수산이 월악산은 서로 마주보는 산세이지만 이곳 정방사에서는 특히 남쪽 청풍호와 월악능선의 풍경이 일품이네요.

의상이 등장하면 역사가 아득하지만 그때의 유물이나 건물은 없고 현 당우들은 모두 19세기에 지어진 것이라 합니다.

주 법당인 원통보전의 뒷편으로는 지붕을 덮을듯한 높다랗게 기묘하게 생긴 암벽이 있는데 이게 정말 대단하네요.

 

사찰내에는 법당과 범종각 나한전 유운각 산신각 입구의 종각과 아래에 요사채를 겸한 종무소가 있습니다.

아참, 그리고 가장 폼나게 생긴 해우소가 맨 아래 있는데 이 멋진 해우소 옆에 완전 현대식 화장실을 커다랗게 하나 지어놔서 온 절집이 영 엉망이 된 분위기입니다.

고스런 옛 해우소 건물을 살짝만 보수하면 될 것 같은데 아쉽습니다.^^

 

 

 

 

 

정방사도 참 운치있는 절집이지만 정방사로 올라가는 산길이 최고입니다.

승용차로 약 20여분 경사 심하지 않는 깊숙한 계곡길을 오르는데 주변의 풍경들이 너무 좋네요.

아랫쪽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약 10여분 걸어 오르면 됩니다.

가장 먼저 하르방 부처님이 놀란 눈으로 반기네요.

 

 

오늘 비 오는데 동자스님들이 계모임이 있나 봅니다.

 

 

이전 자료들을 보면 일주문이 있다고 되어 있던데 일주문은 없고 차분히 쌓은 돌계단이 이어져 있습니다.

돌계단 옆의 솟아 오른 바위 두개가 곧 일주문이네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물은 종각. 절에서는 범종각이라고 하지요.

 

 

종무소와 겸한 요사채를 지나 법당이 있는 마당으로 올라 갑니다.

초파일은 지났지만 분위기는 물씬합니다.

 

 

지붕 위로 월악능선이 그림처럼 이어지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네요.

 

 

 

 

 

 

 

 

 

 

 

본전인 원통보전입니다.

먼저 부처님께 인사 드리고..

 

 

후불탱화 몇 점이 보이구요.

 

 

본존불로 덩치가 자그마한 관세음보살이 계시네요.

목조불인데 아주 섬세합니다.

 

 

이마에 새겨진 작은 부처님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법당 안에서 내다보는 풍경은 글로 표현하기 힘드네요.

 

 

 

 

 

원통보전 옆 건물인 나한전입니다.

부처님의 제자들을 모신 곳인데 큰 절집에서는 500나한상을 만들어 모두 모셔 두기도 한답니다.

이곳에서는 그냥 그림으로..ㅎ

 

 

법당 뒷편은 엄청난 위용의 절벽이고 턱이 지붕을 덮을듯 튀어 나와 있네요.

 

 

약수터가 있는데 막아두고 있습니다.

 

 

절집 주변 직벽 바위등에 동전을 붙이는 이들이 많은데 그냥 맷돌위에 놓아 두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거다 낙서를  한 넘 누구여?

 

 

 

 

 

나한전 옆에는 해수관음보살이 서 있습니다.

해안 절집에 계셔야 할 해수관음께서 이 산골에 무슨일로?

아!... 앞쪽의 청풍호가 바다입니다.

 

 

머엇집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맨 끝으로 가니 커다란 소나무가 용트림을 하고 있고 그 앞에 지장전이 있습니다.

 

 

 

 

 

지장전 내부

입상으로 지장보살이 서 있고 그 뒤에 그림자처럼 다시 지장불을 새겼네요.

멋진 컨셉입니다.

 

 

 

 

 

지장전을 나와 다시 돌계단을 조금 오르면 맨 위의 당우로 산신각이 있습니다.

옆에는 대나무가 절벽과 어우러져 자라고 있습니다.

 

 

대개의 해수관음보살은 하얀 옷차림(백장의)입니다.

업장소멸을 의미하지요.

대개의 해수관음보살은 여성의 모습으로 표현이 되어 있는데 이런 모습이 더욱 고혹적으로 다가 오네요.

부처님 전에서 이런 엉큼한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운치 가득한 정방사 천천히 구경하고 내려갑니다.

다음에 날씨 맑은 날 다시 와서 앞자락 그림같은 풍경을 한번 더 보기를 희망하구요.

 

 

살짝 발걸음이 멈춰 집니다.

이렇게 멋진 해우소를 놔두고 왜 저런 현대식 화장실을 크게 지어 놨을까?

이해되지 않는 언발란스에 고개를 갸우뚱..

저게 더 나은데... 하는 되내임이 자꾸 속삭여집니다.

저곳에서 똥이 더 잘 나오나?

 

 

 

허구렁 속 빠져나가 비로소 제 무게로 제 세상으로 내려앉는 묵은 것들.

새 것 온다, 헛 것이 온다 반가이 튀어 오르며 흔쾌히,

가운데 자리를 내주며 비켜 앉는,

더 묵은 것들.

 

윤제림의 詩 '해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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