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여행이란 말이 참 멋진 트래블 투어로 다가 옵니다.
근데 사실 우리나라에 오지란 곳이 남아 있을까요?
꼭꼭 숨어있던 오지가 활자화되는 순간 이미 그곳은 여행객들이 찾는 관광지가 되어 버린답니다.
산청의 오봉마을은 그마나 오지여행의 기분을 느끼게 하여 주는 곳입니다.
산 속 깊숙히 숨어있는 조그만 마을...
계곡물도, 숲도, 주변의 자연도 순도 100%의 무공해 지역.
이런곳에 들어와 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까하는 현실적인 생각도 하여 봅니다.
順과 함께 차를 타고 오지(?)투어를 해 봤답니다.
산청함양사건추모공원이 있는 방곡마을을 조금 더 지나면 계곡길을 건너는 조그만 다리(가현교)를 만나는데 이곳을 건너 바로 우회전하면 오봉마을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협소한 도로를 따라 약 30분 정도 깊은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이런곳에 마을이 있을 수 있구나!!! 하는 감탄사와 함께 그야말로 외진 곳 마을 하나를 만나게 된답니다.
오지투어 코스로는,
오봉마을과 가현마을을 둘러보고 임도를 타고 산을 넘어 수철마을로 넘어 갔답니다.
가현마을에서 수철마을로 넘어가는 임도는 반 정도는 포장이 되어 있지만 이곳도 역시 순도 100의 청정지역.
산을 넘다가 쉬다가 하면서 산두릅을 제법 많이 땄답니다.
여행지 : (경남 산청) 오봉마을 - 가현마을 - 수철마을
일 시 : 2021년 5월 2일
오지여행으로 20여년 전 얼떨결에 찾아갔던 봉화의 고선계곡에서 정말 놀랐답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깊은 계곡이 있었나 하면서..
그때는 거의 몰랐던 고선계곡이 그 뒤 입소문을 타게되고 계곡안에 펜션도 들어서고 여름이면 많은 인파가 찾아 드는걸 보고 우리나라에는 이제 무공해 오지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서 찾은 오봉마을입니다.
오봉마을은 2008년에 한번 찾았었고 2013년에 다시 찾았는데 두번 모두 방곡에 있는 공개바위 가는 길에 들렸던 것입니다.
다녀 온 코스입니다.
방곡마을에서 오봉마을로 올라가서 구경하고 내려 온 다음 가현마을에서 임도를 타고 고동재를 넘어 수철마을로 내려 왔습니다. 가현마을에서 수철마을까지는 임도길만 5km가 넘습니다.
오봉마을과 가현마을은 종점마을로서 더 이상 진행하는 도로가 없습니다.
모두 차를 가지고 이동하였는데 운전이 서툴다면 비추천..
그러나 언택트시대, 갇혀 있던 스트레스 날리고 최고 순도의 O2를 마음껏 마실수 있는 구간이라 외진곳 여행을 좋아한다면 한번 찾아 보시길 바랍니다.
집을 나설때부터 고속도로 버리고 한적한 지방도를 타고 천천히 이동하였습니다.
제 어릴때 시골마을 국민학교 앞에는 가게 하나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파는 사탕 하나가 그렇게 귀했답니다.
그때는 가게라는 유식한 단어를 쓰지 않고...
'점빵' 이라고 하였지요.
한적한 시골도로에는 이것 저것 참 볼거리가 많답니다.
오래전의 고향 생각도 나고 변해가는 세상 모습도 보고..
방곡으로 가는 길.
멀리 함양 독바위가 보입니다.
마지막 파르티잔 정순덕이 은거했던 곳. (내용)
흥부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을것인데 거시기는 돋보이네유..
폐교터로 짐작이 되는데 장군께서는 아직도 힘찬 모습입니다.
칼자루가 너무 긴 것 아닐까?
산청함양사건추모공원.
결국에는 양민학살사건이란 이름을 넣지 못했답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2월 7일 우리 국군 11사단 9연대 3대대가 지리산 공비토벌작전 제5호인 작전명 ‘견벽청야’를 수행하며 산청군 금서면 가현, 방곡마을과 함양군 휴천면 점촌마을, 유림면 서주마을의 무고한 민간인 705명을 학살한 사건입니다. 이때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을 모신 묘역이구요.
추모공원이 있는 방곡마을입니다.
정겨운 옛 돌담길이 남아 있네요.
오봉마을로 이어지는 계곡길 입구입니다.
다리가 놓여져 있고 다리건너 우측으로 올라가면 오봉마을입니다.
다리이름이 가현교인데 건너기 전 우회전을 하여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공개바위를 아주 쉽사리 찾아 갈 수 있답니다.(이곳)
오봉마을 올라가는 길
전체 도로가 1차선이라 교행시 자리가 넓은 곳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계곡물은 아무데서나 마셔도 될 정도로 무공해 청정수이구요.
오봉마을까지는 차량으로 대략 30분 정도 올라가야 합니다.
중간에 화림사라는 작은 사찰을 만나게 되구요.
한국전쟁때 모두 타버려 지금 다시 불사 중입니다.
화림사를 나와서 다시 계곡을 끼고 도로를 따라 올라갑니다.
그리고 막다른 길에서 만나는 오봉마을.
여름에는 오봉계곡을 찾는 이들이 제법 있어 사람구경을 하는 곳이지만 다른 계절에는 아주 적막한 곳입니다.
그러나 이곳도 이제 저 같이 오지 투어를 하는 이들이 제법 찾아 민박집도 있고 펜션도 있습니다.
마을이 이전과는 다르게 많이 세련되어지고 있네요.
태극기 달아 논 집은 서울에서 온 박사장네 집입니다.
2013년에 이곳에 들리니 인부 한사람 들이지 않고 혼자 집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사진의 왼편)
목재는 주로 벌목을 하는데서 얻어 쓴다고 하더군요.
막걸리 한잔 얻어 마시며 세상 이야기 많이 나누었는데 그때 먼저 떠난 부인 이야기를 하면서 많이 가슴아파 하던게 기억이 나네요.
우측은 현재 집입니다.
이건 2008년 이곳 오봉마을에 들려서 본 모습입니다.
공개바위로 올라가면서 마을 위에서 찍은 것이구요.
마을 형태는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네요.
박사장님이 지어논 사각정자에서 한컷.
볼일이 있어 서울 가고 없다고 하네요.
공막걸리 한잔 놓쳤습니다.ㅎ
페가처럼 보이나 꾸며진 집입니다.
노휴대(老休臺)
나이 들어서 여기와 푹 쉬라는 곳이네요.
오봉마을 내려와서 다시 직진으로 조금 오르면 만나는 가현마을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우리 국군에 의하여 이곳 마을 주민 123명도 희생이 된 곳입니다.
1951년 2월 7일 아침 7시.
국군이 온 마을 사람들을 모두 뒷동산으로 몰아넣고 마을은 불을 질렀습니다.
마을 뒷산 낭떠러지로 마을사람들을 몰자 아이들과 노인들은 떨어지고 아비규환..
그 뒤 위 사진의 자리(그때 논바닥)로 사람들을 몰아넣고 총으로 쏘아 몰살을 시킨 것입니다.
군인 한명이 주민 4명을 대상으로...
1차 마무리되자 살아있는 사람 일어나면 살려주겠다는 말에 몇 명이 일어나자 다시 무차별 사살.
123명의 목숨을 앗아가는데 걸린 시간은 두시간.
9시에 마을을 떠난 그 후 ..
시체더미 속에서 아이를 아래로 껴 안고 살린 엄마 덕분에 후세에 이런 비극한 알린 이가 있었답니다.
이날은 음력 정월 이튿날. 설 뒷날이었지요.
가현마을에서 고동재를 넘어 수철마을로 가는 임도
비포장이 많아 승용차로 가면 차 수명 1년 단축..
중간에 오봉마을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나게 됩니다.
멀리 오도재 넘어오는 삼봉산과 법화산이 조망됩니다.
욕심 많은 김여사..
중간 중간에 야생 두릅이 눈에 많이 띄어 따다보니 한바구니가 되었네요.
요즘은 철이 조금 지났는데 아마 초벌은 누가 땄나 봅니다.
가시가 조금 생겼는데 이것도 튀김 해 먹으면 정말 맛나답니다.
고동재 정상입니다.
수철마을에서 동강마을로 이어지는 지리산 둘레길 5구간 코스이구요.
좌측이 필봉산 자락입니다.
한적한 숲길을 걷는것도 좋지만 차를 타고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가는것도 나름대로 괜찮네요.
고동재 아래 주막집이 하나 있답니다.
주로 둘레길을 걷는 길손들을 위한 곳인데 사람은 없고 연락처만 적혀 있고 안에는 이것저것 판매하는 특산물들이 놓여져 있네요.
시원한 오미자 막걸리 한잔 하고 싶은데 김여사가 째려보네유.
운전은?
(자기가 하믄 되지... 궁시렁..)
수철마을
한창 도로 확장 공사중입니다.
둘레길을 걷는 이들이 간간 보이구요.
지리산 둘레길은 참 좋답니다.
에구구...
김여사 호들갑 소리.
할머니 한분이 마당 한켠 작은 텃밭에 자연수 암모니아 거름을 주고 계시다가 놀라 일어나시네유.
마침 동네 풍경을 찍고 있는데 그게 직빵으로 찍혀버렸...
보여 줄 수도 없구..
산청 동의보감촌 인근에 있는 약초식당에서 근간에 드물게 맛난 식사를 하였습니다.
약초정식이 꽤 입맛에 맞네요.
식당 앞 경호강 절벽으로 나 있는 데크길이 멋져 보고 있는데,
꼬맹이들이 할무니집에 가고 싶다면 안달이라 하여 얼릉 고속도로에 얹어서 달려 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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