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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

다정에 바치네 - 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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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는 수면 위

얇게 물수제비나 뜨는 지천의 돌조각이란 생각

성근 시침질에 실과 옷감이나 당겨 우는 치맛단이란 생각

물컵 속 반 넘게 무릎이나 꺽인 나무젓가락이란 생각

길게 미끄러져버린 검정 미역 줄기란 생각

 

그러다

봄 저녁에 듣는 간절한 한마디

 

저 연보랏빛 산벚꽃 산벚꽃들 아래

언제고 언제까지고 또 만나자

 

온통 세상의 중심이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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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어딘가에 기대어 살고 있다.

내가 당신께 기대고

당신이 나에게 기대고,

 

세상의 중심이 되는 보랏빛 꽃그늘에서 만나자는 다정에 나는 기대고 있다.

우리들은 모두 세상 아래에서 별 것 아닌 것처럼

던지며 살고 있지만

소중한 다정은 늘 세상의 중심으로 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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