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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일 년에 단 하루, 부처님 오신 날만 개방하는 문경 봉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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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 경북 문경에 있는 봉암사에 다녀왔습니다.

여느 절집과 이곳 봉암사가 조금 다른 점은 일 년에 딱 하루만 산문을 개방한다는 것입니다.

백두대간길의 배꼽 단전에 해당하는 희양산아래 자리하고 있으며 조계종 특별수도원으로서 일반인들의 사내 출입이 엄격 제한되는 곳입니다.

 

그러니까 일반인들이 이 절 구경 한번 할려면 일 년 꾹 참았다가 부처님 오신 날, 득달같이 달려가야 합니다.

왜 달려가야 하냐믄,

이날은 엄청난 인파가 몰려오는데..

제가 새벽같이 달려가 절 구경 다하고 나오는 시각이 12시..

이때쯤이면 절 입구에서 먼 곳 도로까지 약 10km 정도는 차량으로 꽉 막혀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된답니다.

이번이 세 번째 들린 봉암사 투어인데 이전에는 비빔밥 공양을 했었는데 올해는 특이하게 짜장밥 공양을 하고 왔답니다.

 

 

여행지 : 문경 봉암사

일 시 : 2023년 음력 사월 초파일(5월 27일)

 

봉암사 위치 : 이곳

 

 

 

봉암사는 지금부터 1100년 전 신라 헌강왕때 지증국사가 창건한 유서깊은 절입니다.

그 뒤 고려 태조때 정진대사가 중창하여 많은 고승들이 이곳에서 불교 중흥을 이뤘습니다.

그 뒤 임진란때 절이 거의 소실되었다가 1955년 다시 건립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유지되고 있구요.

1982년 조계종특별수도원이 되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막고 철저하게 수행도량으로서 이끌어가고 있는 곳입니다.

일반인의 출입이 가능한 날은 일년에 딱 하루..

사월초파일 부처님 오신날만 절집이 개방이 되고 있구요.

 

 

봉암사는 이곳 관리소 건물만 지나가면 그때부터 휴대폰이 먹통이 됩니다.

공양줄에서 제 뒤에 선 분이 여자분 혼자였는데 계속 두리번거리길래 뭔 일이냐 물으니 남편을 놓쳤다고 하네요.

남편이 주차를 하는 새 먼저 올라와 버렸는데 휴대폰이 터지지 않아 서로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대구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8시쯤 도착을 했는데도 벌써 사람들이 많이 붐빕니다.

 

 

봉암사로 들어가는 길을 새로 하나 만들었네요.

개울 건너편으로 연지를 만들어 운치 있게 도보길을 만들어 두었는데 연꽃도 이제 막 피기 시작 합니다.

뒤로 희양산이 위용 있게 솟아 있습니다.

통바위로 되어 있는 산인데 오늘은 날씨가 흐려 햇살에 반짝이는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쉽습니다.

 

 

이렇게 피는 연꽃을 수련이라고 하나요?

하얀 수련이 수면 위로 동동 피어 있네요.

 

 

운치 있는 길을 걸어서 봉암사 경내로 들어갑니다.

데이지가 눈처럼 피어 있네요.

뒤로 희양산의 암릉이 우뚝하여 더욱 멋집니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 손님맞이 준비로 산문 내 아주 청결하게 해 놓으셨네요.

 

 

꽃들도 제 나름 뽐내기를 하는 듯 너무나 예쁘게 피어 있구요.

층층 꽃밭이 보기 참 좋습니다.

 

 

봉암사는 사전에 공부를 조금 하고 찾아가는 게 좋습니다.

문화재가 곳곳 산재해 있어 눈여겨보지 않으면 지나칠 수가 있구요.

 

 

정진대사 탑비가 모셔져 있는 전각입니다.

신라말 고려초의 승려로서 이곳 봉암사 충창을 크게 한 분입니다.

이 비석은 국가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는데 봉암사 본전 경내와 조금 떨어져 있어 사람들이 대개 보지 않고 지나치는  곳입니다.

 

 

비석의 글씨는 당대 문장가인 이몽유가 짓고 명필가 장단열이 글을 썼다고 합니다.

글은 돌비석을 파서 새긴 것으로 분명 봤는데 글과 글사이 바둑판처럼 줄을 맞춰 그어 둔 것은 자세히 보고 오지 않아 뭔지 모르겠네요.

먹줄인가??

 

 

공양간인 선열당을 지나 경내로 올라갑니다.

절집 어디서나 희양산의 암봉이 쳐다 보이구요.

 

 

보통 절집 입구에 있는 만세루 비슷한 남훈루를 들어섭니다.

본당의 입구인 셈이고 2층 누각으로 되어 있는 건물입니다.

 

 

이른 시간이라 아직은 조금 덜 붐비는데 두어 시간만 지나면 그야말로 야단법석(野壇法席)이 나겠지요.

 

 

가지런히 놓여져 있는 스님들의 청소 도구.

대비가 거꾸로 세워져 있고 중간에 지게 세울 때 받치는 작대기가 하나 보이는데 뭔 용도인지 모르겠네요.

 

 

본당으로 올라갑니다.

하얀 연등이 길게 달려 있는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본당 앞에는 아기부처님 관불행사로 긴 줄이 이어져 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관불행사는 부처님에 대한 공경을 표시하고 내 마음을 정화시키는 의미로 행하는 것인데 아마도 자기 소원만 냉큼 비는 분도 있지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부처님 제발 돈 좀 벌게 해 주세요. 하면서..

이건 무조껀 캔슬. 하나마나..

 

 

이전에는 하얀색 연등만 달렸었는데 이제는 약간 칼라풀해졌습니다.

처연스럽게 보이던 풍경이 환하게 달라졌습니다.

 

 

본당에 가까울수록 소원지가 많이 붙어 있습니다.

우리 엄마 이전에 이날은 허굴산 청량사 가셔서 아이들 개수(?)대로 소원지 다 붙이셨는데 이제는 그도 아득해졌습니다.

생각해 보니 이제는 내가 엄마 소원지 붙여야 하는데 ....

 

 

 

 

 

부처님께 삼배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삼라만상에 있는 기운을 거둘 수 있는 지혜를 주십시오.

 

 

봉암사에는 특이한 건물이 한채 있는데 따블겹으로 된 극락전입니다.

극락전이란 이름 때문에 사람들이 꽤 몰리는 곳이구요.

극락전에는 아미타불을 주불로 모시는데 대개 무량수전이란 전각 이름을 많이 사용한답니다.

정사각 사모지붕의 한 칸짜리로 되어 있는데 목탑형식입니다.

따라서 법주사 팔상전과 함께 유일 현존하는 목탑 건물이구요.

 

 

극락전은 이곳 봉암사에서 가장 유서 깊은 전각입니다.

임란 때 모조리 불타버렸는데 일주문과 이 극락전만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국가 문화재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구요.

지붕 위에 맷돌 꺼꾸로 엎어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있는데 흙을 구운 것이 아니고 돌로 만든 것입니다.

대개 저런 걸 절병이라 한답니다.

대구 도동서원 환주문의 절병통이 가장 멋진 작품.

 

 

 

 

 

극락전 바로 옆에는 산신각.

이도 역시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는 구간입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도 뒷산 희양산의 정기를 받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이 되는데 산신각에 줄을 서는 특별한 이유가 생각이 나지 않네요.

 

 

봉암사에는 여러가지 나라 보물이 있지만 그 중 국보는 딱 한 점이 모셔져 있는데 봉암사를 창건한 지증대사 탑비입니다.

신라의 대문장가 최치원은 당대에 4개의 비문을 썼는데 그중 하나가 이 지증대사 탑비문이구요.

전각 안 왼편에는 지증대사의 일생에 관한 내용과 그를 기리는 내용이 적혀 있는 비문이 있고 오른편에는 지증대사의 부도탑이 있습니다. 이도 역사 국가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구요.

 

 

부도탑은 상단 지붕돌이 깨져 있어 아쉬움이 들지만 받침돌의 비파연주상과 공양상은 아주 뚜렷하여 천년도 더 지난 세월의 흔적을 놀라웁게 쳐다봅니다.

 

 

지증대사탑비는 전체 높이 4.1m에 비 몸통은 2.7m로서 천년 세월 동안 크게 훼손이 되지 않아 문화적인 가치가 상당한데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이 비 안에 적혀 있는 내용들...

최치원이 지증대사의 업적도 많이 적었지만 당대 상황들을 묘사한 것들이 많아 시대적 사료를 검증하는 증거자료(?)로 여겨져 국보로 지정이 되었답니다.

 

 

현판이 뒷짝에 붙어 있는 건 데려온 자식 취급이나 마찬가지인데 이곳 봉암사에도 그런 전각이 하나 있답니다.

바로 이전의 대웅전인데 현재 대웅보전 불사가 1992년에 있었다고 하니 아마도 그 이전에 본당 역할을 한 건물이 아니었나 짐작을 합니다.

 

 

금색전 앞에 있는 삼층석탑.

이곳에는 아직 하얀 연등으로 장식이 되어 있네요.

그 앞에 세워져 있는 삼층 석탑이 그나마 대웅전 옛 건물의 위세를 대강이나마 살려주고 있네요.

삼층 석탑은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고 우리나라 흔하디 흔한 석탑 유물 중에서 상륜부 디테일이 온전히 잘 버텨준 몇 안 되는 작품이네요.

봉암사의 유일한 석탑입니다.

 

 

석탑과 조화되는 금색전

뒤로 희양산의 암봉이 위용 있습니다.

사진을 옆에서 찍었는데 석탑 앞에서 라인을 맞추면 희양산 암봉과 한 라인이 되는 멋진 명당이네요.

 

 

금색전(金色殿)에는 현재 비로자나불이 모셔져 있습니다.

 

 

 

 

 

스님들의 수양처인 선원 건물

 

 

이곳에서 수양하면 도는 저절로 트일 듯..

희양산 기운 잔뜩입니다.

 

 

몇 번 올라본 곳인데 기장 이른 시기는 작년 봄에 산행 칭구 지율 군은 데리고 올랐네요.(보기)

 

 

마애불 가는 길목.

희양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스님이 막아서고 있습니다.

 

 

봉암사 뒤편 계곡으로 10여분 걸어 들어가면 만나는 마애불

공식 직함은 봉암사마애보살좌상(鳳巖寺磨崖菩薩坐像)으로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이름이 보살로 되어 있는 건 이 마애불이 미륵보살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네요.

 

 

조선 현종 때 제작이 된 마애불로 선곽이 뚜렷합니다.

나름대로 괜찮은 작품 같기는 한데...

 

 

째진 눈과 쫴맨한 입이 아쉽습니다.

저 입으로 숟가락이나 들어가겠나??

 

 

옆에는 백운대라는 멋진 암반 계곡인데 옛날 양반들 이곳저곳 낙서 엄청나게 해 놨네요.

암튼 옛이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사람들 아무 데나 낙서하는 거는 알아줘야 됩니다.

 

 

 

 

 

희양산이 돋보이는 아주 멋진 곳입니다.

 

 

다시 경내로 되돌아와서...

일찍 온 분들은 이곳저곳에서 여유 있게 시간을 보냅니다.

 

 

본당 앞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 행사가 진행되고 있구요.

 

 

 

 

 

오늘 물세례를 많이 받은 아기부처님.

 

 

차와 간식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스님들도 모처럼 일반 대중과 합하여 즐겁게 지내구요.

 

 

점심 공양이 시간이 조금 남았길래 뒤편 부도탑 투어를 합니다.

이곳은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곳이라 아주 한적하답니다.

 

 

조금 오르니 함허당 편액의 건물이 보이고..

 

 

그 옆으로 조금 더 오르면 

 

 

함허당의 득통탑을 만나게 됩니다.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득통기화(得通己和) 스님의 부도비인데 세종 때 이곳 봉암사를 중수한 업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선 스님 중에서 가장 많은 저서를 남긴분이구요.

 

 

옆길로 살짝 빠지니 산으로 오르는 길이 나타납니다.

헐~~

곧장 희양산 다녀와^^

아서라 오늘은 안티재에서도 무스븐 스님이 지키고 딱 있을 건데.

(다녀와서 다시 지도를 검색해 보니 이 길은 정진대사 원오탑 가는 길이 아니었나 생각도 됩니다. 그림 너무 아쉽네요. 작품성이 가장 좋은 탑비를 놓치고 왔으니..)

 

 

가까이 있는 환적당 지경(幻寂堂 智鏡) 스님의 부도탑이 있습니다.

앞에 본 함허당 부도비를 카피한 것으로 생각될 만큼 비슷하여 예술적인 가치는 살짝 다운,

 

 

이 외에 근대에 지은 부도비도 보이는데 철망 울타리가 영 거슬려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기도 싫네요.

 

 

마지막으로 만나는 석종형 부도비

주인공이 뚜렷하지 않은데 지눌의 사리탑이란 설도 있고 보우의 사리탑 설도 있다네요.

그 옆으로 근래 조성된 부도비가 나란히 있습니다.

 

 

기다리던 점심 공양

오늘은 짜장밥입니다.

부처님의 음식이라 그런지 더욱 맛나네요.

 

 

절 구경을 마치고 공양도 했으니 오늘 일정은 끝

일주문을 지나 밖으로 나옵니다.

 

 

내년에 또 올려나요.

휴대폰을 꺼내 봅니다.

안테나가 하나씩 생기기 시작하네요.

 

 

나가는 사람은 적은데...

 

 

들어오는 분들은 많습니다.

 

 

지금 들어오는 분들은 그래도 운이 좋은 분들...

되돌아 나오는데 도로 한쪽 차선이 모조리 주차장이 되어 뒤로 약 10km는 차량들도 가득..

진행 불가네요.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세상이 갈수록 어지러워 부처님의 가피와 지혜를 얻으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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