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일기

합천 화양리 천연기념물 소나무를 만나다.

반응형

 


합천 묘산면 화양리 상나곡마을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289호 명품 소나무를 보고 왔습니다.

묘산면 오도산 밑에 개인 사찰을 짓고 시주팔이로 먹고사는 동생뻘 땡초를 만나러 가다가 샛길로 빠져 이곳을 들려 봤네요.

하늘로 솟구치는듯한 2차선 포장도로를 따르다가 갑자기 도로는 임도로 변하여 어느 산골로 한참이나 올라가는데 그 끝자락에 나곡마을이 있었답니다.

 

요즘 대한민국의 외지마을은 거의 알음이 되어 일부러 이런곳 찾아가는 이들의 성지가 되어 있는데 이곳 나곡마을은 참 난해하네요.

이런 외지고 아득한 곳이 있다는게 뜻밖입니다.

 

이곳에서 만난 가장 젊은 분이라는 77세 아주머니와 82세 아저씨(?)는 모처럼 만난 외계인과의 대화를 아주 환영하고 있었답니다.

이 동네가 끝이예요?

아니제, 이 고개를 넘어가면 뭐도 나오고 뭐도 나오고...

아재요!, 이거 시동 좀 걸어 보이소.

뜬금없이 뭔 주문을 합니다.

예초기 시동을 걸지 못하고 이제까지 용을 쓰다가 두 분이 그냥 앉아 있었네요.

기름이 내려오는 초크밸브를 열고 줄을 힘차게 당기니 와르릉... 하면서 한 번에 시동이 걸립니다.

 

같이 퍼질고 앉아서 세월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릴 때 모산국민학교를 다녔는데 이곳에서 6km라고 합니다.

갈 때는 내리막이라 신나게 갈지 모르겠는데 올 때는 거의 산행이네요.

그 힘든 왕복 12km 등하교를 8살짜리 꼬맹이가 걸어 다닌 그 추억의 이야기..

도로가 올라오다가 왜 끊혔어요?

그건 군수 맘이제..

힘없고 빽 없는 외진 산골마을의 애환입니다.

 

이전에는 30가구 정도가 살았는데 지금은 7가구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자기가 가장 젊다면서...

 

※ 합천 묘산면 화양리 나곡마을에 있는 쳔연기념물 소나무가 있는 위치는 이곳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있는 소나무를 알아보니 다음과 같습니다.

보은 속리 정이품송 (천연기념물 103호)

청도 운문사 처진소나무 (천연기념물 제180호)

합천 화양리 소나무 (천연기념물 제289호)

무주 삼공리 반송 (천연기념물 제291호)

문경 화산리 반송 (천연기념물 제292호)

상주 상현리 반송 (천연기념물 제293호)

예천 천향리 석송령 (천연기념물 제294호)

청도 동산리 처진소나무 (천연기념물 제295호)

속초 설악동 소나무 (천연기념물 제351호)

보은 서원리 소나무 (천연기념물 제352호)

고창 선운사 도솔암 장사송 (천연기념물 제354호)

장흥 옥당리 효자송 (천연기념물 제356호)

구미 독동리 반송 (천연기념물 제357호)

의령 성황리 소나무 (천연기념물 제359호)

이천 도립리 반룡송 (천연기념물 제381호)

괴산 적석리 소나무 (천연기념물 제383호)

장수 장수리 의암송 (천연기념물 제397호)

영양 답곡리 만지송 (천연기념물 제399호)

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 (천연기념물 제409호)

거창 당산리 당송 (천연기념물 제410호)

지리산 천년송 (천연기념물 제424호)

문경 대하리 소나무 (천연기념물 제426호)

포천 직두리 부부송 (천연기념물 제460호)

포항 북송리 북천수 (천연기념물 제468호)

예천 금당실 송림 (천연기념물 제469호)

안동 하회마을 만송정 숲 (천연기념물 제473호)

하동 축지리 문암송 (천연기념물 제491호)

 

 

 

 

※ 합천 묘산면 화양리 쳔연기념물 소나무가 있는 위치는 이곳입니다.

 

 

상나곡마을입니다.

이전에는 논도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거의 밭만 보이네요.

 

 

아주 오래전 제 고향마을이 생각나는 풍경입니다.

 

 

아련함에 젖어서 한참이나 쳐다보게 되는 스레트집 한채.

어릴때 자주 찾아갔던 산골 아래 외갓집도 생각이 나구요.

 

 

나곡부락이란 표석이 지금의 마을 상황을 알려 주네요.

이 표석을 만들때만 하여도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동네 골목길에서 들렸으리라 생각이 되네요.

 

 

마을 아랫쪽에 자리하고 있는 소나무입니다.

처음 소나무를 보면서 와우.. 하는 감탄사가 나오네요.

 

 

연안 김씨 후손들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광해군 5년(1613)에 연흥부원군 김제남이 영창대군을 왕으로 추대하려 한다는 모함을 받고 역적으로 몰려 3족이 멸하게 되자 김제남의 6촌벌 되는 사람이 도망와서 이 나무 밑에 초가를 짓고 살았다고 합니다.

 

 

 

 

 

수령은 약 500년.

높이 17.7 m, 둘레 8.15m, 가지는 3m 높이에서 갈라져서 다시 아래로 쳐져 자랐는데 그 모습이 독특하고 아름답습니다.

나무 껍질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있고 가지가 용 모양으로 생겼다 해서 "구룡목(龜龍木)"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위로 솟구쳐 빠져 나온 가지들도 하나같이 위용이 있구요.

 

 

 

 

 

이 소나무는 마을의 당산나무 역활을 하면서 매년 음력 정월 14일 산신제를 올리고 15일 보름날에는 소나무 앞에서 마을 주민들이 참여해 당산제를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나무의 크기를 가늠하고자 제가 소나무 밑에 서 봤네요.

 

 

신령스러운 느낌 가득입니다.

 

 

가지들이 무게에 의하여 부러지는걸 벙지하기 위하여 서로를 걸쳐 당기고 있는 쇠고리를 만들어 두었네요.

 

 

세월이 맘껏 느껴지는 소나무..

손을 가만히 대어보니 전율처럼 뭔가 가득 와 닿는 기가 느껴집니다.

 

 

마을 앞 주차장에는 쉼터 정자가 마련되어 있는데 TV도 있네요.

 

 

예초기 시동 걸어주고 같이 퍼질고 앉아 한참이나 동네 이야기를 나눈 두 분입니다.

사진은 허락을 받고 찍었네요.

좌측 옆으로 올라가면 고개를 넘어 가는 길이랍니다.

 

차 가지고 넘어 갈 수 있어요?

암, 문제 없제. 

다만 딱 하나 문제가 있는데 대피소가 없어.

 

이야기 나누다 보니 어느 순간 반말이 되어 돌아오고 있네요.

전혀 개이치 않습니다.

 

근데 대피소 ??

이 말의 정답은 차를 가지고 이 고개를 넘어가면서 알 수 있었답니다.

교차운행이 불가.

마주 오는 차가 있으면 엄청나게 난감한 곳이네요.

 

고개마루에 올라서서 마구 후회를 했답니다.

마을에서 그냥 왔던길로 내려 가야 되는데..

이 고갯길은 차가 다니기 너무 힘드는 길이네요.

 

 

암튼 그래도 어드벤쳐 체질에 고개를 넘어 갑니다.

 

 

두무산 등산로 표시판이 있는데 이곳을 들머리로 하는 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고개를 넘어서 한참이나 내려오니 청현1구 신평마을이란 곳을 거치게 되네요.

근데 참말로 특이합니다.

대개 마을 입구에는 커다란 느티나무들이 동네 휴식처가 되어 지는데 이곳은 엄청나게 큰 아카시나무가 그 역활을 대신하네요.

 

 

아주 커다란 아카시나무입니다.

 

 

달콤한 꿀향과 함께 하얀 꽃을 가득 피우고 있습니다.

 

 

열악한 도로를 따라 한참이나 내려 옵니다.

 

 

요즘 많이 심지 않는 보리가 누렇게 익어 가네요.

여름 방학이 끝나면 보리짚으로 만든 여치집을 방학숙제로 가져 갔지요.

 

 

보릿고개 넘나들던 시기..

그 고되고 힘든 시절에 만든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이들도 차츰 사라지고 있구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