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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시(詩)하나가 떠울랐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그때는.. 왜,
시를 외우기를 잘 하였던 때가 있었잖습니까?
졸 졸 잘도 외우던 그것은 세월속에서
감쪽같이 묻혀지고,
중간의 귀퉁이 한 구절만 겨우 떠 올라
이무기 인터넷 속에서 아무리 검색을 하여 보아도
도시 찾을수 없어
뭘 잊어 버린것 처럼 허허로이 서성였는데..
어제 문득 이사를 준비하느라 부산대다가, 공책더미 속에서
케케한 애증의 때가 잔뜩 끼인 공책 한권을 발견...
먼지를 털듯이 쫘르르 넘기니 어느 손마디에 잡히는 페이지가
왠지 무거워 눈여겨 보니 그 詩였습니다.
處女性이 고히 간직된 ...
아직 Web 세계에 적(籍)을 올리지 못한 ...
아리따운 詩 한편을 소개합니다.
물론 이, 자랑 나부랭이는 순전히 제 관념이지만...
풀냄새를 맡으러
朴敬用
풀냄새를 맡으러 갔다가
풀잎들의 몸살까지 읽고는
돌아서는 참에
산빛이나 눈여겨 두렸다가
입 다문 산의 안 소리까지 귀담아 듣고는.
건널목 내(川)에 다다라서,
서느런 물의 살(肉)과 어우려져
아픈 그것들이나 씻어 보내려다가는
아뿔사!
목메어 끓는물의 말살까지
덤으로 받아 돌아왔네.
허지만 어쩔건가,
願을두어 自取한 일
내가 고이 질(負)밖에
진저리 치는 풀잎들의 그 몸살을
산울림보다 切切한 그 산의, 안 소리를
아우성을 깔고 앉은 그 물의 말살을
허지만 어쩔건가
- 별러 郊外를 찾은 날의 이 푸념을
님께나 은밀히 귀뜸해 드리고
삭이기 벅찬채로
몸으로 마음으로 厄인양 때울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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