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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제수씨,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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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생신이 설을 20여일 앞두고 있어


해마다 조금 일찍 당겨 치룹니다..

형제가 여럿이고 이곳 저곳에 있다보니 대개가 돌아 가면서 행사를 하는데,

올해는 맏이인 우리집이서 년말에 하기로 하였죠.
 
여럿 형제와 제수씨, 그리고 매제와 여동생에게 동시에 컴퓨터로 문자를 보냅니다.

XX월 XX일 우리집에서 아버지 생신입니다. 10일전부터 단식 바랍니다.라고,

맨 먼저 넷째 동생에게서 답장이 왔습니다.

"큰 형님  기대합니다.. 화이팅!"
그리고 곧이어 셋째 제수씨한테서 문자가 왔습니다.

오프라인상에서는 전혀 쓰지않는 재미있는 아이들 문자체입니다.

 


형제들끼리는 함께한 과거가 있기 때문에

오해나 이견이 쉽게 마무리 되지만,
이제는 각자의 가정이 있으니 무슨 행사때면 한참이나 고민을 해 봅니다.

다들 중년의 나이를 지나가고 있는 형제들과 살아가면서,

크게 다투어 본 일은 없지만 간혹 서로가 오해를 할 일들은
어쩔수 없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어서 넷째 제수씨의 간단한 메세지가 도착..

 


평소에도 큰시아주버니가 되는 내 배를 손으로 쿡쿡 찌르며,

"아주버님 인격 좀 넣어세요! "
하며, 가장 애교가 많은 막내의 제수씨입니다.
버릇 없다고 여기실지 모르나 아주 생각이 깊습니다.
다 계산된 행동이란 말이죠.
 
제수씨들의 깊이있는 마음씀을 생각해 봅니다.

무릇 여럿 형제가 각자 살다보면 많은 이견과 오해가 생기기 마련인데
이런 일들은 형제간에는 빨리 잊어버리고 무대에서 연극을 하듯이,
집안의 일을 조정하는 것이 여자들, 바로 아내들의 몫입니다.


이어서 또 다른 남동생의 문자..

 


어느 잘나가는 벤처회사의 대표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데

형한테 보내는 문자체는 아직 어린애 같이 다정합니다.

이 동생이 학교 다닐때 형편이 어려워 참으로 고생많이 하였습니다.

일년 다니고 쉬면서 돈 벌어 또 일년다니고..
또 형편이 어려워 휴학하여 돈 벌어 다시 다니고..
술 좋아하는 형을 위하여 만날때마다 한두병의 술을 차고 옵니다.

형제가 많은 집..

다들 중년을 넘기고 사는 모습이 달라지다 보면
까닥 잘못하면 분란이 생깁니다.
그저 적당히 모른척하고 문제되는 것은 얼른 잊어버리는 것이,
이제까지 제가 찾은 방법 중에서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이 세상에는 이해 할려고 마음만 먹으면 이해 못할것도 없고,

용서하려고 작정하면 안될 것도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있는 막내 여동생에게 문자가 날라 옵니다.

 


10일전부터 단식하라는 농에 대해

아마 9일째 쓰러지면 어떻하냐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30중반을 넘겼지만 맏이 올케인 제 아내에 대하여는

올케 시누 사이가 아닌 친 큰 언니 대하듯 지냅니다.
우리집에서 어릴때 많이 지낸 탓도 있겠지만 시골의 노모가 툭하면
"우째던지 큰 오빠하고 올케언니는 아버지, 어머니라고 생각하라"
귀에 못이 박히게 세뇌교육을 시킨 탓도 있겠지요.

여러 집안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여자들의 몫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집니다.
가정의 화목도 어머니인 동시에 아내인 여자의 영향이 얼마나 큰데,
하물며 형제와 부모와 연관되어 지는 집안의 문제는 더더욱
그 영향을 많습니다.

 


지나간 역사를 가지고 그때 네가 어쩌고.. 하면서

들쑤셔 버리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습이 어렵습니다.
적당히 모른척하고 적당히 잊어버린척하고 그렇게사는 것이
형제가 많은 집의 화목유지 비결이 아닐까 합니다.

시아주버니와 윗동서의 부족함을 잘 헤아려

집안 화목을 지켜내고 있는 제수씨들의 마음씀이 사랑스럽습니다.

사랑해요..!  제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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