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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우리네 인생사<人生辭>

 

봄이면 봄 인사하고,
여름이면 또 여름인사...
그리고,불과 엊그제만 하여도 단풍입네 가을입네 하면서 지내 왔는데,
언듯 세월을 보니 한해 인사를 하여야 할 시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어릴땐 한 살이라도 더 들어 보일려고 용을 쓰곤 했는데,
그 어느 지점 부터인지 조금 더 젊어 보일려고 난리를 치니
이 또한 가소로운 방정이 아닐수 없습니다.


내가 내 아이를 불러놓고 인생 타령 늘어 놓아서
그게 대강이라도 알아 들을 것이라 생각 하였는데
돌이켜 보니 그 모든 세상 살이의 글귀도 제대로의 맞는 나이가 되어야
귀에 쏙쏙 들어 오게 되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낙엽이 다 떨어지고 없는 앙상한 계절의 모퉁이에서
불현듯 씨알도 먹히지 않던 글귀들이 가슴으로 다가오는 걸 보니,
세상 살면서 알게 모르게 저지런 업보같은 죄가 많은 듯 합니다.

 

 

 

 

인 생 사 (人生辭)


오는 손 부끄럽게 하지 말고
가는 발길 욕되게 하지 말라

 

모른다고 해서 기죽지 말고
안다고 해서 거만 떨지 말라

 

자랑거리 없다하여 주눅 들지 말고       
자랑거리 있다하여 가벼이 들추지 말라

 

좋다고 해서 금방 달려들지 말고
싫다고 해서 금방 달아나지 말라

 

멀리 있다 해서 잊어버리지 말고
가까이 있다 해서 소홀하지 말라

 

악(惡)을 보거든 뱀을 본 듯 피하고
선(善)을 보거든 꽃을 본 듯 반겨라

 

부자(富者)는 빈자(貧者)를 얕잡아보지 말고         
빈자(貧者)는 부자(富者)를 아니꼽게 생각하지 말라

 

은혜(恩惠)를 베풀거든 보답(報答)을 바라지 말고  
은혜(恩惠)를 받았거든 작게라도 보답(報答)을 하라

 

타인의 것을 받을 때 앞에 서지 말고
내 것을 줄 때 뒤에 서지 말라       

 

타인의 허물은 덮어서 다독거리고
내 허물은 들춰서 다듬고 고쳐라 

 

사소한 일로 해서 원수(怨讐) 맺지 말고
이미 맺었거든 맺은 자가 먼저 풀라   

 

모르는 이를 이용(利用) 하지 말고
아는 이에게 아부(阿附)하지 말라

 

공적(公的)인 일에서 나를 생각하지 말고      
사적(私的)인 일에서는 감투를 생각하지 말라

 

공짜는 주지도 받지도 말고      
노력 없는 대가는 바라지 말라

 

세상에 태어났음을 원망(怨望) 말고     
세상을 헛되게 살았음을 한탄(恨嘆)하라

 

죽어서 천당(天堂) 갈 생각 말고                
살아서 원한(怨恨) 사지 말고 죄(罪)짓지 말라

 

타인들의 인생 좇아 헐떡이며 살지 말고       
내 인생 분수(分數) 지켜 여유(餘裕) 있게 살라

 

나를 용서(容恕)하는 마음으로 타인을 용서(容恕)하고
나를 다독거리는 마음으로 타인을 다독거려라         

 

보내는 사람 야박하게 하지 말고   
떠나는 사람 뒤끝을 흐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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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 올리버99 2011.03.21 1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으로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두가님의 글,글모음으로 책을 내셔도 많이 읽힐것 같습니다
    같은 글을 읽어도 그글에 맞는 나이가 되어야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말
    간단한 말인데 이렇게 표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두가님!!
    고대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神殿) 현관 기둥에 새겨졌다는 유명한 말.
    '너 자신을 알라'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명한 말이 된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두가님^^

    • 고맙습니다.
      올리버님.
      정말 세월에 맞고 나이에 맞는 말이 더욱 새겨 지는것 같습니다.
      이전에 부모님에 하신 말들이 그때는 다 흘려 지더니 이제 제가 다 써 먹는 말이 되어 버렸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