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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어느날 미친 봄을 산에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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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밥 먹고 일어나
35리터짜리 약간 큰 베낭을 챙겼더라.

 

동사(凍死)방지용 여벌의 옷과 아내의 잔소리를
베낭에 마구 채우고
버스와 택시를 번갈아 갈아타며
팔공산 파계사에서 시작한 능선 산행..

 

그런데 이게 뭡니까?
날씨가 ...
무슨 날씨가 바람도 한점없이,
햇볕이 쨍쨍..

 

동봉에 다다를 즈음에는
거의 위에는 반팔 차림이 되고
꺼내어 입기위해 준비한 베낭은
벗어넣은 옷들로
더 무거워 지고

 

푹신푹신한 눈길에
땀을 비오듯 흘리며..

 

바지속에도 추울새라 껴입은 옷은
척척 감기고...

 

이 무슨 재미없는
겨울 산행이란 말인가요.

 

그래도 갓바위 부처가 반길새라..
부리나케 도착하니...
세살 먹은 꼬마와 외출복 차림의
아낙들이

 

히히닥 거리며 약사여래불과
유희하는데,
나무아미타불...

 

쎄빠지게 하루 능선 타고
찬바람에 허한 기력이나 새길까 결심한 다짐자락이
풍선에 바람빠지듯 허허로와지고...

 

지구 온난화의
쎈 여파가 몰아친 팔공산의 어느 일요일
산자락 녹아 흐르는 물소리를 들어니
벌써 봄은 오고 있으나
미친 봄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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