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2021. 12. 7.
술시
하늘이 뾰로통한 날 먹고사는 일을 마감하고 내 숨소리 가라 앉히는 토굴로 향한다. 석양빛도 저물어 나를 겁박하는 차량들의 라이트 불빛들이 예사롭지 않다. 숨 헐떡이며 도망쳐 비겁은 숨기고, 난 식전 술시를 마련한다. 달달하게 구운 삼겹살에 침을 삼킨다. 그러나 오늘 같은 날. 안(按) 뒤에 주(酒)를 잇게 되면 술맛이 흩어진다. 술은 줄酒줄酒줄酒.. 뒤(後) 안(按)이 제맛. 큰 잔으로 로얄살룻 한 잔 마신다. 첫 잔 술의 맛은 느낄 수 없을듯 급하다. 내 자유, 내 영혼, 나의 판타지아... 어서 넘긴다. 그러면, 내 오장육부의 위치가 확인이 된다. 짜릿하면서도 거칠 것 없는 통쾌함. 세포들까지 도달한 보병들이 나를 일깨운다. 바야흐로 나의 술시가 시작되었다. - 취한 밤 日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