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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진달래꽃과 함께 한 계룡산의 4월 눈꽃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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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번의 시 중에 '폭설'이란 제목이 있습니다.

 

삼동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

남도 땅끝 외진 동네에

어느 해 겨울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

이장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았다

주민 여러분! 삽 들고 회관 앞으로 모이쇼잉!

눈이 X나게 내려부렸당께!

.......................

 

토요일 아침 계룡산을 가기 위하여 경부고속도로로 김천을 지날부렵부터 폭설이 쏫아지기 시작하는데 이 詩가 생각났습니다.

갑자기 눈이 X나게 내려부렸당께...!

 

4월 하고도 중순이 지나고 진달래가 온 산에 만발한데 눈발이 장난이 아니게 거세게 내리 쏫아 집니다. 창 밖 주위는어느듯 온통 하얀 세상이 되어져 있고 계절을 꺼꾸로 가고 있는냥 넋을 잃고 쳐다 봅니다.

일기예보에는 약 5mm정도의 비가 오전에 내리고 오후에는 흐린 날씨로 나와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산행예정지인 박정자 삼거리에 도착하여도 눈발은 전혀 거칠줄 모르고 마구 쏫아 집니다.

 

그렇게 충청지방에는 77년만에 가장 늦은 겨울눈이 내렸다고 합니다.

 

산행시간 내내 뜻밖의 눈을 맞으면 뒤늦게 봄이 가득한 4월 중순에 멋진 계룡산의 설경을 마음껏 즐긴 하루였습니다. 산행구간에는 진달래가 만발하고 새 봄을 맞아 이파리들이 솟아 올라 있는데 눈꽃과 더불어 전혀 생경스러운 풍경이 연출 되어져 참으로 신기하고 아름다운 풍경들이 산행내내 이어졌습니다.

 

산행코스는 박정자삼거리에서 시작하여 장군봉 - 신선봉 - 남매탑 - 삼불봉 - 자연성릉 - 관음봉 - 은선폭포 - 동학사 - 주차장..으로 하여 소요시간은 약 6시간 30분 정도, 일반적으로 7시간은 잡아야 될 것 같습니다. 구간마다 밧줄을 설치 한 곳이 많고 바위 지역이 많아 조금 위험한 곳도 있지만 국립공원이라 관리가 잘 되어 있어 조금만 주의 한다면 무난한 구간입니다.

 

카메라를 메고 다니면서도 계속 비닐봉지에 보관 하다가 촬영때마다 꺼내어 렌즈의 습기와 젖은 물기를 닦다보니 화면이 그리 선명치가 않습니다. 조망은 전혀 없고 오직 설경만을 감상한 하루였지만 봄 풍경 위에 소복히 쌓인 눈 풍경과 같이 한 하루는 그 어느 산행지보다도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계룡산 산행지도

위 지도에서 빨강색으로 칠해진 구간이 제가 다녀 온 구간입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아직도 눈발이 쏫아지고 있습니다.

가로수에 만개한 벚꽃과 묘한 대조가 이워지고 있습니다.

 

 

 관리소에는 공원직원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봄 꽃들과 함박눈..

봄 눈은 금박 녹기 때문에 내리는 그 순간이 지나면 풍경이 아주 달라지게 됩니다.

 

 

 조망은 제로입니다.

그러나 설경은 100입니다.

 

 

 

 

 

 봄의 새순에 소복히 쌓인 눈송이들...

 

 

 

 

 

 계룡산엔 진달래가 많은데 꽃송이 위로 함박눈이 쌓여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장군봉입니다.

 

 

 

 

 

 

 

 

 

 

 

 박정자에서 오뉘탑까지는 계룡산 구간 중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곳이라 아주 한적 합니다.

 

 

 

 

 

 

 

 

 오뉘탑에 도착하였습니다. 남매탑이라고도 하지요.

바로 밑에는 상원암입니다. 날씨가 좋지 않으니 이곳 상원암 처마 밑에서 식사를 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상원암

 

 

 상원암에서 삼불봉까지는 지리지리한 돌 계단길입니다. 중간에 심장미비로 숨진이가 있다는 경고판도 있구요.

산에서 만나는 긴 계단길은 절대 급하게 오르지 말고 한 박자 한 박자 천천히 쉬지 않고 발자국만 쳐다보면서 오르는 것이 가장 쉽게 오르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자연성릉 구간입니다.

양켠으로 벼랑들이 많아 주의 구간이기는 하지만 안전 시설이 잘 설비되어 있습니다.

전방에 안전팬스 양쪽으로 소나무가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어 찍었습니다.

 

 

 계룡산 정상이 천황봉이지만 이곳은 출입이 안되니 대개가 이곳 관음봉(816m)을 정상으로 간주 합니다.

이제 이곳에서 동학사로 하산하면 됩니다.

여기서 부터는 눈발이 거의 거치고 나무에 매달려 있는 눈뭉치들이 툭툭 떨어집니다.

머리에 많이 맞기도 하구요.ㅎ

 

 

 눈이 내린 풀 숲 사이로 내다 보여지는 봄 꽃들..

 

 

 동학사로 하산하는 길의 진달래는 그 사이 눈이 많이 녹아 버렸습니다.

제대로의 선홍빛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은선폭포

폭포가 아주 높습니다. 물이 많으면 보기가 아주 좋겠는데요.

 

 

 

 

 진달래와 눈, 소나무가 묘하게 어울려지네요.

 

 

 동학사입니다.

이곳에는벌써 눈이 다 녹아져 있습니다.

절마당에는 아직도 목련이 피어 있네요.

 

 

 

 

초파일을 앞두고 절집에서도 등달기가 시작 되었습니다. 

 

 

 하산길에서 만나는 가로수의 벚꽃은 거의 다 지고 새 잎이 돋아나기 시작하고 있네요.

 

 

한 무리의 아줌씨들이 또 다른 지구별에서 추억 만들기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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