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절친 이야기입니다.
토요일 태안 해저터널 구경 후 집으로 오는 길 차 안에서 들은 친구의 말이 쉽게 지워지지 않네요.
유년 시절부터 50 이전까지는 정말 미운 짓만 골라서 하던 친구였습니다.
고교 입시를 앞두고 같은 도서관을 다녔는데 늘 자리를 비우고 양아치 같은 녀석들과 어울리고..
결국 입시에 낙방을 하더니 양아치 녀석에게 술, 담배를 배웠더군요.
군 입대 전 까지는 나이트클럽에서 살다시피 하였고..
장가들고 철이 들었나 싶었는데.. 공장장이라는 놈이 월급만 타면 삼사일 결근은 기본이고..
사업을 하면서 제수씨에게 공장을 맡기고 낚시와 사냥만 다니고..
지켜볼 수만 없어서 만나기만 하면, 제가 엄청 잔소리하고 싸운 기억만 남았습니다.
그러다가 큰 사고가 나서 입원을 했을 때에는..
저는 퇴근 후 그 친구 공장에서 밤을 새우고 출근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10 일??)
퇴원 후 마음을 다잡고 사업에 몰두를 하더니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싸우기도 엄청 싸웠지만, 그다음 모임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웃고 떠들고~
그 친구 부부에게 IMF 시절.. 친형제도 나 몰라라 하던 어려운 시기에 큰 도움도 받았습니다.
지금은 서로가 눈빛만 봐도 컨디션이나 요 근래 근황을 서로가 알 정도입니다.
그 친구의 고민 같지도 않은 고민은 골프 동우회에서 유독 자신만 초라하게 여겨진다는 겁니다.
제가 봐도 부족하다고 꼬집을 게 없는 친구인데 탈퇴를 고민하더군요.
하도 어이가 없어서 뒤통수 한 대 때려 주고 싶었습니다.
큰 규모의 사업은 아니지만, 탄탄한 사업체와 두 아들 모두 착하고 성실합니다.
거실에서 친구와 한잔을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골프 모임은 친목과 더불어 건강을 위한 모임이니 회원들과 너 자신을 그들과 비교할 이유가 없다.
물론 모임에서 자연스럽게 비교도 하게 되고, 또 잘 나가는 사람을 보면 부러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부러움이 잦을수록 너 자신을 낮게 바라보게 되니 비교는 하지 말어라.
어차피 사업 확장을 위하여 참가한 모임이니 친목도 잘 다지고..
회원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그들의 장점을 배우는 기회로 삼아라.
비교를 줄이고 초점을 너 스스로에게 맞춰라.
지금 자네가 가장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은 건강이고, 부정적인 비교를 버리는 마음가짐이다.
친구의 마음은 이해를 하지만 왠지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좋게 생각을 하면 아직도 그 누군가와 비교를 하면서..
아들에게 물려줄 사업을 더 크게 확장을 하려는 의지는 인정을 해 주고 싶습니다.
이제는 저와 그 친구도 제법 나이가 들었습니다.
정말 시간은 빠르게 흘러서 제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유년 시절 친구들을 만나면 이상하게 제 나이를 잊곤 합니다.
마지막으로 해 준 말은.."인마! 우리 친구들 중 자네가 제일 잘 나가잖아~자식아! ~^.^"
친구 녀석 하는 말이.." 너는 어쩜 말은 그럴듯하게 잘하냐?"
아까 참았던 뒤통수 한 대를 소리가 크게 한대 선물을 해 주었습니다.
저도 이제는 업을 접은 지 약 2년이 돼갑니다...
떠올리기도 싫은 시절이지만, 그래도 자긍심마저 버리진 않았습니다.
제 텃밭 배추가 이장님 배추보다 부실하면, 일 좀 도와 드리고 얻어다가 김장을 하면 그만이고..
유별나신 한 어르신이 타지인이라고 무시를 하면, 삼겹살 구워서 약주 한잔 대접하고..
30,40대 같으면 뚫고 갈 길을 이제는 돌아서 갑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예전보다 넓어져서..
현명하게 돌아가는 길이 보여서 그런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친구야!
세상을 넓게 바라보았음 하네..
큰 사고를 겪고도 어려운 환경에서 꿋꿋하게 자리를 잡은 자네가 자랑스럽네..
부모님 떠나실 때까지 잘 모신 효자였고, 지금도 넉살 좋게 제수씨에게 재롱을 떠는 자네가 부럽다네..
온갖 시련(화제 2번...) 에도 열심히 노력도 했으니 앞으로도 잘 살 거야~
이제는 모임에 나가면 늘 어깨를 당당하게 펴고, 그 큰 키로 세상을 당당하게 바라보았음 하네..
그리고 쨔샤~~
이 형님도 잘 챙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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