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오른쪽 어깨가 너무 아파서 병원에 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치료에 도움을 주었던 간호사 후배분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가끔 카톡으로 안부를 주고받았지만.. 웬일이지??
내용은 딸들하고 대둔산을 가려고 하는데 산행 안내를 부탁을 합니다.
한동안 망설였습니다.. 치료 후 감사 표시를 했지만, 여자 후배분이라서..
"부담이 되시면 편하게 거절하셔도 된다"는 말에 덜컹 동행을 약속했습니다.
안 그래도 대둔산행을 하려고 몇 번 계획을 세웠는데..
먹거리 마실거리 다 챙겨 온다는 말에 저는 달랑 카메라만 챙겼습니다.
6 년 만에 온 대둔산.. 속으로 걱정이 됩니다.
대둔산은 초입부터 가파른 오름길로 결코 만만한 산행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에휴~ 후배님의 따님들 애교가 담긴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어서 케이블카를 탔습니다~^.^
슝~ 하고 오르니 산행 재미는 없지만, 대둔산 전체 풍경을 즐길 순 있더군요.
케이블카에서 내린 후 또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살 뺀 다고 산행을 하려는 후배 따님들의 마음은 기특 하지만..
결론은 산행을 같이 하기는 힘들 것 같더군요~^^
출렁거리는 다리도 아찔하지만 거센 바람으로 더 아찔했습니다.
막내 따님은 기다리기로 하고...^^
공포의 삼선계단이 보입니다.
아찔하지만 계단 기둥을 꽉 붙잡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계단 녹슨 볼트를 보고는 잠시도 쉬지 않고 올라갑니다~~
정상에서 물만 마시고 하산을 했습니다(정상 사진은 온통 인증 사진으로 생략)
하산 후 근처 상가도 구경을 하고..
운전을 안 하니 너무너무 좋더군요... 술 도 마음 편하게 한 잔 할 수 있고 ~~~ ^.^
산나물 비빔밥에 따라 나 온 된장찌개가 맛나서 된장을 소량 구입했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한동안 귀가 먹먹했습니다.
"엄마! 나 삼선계단에서 찔끔했어~~ㅎㅎ"..
후배님과 따님 두 분은 마치 서로가 오랜 친구처럼 웃고 떠드는데 저도 웃다가 입이 얼얼할 정도였습니다.
비록 케이블카를 타고 싱거운 산행을 했지만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집 도착 후 저녁 식사 시간이기도 하고 그냥 보내기가 거시기해서 민들레와 머윗잎쌈을 대접했습니다.
후배님과 따님들 배웅을 하고..
웃음소리가 걷힌 텅 빈 거실에서.. 막걸리를 과음을 했습니다.
찾아와 줘서 고맙기도 했지만, 왠지 텅 빈 거실 적막감이 새삼스럽게 느껴져서..
막내 따님이 한 말 때문에 더더욱...
"아저씨.. 울 엄마가 아저씨 칭찬을 너무 많이 하던데요.. 울 엄마가 좋아하나~~~ 헤헤"..
....
이 나이에(창파 형님 죄송합니다~~) 제 자신의 삶에 반듯한 잣대를 내세우고 싶지는 않습니다.
무거운 질문에 무거운 답을 애써서 구 할 필요가 있을까요?
어차피 세상은.. 삶은 무상이란 생각이 듭니다.
내 영혼이 쉴 만한 그늘이 있다면, 이제는 가식은 접어두고 그늘에서 잠깐이라도 쉬고 싶어집니다.
요즘 들어 자주 느끼는 것은 "인간관계란 결국은 소통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소통이라는 마음의 문을 닫고 사는 요즘의 제 삶은 마치 수도승 처럼 세상과 단절을 하고 사는 듯합니다.
제 주변분들 존재에 대한 감사함도 모르면서..
이제는 슬슬 세상 친절에 대하여 반응도 하고 더불어 소통을 하고 싶습니다.
뭐.. 그렇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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